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당신에 대해 어느 정도 유추해볼게. 그거 알아? 사람은 말야, 은연 중에 자신이 내뱉는 말 한 마디, 무심코 쓰는 문장 하나, 단어 하나로 자기 자신에 대해 무수히 많은 정보를 드러내기 마련이거든. 작가가 쓰는 글 내용을 보고 이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도 그래서인 거고. 당신은 나름의 익명성을 빌려 스스로를 숨기려 했겠지만 내가 본 당신의 정보는 대략 이래. 당신의 성별은 여성이다, 또한 남친이 있으며 그 남친에게는 여사친이 있다. 또한 남친의 여사친은 당신과 연애를 한 이후에 생긴 친구일 거다. 내가 유추해낸 것이 맞다 해도 너무 놀라지 마. 성별이 다른 친구를 두고 “못생겨서 걱정없다”는 말을 하는 건 대부분 남성들이고, 무엇보다 당신은 끝 문장에 애인이 있는데도 남여사친을 만드는 사람을 콕 집어 이야기했지. 이걸로 당신과 당신 애인의 성별과 상황을 유추한 거니까. 저는 남여사친이 언제든 연인관계로 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남여사친에서 연인 관계로 발전된 사람들도 많을텐데 그걸 겪어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잘 이해할 거라고 생각되네요. 애인이 원하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사실 TV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고 직접 출연할 만큼 중대한 고민이 아닐지라도 누구나 크고 작은 고민을 갖고 살아간다. 보통 사람들은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속앓이를 하겠지만 나름 용기를 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기 스토리를 공유하기도 한다. 그런 스토리들을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진지하게 풀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를 기획하게 됐다. <편집자 주> 장거리 연애에 대해 말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장거리 연애에 대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요. 왜냐면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그 관계는 불안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연애하면 무슨 일이든 얘기하고, 서운하고 속상한 게 생기면 바로 얘기하는데, 이번 애인은 그러는 걸 싫어하더라고요. 대학교 선후배로 알던 사이인데, 그렇게 서운한 걸 얘기하면 너무 지쳐하고, 제가 서운한 걸 이해를 못 하겠다고. 그러면서 나중에는 매번 이렇게 서운한 거 얘기하면 나랑 연애 못 해먹겠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제가 사과하고 그때부터는 조심하고 있지만요. 그래서 문득 이 연애를 이어 나가는 게 맞나 생각이 들었어요. 좋아하고 사랑하는 건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청년정의당 김창인 대표는 거침없이 선명했다. 일찍이 서초동 집회에서 터져나온 “윤석열 퇴진” 구호가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퇴진이 추모”라는 구호로 발전했을 때 김 대표는 단호히 “퇴진은 추모가 아니”라고 비판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책임 여부 혹은 퇴진에 대한 동의 여부와는 별개의 이야기다. 적어도 지금 이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애도의 정치, 추모의 정치화는 퇴진 구호와 달라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국가 책임을 묻는 것이 정권에 대한 책임 요구로 축소되거나 수렴될 수 없다. 정권 교체만으로 새로운 국가를 만들 순 없기 때문이다. 지난 1월11일 13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 카페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애초부터 김 대표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가장 큰 이유는 “퇴진은 추모가 아니”라는 메시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기 위해서다. 물론 그 취지와 배경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글과 말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사회적 담론 형성을 정권 퇴진 구호가 전부 흡수해서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일반 국민의 관점과 친민주당계 지지 세력의 관점이 괴리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김덕령 장군을 알고 있는가? 짧게 설명하자면 임진왜란 당시 목숨을 걸고 왜군과 맞서 싸운 훌륭한 의병장이다. 그러나 1596년 벌어진 이몽학의 난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옥사하고 말았다. 김덕령 장군은 광주광역시 태생이며 홍의 장군 곽재우와 같이 인지도가 높은 대표적인 의병장이기 때문에 호남 일대에 유적들이 아주 잘 보존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김덕령 장군을 주제로 각종 행사들이 개최되기도 한다. 마침 현충일 타이밍에 이 기사를 출고하게 되어 기쁘다. 국난 시기에 스스로 총칼을 들고 왜적과 맞서 싸운 김덕령 장군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다. 김덕령 장군은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다. 향교에서 성리학을 공부하던 20대 학자였는데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그동안 전남 담양에서 모은 3000여명의 의병을 이끌고 참전했다. 역사학자들은 김덕령 장군에 대해 주요 전투들이 마무리되던 시점이라 큰 무공을 세우지 못 했을 뿐 타이밍만 맞았다면 엄청난 무신 장군으로 이름을 드높였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해군과 선조는 작지 않은 성과를 낸 김덕령 장군에게 '군호'를 부여했다. 김덕령 장군은 28살에 의병 총사령관이 됐다. 예고하자면 이번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지방선거가 끝나고 한 달이 넘었다. 정의당 소속 출마자들 중 당선된 사람은 딱 8명이다. 정의당은 폭삭 주저앉았다. 폭망했다. 수습하기 위한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섰는데 온오프라인으로 정의당의 향후 진로에 대한 토론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야말로 백가쟁명이다. 나경채 전 정의당 공동대표는 정의당에 대해 “뿌리를 구성하는 서사가 없다. 스토리가 없는 정당”이라고 자성했다. 지난 6월23일 19시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모 북카페에서 정의당 성북구위원회(서울)가 주최한 집담회(정의당 지방선거 참패의 진단과 모색을 위한 집담회)가 열렸다. 나 전 대표는 이 자리에 발제자로 참석해서 “어쨋든 큰 선거에 참패를 한 것은 사실이다”며 “이후에 정의당에게 미래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진지하게 탐구하기 위한 시간인 것 같다”고 포문을 열었다. 무엇이 중요할까? 나 전 대표은 “역사적 뿌리, 철학적 뿌리가 튼튼해야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 때 다시 한번 흔들리거나 또 좌충우돌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정치 조직,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집담회의 핵심 내용이다. 정당은 정당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넓은 객석에 수많은 애견인들이 앉아 있는데 하나같이 자기 반려견을 무릎에 놓고 특강을 듣고 있었다. 이런 광경을 유심히 보던 강형욱 훈련사는 너무 의존적으로 개를 키우는 한국의 문화를 지적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생활을 해본 분들도 있을 것이고 나중에 혹시나 여행을 가보면 알텐데 그 나라들에서 개를 싫어하겠는가? 반려견 문화가 400년이다. 우리 400년 전에 뭐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강아지와 같이 살고 강아지에 대한 법을 만든 게 400년으로 앞선 나라들이다. 보통 그런 나라들에서는 이런 데서 강아지를 저렇게 안고 있지 않는다. 왜냐면 더 강아지를 저렇게 옆에다 두고 엎드리도록 한다. 왜냐면 조금 더 진짜 내 새끼처럼 키우기 때문이다. 여러분들 12살 된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있을 건가? 그런 분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키우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무릎에서 키우고 우쭈쭈빠빠뽕뽕 키우면 강아지들이 굉장히 의존적인 강아지가 되고 보호자를 지키려고 하고 저렇게 짖는다. 강 훈련사는 12일 17시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황룡친수공원에서 열린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법> 특강의 연사로 초대됐다. 강 훈련사는 “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 41번째 사연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남동생과 그의 여친이 둘 다 재혼인데 여친에게 애가 있다? 하 이거 어려운 문제네. 요즘 세상에 둘 다 재혼인 건 문제가 아니지만 애가 있다는 건 또 다른 문제잖아. 솔직히 나는 당신을 비롯한 가족들 입장이 이해가 가. 내 자식 키우는 것도 어려운데 남의 자식 키우는 거 그거 정말 어려운 거거든. 요즘은 안 그러는데 옛날 어른들이 그랬지. 홀아비나 과부한테 딸린 자식은 혹이라고. 자식 달고 새장가 가거나 새로 시집가는 건 혹덩이 달고 들어가는 거라고. 나는 그 말에 찬성하지 않지만 그 말이 나온 이유는 이해하는 쪽이야. 하 누군가가 삶에 들어온다는 거 자체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니까 말이야. 재혼 가정에서 왜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이 생기는지 알아? 그 주된 원인은 하나야. 서로 이제껏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서로의 삶에 어떤 형태로든 개입하게 되었고. 그것이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서 어쩌면 평생에 걸쳐 이뤄지게 되었기 때문이지. 자식의 입장에서도 새엄마나 새아빠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내 삶에 들어온 낯선 아줌마, 아저씨고, 새엄마
[평범한미디어 윤동욱·박효영 기자] 안전 사고에서 범죄 사건으로 취재 분야를 넓히고 있는 평범한미디어의 레이더에 자동차 금품 절도범의 ‘준특수강도(특수강도의 준강도)’ 사건이 들어왔다. 말이 좀 복잡한데 차량 안에 있는 금품을 훔치려다 발각된 범죄자가 흉기를 휘둘러서 목격자를 위협한 뒤 도주한 사건이다. 44세 남성 A씨는 지난 1월13일 새벽 3시10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세단이나 SUV 차량 안에 있는 금품을 훔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야심한 새벽 시간대였지만 마침 베란다에 나와 있던 55세 남성 B씨는, 아무래도 A씨가 여러 차량들을 오가며 서성이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신고 접수를 완료한 뒤 범행 현장으로 직접 갔는데, 아마도 의협심이 생겨 현행범을 잡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이내 B씨와 맞닥뜨린 A씨는 흠칫 놀라며 도망갔고 쫓아오는 B씨를 위협하기 위해 갖고 있던 캠핑용 칼과 우산을 휘둘렀다. A씨는 도주에 성공하긴 했다. 그러나 뛰어봤자 벼룩이었다. A씨는 범행 현장에서 불과 500미터 떨어진 근처 상가에서 경찰(광주서부경찰서)에 붙잡혔다. 그런데 A씨는 이미 절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개월 반 전에 좋은 강연을 들었던 게 떠올랐다. 깜빡 잊고 기사로 전달하지 못 했는데 꼭 쓰고 싶었다. 프로레슬러이자 격투기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김남훈씨가 전설의 격투기 선수였던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의 싸움 전략을 통해 인사이트를 뽑아냈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평범한미디어 지면으로 소개하고 싶은데 너무 오래 지나서 망설여졌고 검색을 해보니 김씨는 10년 전부터 효도르 철학을 전파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접을까 고민을 했으나 이내 쓰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 10월20일 19시 광주 북구에 위치한 광주청년드림은행 공간에서 강연을 열고 “미국에 내리는 비가 뭘까? USB....ㅋ 가장 가난한 왕은? 최저임금...ㅋ”라고 아재 개그를 시전했다. 효도르에 대한 메시지를 모두 이야기하고 2부로 넘어가기 전 분위기 전환용으로 던진 농담이었는데 다들 능숙한 그의 강연 진행에 웃음을 보였다. 효도르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그야말로 ‘60억분의 1’의 사나이였다. 2010년 이후 조금씩 쇠락기를 맞이하긴 했으나 전적 40승 6패를 거뒀던 전무후무한 파이터였고 여전히 격투기업계에서는 현역이다. 김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말벌은 정말 무서운 곤충이다. 양봉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꿀벌과는 위험성의 측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크기도 엄청나다. 특히 장수말벌의 경우 “위이잉”하는 드론과 맞먹는 시끄러운 날개 소리가 공포심을 자극한다. 게다가 꿀벌은 침을 한 번 쏘면 그대로 죽지만 말벌은 여러 번 쏠 수 있다. 말벌 한 마리가 양봉장에 침입해 들어오면 꿀벌 집은 초토화가 되어버린다. 꿀벌 수 백마리가 에워쌓아서 말벌 한 마리를 겨우 죽일 수 있는 그런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말벌의 위력은 인간에게도 치명적이다. 실제로 말벌에 쏘여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말벌’ 비상이 걸렸다. 온 가족과 친지들이 코로나 시국 동안 하지 못 했던 벌초와 성묘를 하기 위해 산으로 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아침 9시12분경 전라남도 완도군 군외면 삼두리의 한 야산에서 벌초를 하던 50세 남성 A씨가 말벌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벌에 쏘인 A씨는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 이송됐지만 안타깝게도 불과 2시간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A씨 동생은 경찰 조사에서 “묘지 주변을 벌초하던 중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