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건강검진’ 어디서 받아야 하나?

  • 등록 2025.04.02 03: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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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웅의 정책 스토어] 4번째 칼럼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진웅 성동구의회 정책지원관]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것처럼 전국민이 건강권을 충분히 누려야 한다. 이는 당연히 장애인에게도 해당되어야 하는데 국가의 제도와 정책, 보건의료 인프라가 장애인의 건강권을 충분히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관련 법률(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 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2조 1항에 보면 “장애인은 최적의 건강관리와 보호를 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2조 2항과 3항에는 “장애인은 장애를 이유로 건강관리 및 보건의료에 있어 차별받지 않아야 하고 비장애인과 동등한 의료 접근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돼 있다.

 

 

이 법률은 2017년에 제정되어 8년째 시행 중이지만 현실은 그에 미치지 못 하고 있다. 2024년 장애 통계 연보에 따르면 장애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87.7%에 달한다. 장애인 10명 중 9명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다. 유형별로는 고혈압(51.8%), 관절염(40.4%), 신경계 질환(39.3%), 당뇨(32.78%), 심장질환(19.5%) 등이다. 반면에 전체 국민의 고혈압, 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 유병률은 18%로 10명 중 2명꼴이다.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만성질환 유병률 절반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을 만큼 건강하게 살고 있는 편이다. 물론 장애 특성상 신체활동에 지장이 있거나 타고난 질환으로 인해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건강 상태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인정한다. 하지만 최소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동등한 여건에서 질병 조기 발견,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건강검진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2025년 3월 기준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홈페이지에 있는 장애인 건강검진기관 현황을 살펴봤다. 17개 광역단체 중 장애인 건강검진 의료기관이 없는 지역은 대구, 광주, 울산, 세종, 강원, 충남, 전북, 전남 등 8곳이나 된다. 대한민국 전체 장애인 264만여명 중 76만여명 30%에 달하는 장애인은 거주 지역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 의학은 예방 의학을 지향한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각종 암 진단, 콜레스테롤, 고지혈증, 당뇨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보건 정책의 지향점도 질병을 사전에 예방해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도, 보건 재정 지출의 건전성까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장애인 건강검진 인프라는 분명히 개선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사실 보건 의료 제도에서부터 차별을 조장하는 형국이다.

 

건강검진 수진율은 어떨까? 2022년 기준인데 일반 검진 수진율은 36.5%, 암 검진 수진율은 45.5%, 구강 검진은 17.9%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30%에 달하는 장애인이 지역에서 건강검진을 받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 같은데, 전체 인구의 건강검진 수진율은 72.6%다. 세부적으로 일반 검진, 암 검진, 구강 검진 비율은 확인하기 어려워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수치 자체가 이미 장애인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부정하긴 어렵다.

 

나아가 장애인 건강검진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지자체들의 관련 자치 조례 제정 실태는 어떨까? 일단 인천, 대전, 세종, 충남, 전남 등은 관련 조례조차 없었다. 물론 조례가 없더라도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지역별 특성과 장애 인구 현황을 반영해서 고유한 건강권 보장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조례의 유무가 중요하다.전남, 충남, 세종은 장애인 건강검진기관도 없고 조례도 없는 곳들이다. 조례는 있지만 건강검진기관을 운영하지 않는 지자체들도 있는데 이러한 한계를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래서 아래와 같이 3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을 17개 광역단체 모든 곳에 설치해야 한다. 없는 지역들에는 신속히 공공의료원과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급 의료기관들 중 적절한 곳을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장애인 건강검진 수진율을 실질적으로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홍보활동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시설 거주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연금 수급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수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자체들은 여성과 아동 장애인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광주에서만 조례를 통해 장애 아동 의료특화 지원 서비스를 담고 있다. 허나 최근 국회에서 장애 아동 재활기관을 지자체마다 설치할 수 있는 근거가 담긴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만큼, 장애인 중에서도 좀 더 취약한 대상자들에 대한 두터운 서비스를 지자체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진웅 pyeongbu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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