[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지방선거가 끝나고 한 달이 넘었다. 정의당 소속 출마자들 중 당선된 사람은 딱 8명이다. 정의당은 폭삭 주저앉았다. 폭망했다. 수습하기 위한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섰는데 온오프라인으로 정의당의 향후 진로에 대한 토론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야말로 백가쟁명이다.
나경채 전 정의당 공동대표는 정의당에 대해 “뿌리를 구성하는 서사가 없다. 스토리가 없는 정당”이라고 자성했다.
지난 6월23일 19시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모 북카페에서 정의당 성북구위원회(서울)가 주최한 집담회(정의당 지방선거 참패의 진단과 모색을 위한 집담회)가 열렸다.
나 전 대표는 이 자리에 발제자로 참석해서 “어쨋든 큰 선거에 참패를 한 것은 사실이다”며 “이후에 정의당에게 미래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진지하게 탐구하기 위한 시간인 것 같다”고 포문을 열었다.
무엇이 중요할까?
나 전 대표은 “역사적 뿌리, 철학적 뿌리가 튼튼해야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 때 다시 한번 흔들리거나 또 좌충우돌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정치 조직,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집담회의 핵심 내용이다. 정당은 정당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민주당은 민주당만의 스토리가 있다. 바로 ‘민주화’다. 민주당의 강령은 ‘민주주의’라는 말로 범벅이 되어 있다. 이들은 독재 시대에 한국의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 스토리인가? 내가 아는 어떤 어르신도 이 민주당에 속해 있다는 것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 이 민주화 서사, 스토리야말로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이름 탓일까? ‘민주화’라고 하면 민주당부터 떠올리는게 일반적 인식이다. 실제로 민주화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민주당에 많이 포진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5년을 거치면서 전혀 진보적이지 않게 됐지만 여전히 ‘범 진보진영’으로 속해 있는 것처럼 프레이밍된 측면이 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로 국민의힘도 희화화하거나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 이들에게도 서사가 있다. 그것은 바로 ‘산업화’다. 국민의힘 강령에는 ‘산업화’로 도배가 되어 있다. 이는 정말 엄청난 서사다. 한국전쟁을 치르고 아무것도 없는 폐허에서 공장을 세우고 새마을 운동을 하여 경제를 살리고 삶을 나아지게 해왔다는 자부심, 이게 크다.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 이야기를 하면 이들은 그런 오류가 있지만 그래도 크게 보면 밥 굶지 않게 해주지 않았는가?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정말 탄탄한 양대 서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의당에는 이런 분명하고도 탄탄한 서사가 부족하다. 집담회에 참석한 어떤 당원은 ‘노동’이라고 말했지만 나 전 대표는 “아직 튼튼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정의당 하면 ‘노동자 서사’ 이렇게 바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게 만들었어야 했지만 부족했다. 국민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정의당만의 이야기가 없다. 민주당 하면 1초만에 ‘민주화’가 나오지 않는가? 하지만 정의당은?
노동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진보정당 중에 노동당이 있다. 그리고 정의당이란 당명이 과거 전두환의 민주정의당 사례가 있듯이 도무지 “무엇이 정의인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결국 노동이든 여성이든 장애인이든 녹색이든 여타 진보정당들에 비해 정의당의 서사는 확실하지 않다. 서사의 모호함이 정의당의 존재감을 옅어지게 한 것이라고 나 전 대표는 지적하고 있다. 나 전 대표는 “망하는 사람들은 전진하면 안 된다”며 “지금은 걸음을 멈추고 조망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높은 산에 올라가면 풍경이 한 눈에 보인다. 지금 우리의 상황을 보려면 약간 떨어져서 볼 필요가 있다. 대화도 중요하다. 무슨 토론한다거나 논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수다를 떤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럴수록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나 전 대표는 철학자 데카르트가 집필한 저서 <제일 철학에 관한 성찰>에 쓰여진 구절을 인용하며 성찰의 중요성을 다시금 역설했다.
내가 언젠가 학문에 확고부동한 무언가를 세우고자 열망한다면 사는 동안 한 번은 뿌리째 뒤집어 최초의 토대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리라.
이 구절을 인용한 이유가 있다. ‘초심 찾기’라는 말과 비슷할 수도 있는데 일단 정의당이 탄생한 토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보자는 것에 의의가 있다. 나 전 대표는 정의당의 탄생 배경이 운동권의 기원과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5.18 민주화운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여러모로 충격을 줬다. 국가가 나서서 도시를 고립시키고 시민을 학살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어떻게 하면 이 야만적인 독재를 끝낼 수 있을까? 물러나라고 주장하니 군대로 짓밟는다. 여기서 우리는 과거와 달리 뭘 해야 할까? 이런 생각에 다다르니 독재 정권을 쉽게 보면 안 될 것 같았다. 뭔가 조직이 필요했다. 그래서 저마다의 조직을 만들거나 조직에 가입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자본주의에 대한 숙의와 미국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미국은 민주주의의 수호자라고 굳게 믿었었지만 5.18 당시 학살을 묵인했다는 점에서 미국이라고 하는 제국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다. 80년부터 87년까지 7년간 CA, PD, NL 등 다양한 그룹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87년에 다같이 항쟁에 참여했다. 그리고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는 6.29 선언을 하여 제도적 민주화를 약속했다. 이후 김영삼, 김대중 등의 재야 인사와 역사적 타협을 한다. 바로 이 순간에 정의당이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나 전 대표는 1987년 6.29 대타협에서는 노동자, 농민, 가난한 사람들 등 비기득권 주체들이 모조리 빠져있었다고 환기했다. 이들은 새로 출범한 6공화국의 헌법에서 철저히 소외되었으며 협상의 주체가 되지 못 했다.
제6공화국 헌법의 초안자들은 군부독재 주역들과 김대중, 김영삼 그리고 그들이 만든 정당의 후신 조직들이다. 이 체제를 함께 설계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진보 정치는 탄생했다. 80년 5월 항쟁을 계기로 해서 87년 역사적 대타협에서 쫓겨났던 사람들, 그 초안자들, 관리자들과 계속해서 싸워야겠다는 정신 그게 진보 정치를 만들었다. (6공화국 헌법의) 초안자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던 노동운동 세력과 저항하는 사회운동 세력들이 진보 정치를 탄생시킨 프로메테우스다.
결국 작금의 실패는 ‘탄생에 대한 배반’ 때문이라는 게 나 전 대표의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나 전 대표는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라고 불릴 정도로 거대 보수우파 정당에 대항하기 위해 자꾸 민주당과 손을 잡는 모양새를 보인 것, 두 말하면 입 아픈 ‘검수완박 표결 사태’, 기타 지지자들을 실망시켰던 모습들, 이것들이 모두 탄생에 대한 배반이었다.
나 전 대표가 말하는 ‘7공화국 건설’은 이런 거다.
제7공화국이라는 단어가 내 가슴을 뛰게 한다. 87년에 만든 이 체제가 단 한 번이라도 가난한 국민들의 편에서 정치를 했던 적이 있는가? 노동자 편에 서서 정치를 했었던 적이 있는가? 6공화국은 우리가 초대받은 테이블에서 만든 체제가 아니다. 그러니 그 불만의 에너지를 이제 7공화국을 만드는데 쏟아부어야 한다. 일곱 번째 헌번에서는 모든 노동자 이름을 열거할 것이다. 그리고 완벽하게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할 것이다. 이 제7공화국은 故 노회찬 전 대표의 대선 후보 캐치프레이즈였다. 정의당은 제헌절 날짜를 바꾸는 게 목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7공화국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나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당체제를 또 다시 언급하며 서두에서 역설했던 서사의 중요성, 정당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중요성을 상기했다. 그 이후로 질의응답이 진행됐는데 첫 질문으로 “민주노동당 시절만 해도 정책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 정의당은 정책이 실종된 것 같다.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가?”라는 화두가 던져졌다.
이에 나 전 대표는 “민노당은 정책정당이었다. 보조금과 후원금의 상당 부분을 정책 개발에 힘썼다. 그만큼 정책 위원들도 지금보다 4~5배 많았다. 그러나 지금 정의당의 정책 간부들이 중앙당 기준으로 20명이 채 안 된다. 정책 역량이 인력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 심상정 후보의 주요 공약이었던 ‘주 4일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했다.
여러 가지 정책을 우리가 풀었다. 언론과 SNS에 풀었는데 주 4일제에 호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트위터에서 인기가 많아 대표 정책으로 삼게 되었다. 바꿔 말하면 전략적인 판단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 플랫폼 노동자들, 단기 알바, 청년 노동자들은 주 4일제와 아무 상관이 없다. 주 4일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같은) 노동자들이다. 목소리 없는 자들을 대변하겠다. 6411 정신이다. 이야기를 하면서 왜 소외받는 노동, 노동자들의 한 가운데로 들어가서 구호나 정책을 만들지 못 했나? 이건 정책의 문제라기 보다는 이 정책을 정치로 다루는 문제 아니었는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나 전 대표는 또 다른 대선 공약이었던 ‘청년 기초자산제’를 언급했다. 내용을 보면 ‘만 20세 청년에게 기초자산 3000만원을 지급하고, 만 21~29세 청년에게도 만 30세가 될 때까지 매년 300만원씩 기초자산을 지급하는 것이다. 재원은 상속증여세(연 13조원)와 종합부동산세(연 6조원)로 마련할 계획이었다. 당시 심상정 후보는 보육기관에서 퇴소한 청년들에게도 사회 디딤돌 자금 3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한 바 있다.
(청년 기초자산제는) 뛰어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뭐 때문에 만들었는가? 기본소득 때문에 만들었다. 이재명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그것보다 조금 국민들의 호응도 받을 수 있고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초자산제라고 하는 걸 만들었고, 잘 갈고 닦은 정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잘 활용이 되지 못 했다.
다음 질문은, 정의당이 원자화된 플랫폼 노동자들의 결집을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에 나 전 대표는 ‘노동조합’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진보정당이 원자화된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당이 만들어야 되는 새로운 나라에서는 노동자들의 사회적 발언이 훨씬 더 높아져야 한다. 발언권이 더 높아져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중요하다. 노동조합으로 단결할 수 있는 여지를 진보 정치가 확보해줘야 한다. 최근 10년 사이에 새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기간제 노동자와 알바를 비롯한 불안정한 노동자들 즉 대부분 비정규직들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렇게 불안정 노동자들에 심혈을 기울이는 정당은 없다고 생각한다. 플랫폼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노동 형태를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라이더유니온 등이 있지만 민주노총에는 가입되어 있지 않는데) 진보 정치가 아예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노조 설립의) 모델 구축이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이랜드 노조, 홈플러스 노조 조직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이 개입했었다. 또한 진보정당이 직접 노조 조직화에 나선 적도 있다. 가장 최근에 택배 노조는 진보당의 개입으로 만들어졌다. 필요하다면 정의당도 플랫폼 노조 조직화에 1년 혹은 2년 사업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정의당은 먹고 사는 민생 문제와 관련해서 그 어떤 정당들보다 비전을 많이 제시했고 의정활동과 사회운동의 현장에서 열심히 움직였다. 그러나 “정의당은 먹고 사는 문제에 소흘한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다. PC주의적인 옳음의 정책과 인권 관련 사안들이 민생 문제와 동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마치 양자택일의 측면에서 전자에만 올인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는 차원이었다. 그런 괴리감이 있다. 나 전 대표는 이런 지점에 대해서 정의당이 억울해 할 게 아니라 그런 괴리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지적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지난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이 뭐였는지 생각나는가? 기억도 안 날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의당도 없다. 우리는 민주당 2중대였으니까. 문재인 정권의 대표적인 민생 정책 역시 생각이 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적폐청산 하고 검수완박 하고 검찰개혁 하고 정치 제도 건들다가 끝났다. 민생은 뒷전이었다. 나는 정의당 또한 그런 면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가 있다.
일반 시민들이 알아봐주지 않아서 억울해 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만 사고하게 되면 홍보 강화로 귀결될 수 있는데 홍보 이전에 더 근본적인 과제가 있다. 현재 대다수 시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금 코로나 때문에 시작된 측면도 있고 코로나가 끄트머리에 오면서 엔데믹 시대가 오면서 분명해진 측면이 있는데 러시아 전쟁 이후에 유가가 상승했다. 그리고 여러 이유들로 물가가 오르고 있고 금리가 인상되고 빅스텝이니 뭐니 자이언트스텝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면 이런 국면에 빚 있는 사람들은 큰일난다. 이자를 많이 내야 한다는 거니까. (전세계적으로)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돈을 많이 풀었다. 외국은 주머니에 꽂아줬다. 우리는 꽂아준 돈도 있지만 빌려줬다. 비율적으로 외국보다 빌려준 돈이 우리나라가 훨씬 많다. 빌려준 건 이자를 감당해야 한다는 거다. 그동안 정부가 대출 지원을 해줘서 비용을 감당했는데 갑자기 사장이 바뀌니까 금리를 올린다. 이건 돈을 빌린 입장에서는 사기꾼이다. 지금 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이 신음하고 있는 이 국면에서 정의당은 무슨 해법을 제출한 바 있는가?
나 전 대표는 “(정의당이 부채 이자와 관련해서 해결책을 제시) 했는데 사람들이 기억 못 하는 건가? 아니다. 한 적이 없다”면서 홍보 역량 강화로만 귀결되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정말 뭔가 잘 준비되어 있고 갖춰져 있고 열심히 했는데 사람들이 알아봐주지 못 한다라고 하는 이런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류호정 의원을 강조하는 것처럼 홍보를 잘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 못 하겠다.
사실 우리나라는 정부를 불문하고 서민들의 주거권 문제를 “싼 이자로 빚내서 해결하라”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그래서 아무리 국제 정세로 인해 고금리로 가야 한다고 하더라도 대출 빚이 많은 서민들이 피해를 독박쓰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코로나 부채를 감당해야 하는 서민들 정부 믿고 빚 내서 집 산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가계 부채 때문에 오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세계적으로 금리가 오르는데 우리도 올려야 한다고 한다면 올리더라도 준비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필요에 의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더라도 왜 서민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가? 그래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그게 뭔가? 부채탕감 조정이다. 깎아줘야 한다. 부채탕감 운동이라든지 부채탕감을 의도하는 정책이나 제안 등 이런 걸 정의당이 나서서 해야 한다.
나 전 대표는 실제로 이런 취지에서 청년정의당 강민진 전 대표에게 “청년 개인 파산 정책소”를 제안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지금 강민진 대표가 문제가 돼서 복잡한데 이 상황이 되기 전 작년에 강민진 대표한테 제안한 게 있다. 올해 1월1일부터 청년들의 학자금 채무가 원래는 파산이 안 됐는데 이제는 개인 파산이 된다. 이게 큰 논쟁 속에서 제도가 바뀐 게 아니라 조용히 쓱 바뀌었다. 그래서 학자금 부채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전국의 청년 개인 파산 정책소를 열어야 한다. 부채 문제가 민생 문제가 아니면 뭔가? 이런 걸 해야 한다. 강민진 대표가 언론을 통해서 개인의 정책을 밀지 말고 전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걸 해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거였다. 정의당이 조직 차원에서 부채 탕감 조정이라든지 이런 걸 검토해보면 좋겠다.
이번 집담회 이벤트를 기획한 여미애 성북구위원장은 “7공화국을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갔을 때 당이 주류가 되지 못 하는 고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스러운 지점을 이야기했다. 엄청난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게 나 전 대표의 해법이다.
연설만 멋지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정의당의 정치적인 미래 비전으로 만들어보고자 한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7공화국표, 헌법 초안, 케치프레이즈, 이외에도 생소한 7공화국에 대해 강연도 다녀야 한다.
집담회 말미에 나 전 대표는 거듭해서 “우선 지금은 조망해야 할 때”라면서 약자를 위한 계급정당으로서 당의 서사를 확립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정당을 분류해보면 계급정당, 플랫폼 정당, 네트워크 정당, 포괄 정당 등이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포괄 정당이다. 그러나 지금 이 두 당은 계급정당으로 회귀하고 있다. 두 정당 모두 부자 계급을 위한 의미에서 계급 정당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정의당은 거기에 대항해서 노동자와 서민 계층을 정확히 타겟팅하는 계급정당으로서 정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