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 2일 정의당 주도로 결성된 ‘반기득권 정치동맹’을 두고 비판과 옹호의 목소리가 다 나오고 있다. 특히 정의당 일부 당원들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한 기본소득당을 제외하고 팀서울(신지예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을 포함시켰어야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나아가 여러 후보들을 단일화시키거나 특정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처럼 공식 지지 후보를 여럿(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미래당 오태양 후보/진보당 송명숙 후보) 선정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김수민 평론가는 6일 오후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정의당은 하나마나 한 행동을 했다고 본다. 그니까 우리는 민주당을 안 찍는다고 선언을 한 것인데 이게 정의당이 민주노총도 아니고 다들 민주노총 따라하냐고 하더라”며 “어떻게 보면 민주노총보다 더 못 했다. 민주노총은 진보당 후보(송명숙) 1명만 지지 선언을 했다. 정의당은 갖고 있는 표도 얼마 안 되는데 근데 불러 모은 후보들이 몇 명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적으로 결단력이 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의당이 뭘 어떻게 하는 것이 옳으냐 이걸 떠나서 만약 지지 가능한 후보가 여럿이라면 그 후보들을 단일화시키려는 노력을 하든지 아니면 불러서 입장을 들어서 선정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러니까 이도 저도 아닌 일을 했다. 민주당에 힘 안 실어준다는 것은 명확하게 했는데 그러면 우리가 어디에다가 도와주겠다는 걸 명확히 해야 민주당에 대한 선긋기를 명확히 하는 것”이라며 “이래 저래 어중간하게 된 것이고 당내에 있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있을 것이다. 당원들 중에 박영선 후보를 찍을 사람도 있을 거니까. 여전히 결단력이 없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 대표는 4.7 보궐선거 정국으로 뜨겁던 지난 3월23일 당대표로 선출됐다. 선거에 임하는 당의 방침을 수립하기에는 촉박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김 평론가는 “여 대표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당 자체의 문제라고 본다. 외부 인사도 아니고 당내에서 정치를 하던 사람이 당권을 차지한 건데 대표된지 얼마 안 됐다고 해서 양해해줄 문제는 아니”라며 “대표 나름대로 결심(단일 후보 지지)을 하고 싶었다고 해도 당에서 잘 못 받쳐줬을 수도 있다. 아니면 본인도 결심을 잘 못 할 만큼 당내 사정이 어지러울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의당이 여전히 정리 안 된 부분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정의당의 적지 않은 지지자들이 윤석열(전 검찰총장)을 찍겠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경기도지사)과 윤석열 중 윤석열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며 “끝까지 계속 골치 아프게 됐다. 정의당 지지율이 늘 때나 줄 때나 친민주당 대 반민주당 성향의 구도가 변하지 않는다. 줄어도 양쪽이 같이 줄고 늘어도 양쪽이 같이 는다. 한쪽을 들어내면 속이 편하겠는데”라고 밝혔다.
실제 차기 대권 주자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정의당 지지자는 대략 13% 정도 윤석열 전 총장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4.7 보궐선거와 관련해서 다른 정치세력에 대한 김 평론가의 분석을 들을 수 있었는데 아래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단일화에서 패했는데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A: 안철수의 문제는 중도 확장성이 있다가도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있다. 국민의힘 계열 어느 정치인보다는 있는데 문제는 가다 보면 막히는 구간이 있다. 왜 그러냐면 저 사람은 뭐냐 도대체 이런 정서가 있다. 정치판에서 오래 버텨내고 있지만 쇠락해가는 캐릭터랄까? 처음 민주당 쪽에서 시작해서 친 국민의힘으로 갔다는 것에 대한 불신 같은 것? 야권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그럴 바에는 차라리 처음부터 정통 보수정당에 있는 사람이 더 낫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그래서 민주당 끄트머리에 가까스로 달려 있다가 이번에 국민의힘으로 옮겨온 사람들. 이 사람들이 안철수보다 오세훈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민주당도 싫고 국민의힘도 싫고 이렇게 사이 지대에서 겨우 고민을 한다.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옮겨붙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안철수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Q: 단일화 패배 이후의 안 대표의 행보는 어떻게 보는가?
A: 이번에는 워낙 명확하게 자기의 길을 밝혀왔다. 안철수는 지난 총선 때 이미 어차피 내봤자 별로 없었을 것 같아서 그랬겠지만 지역구에서 불출마시켜서 야권 후보에게 표를 모아달라고 했었다. 그니까 그런 스탭을 밟아왔었던 거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흔쾌한 그림이 됐던 것 같다. 단일화에서 지고 나서 홀가분해 보이는 것은 자기가 질 수도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것 같다. (그게 좀 안 대표가 정치적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가?) 이제 와서 성장하면 사실 좀 늦다. 그냥 단일화를 어차피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거면 사실 타격이 되는 것은 국민의힘과 합당 선언을 한 것이다. 왜냐면 합당을 하더라도 자기 몸값을 키워서 해야 하는데 지금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굳이 통합을 해야 하는지 안 해야 하는지 되게 서두를 이유가 없어졌다. 그럼 안철수가 이번에 여론조사를 보면 2~30대 지지율이 높았던 상황이었고 중도쪽에서도 지지가 높은 편인데 그 이미지를 유지하는 게 나았을텐데 그 이미지까지 무너졌던 것이 치명적이다.
Q: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민주당 우세가 오랫동안 유지됐는데 이번에는 반전될 거라고 보는가?
A: 아무래도 오세훈이 11년 전(2010년 지방선거 당시 한명숙 후보와 붙어서 신승) 강남에서 이겨서 뒤집었는데 그런 결과는 안 나올 거기 때문에 그러면 이제 2000년 총선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국민의힘 계열이 민주당한테 한 번도 서울에서 2008년 빼고 이긴 적이 없다. 총선, 지선, 대선까지 다 합쳐서 그게 국민의힘의 인재풀이 바닥난 것의 배경이다. 근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거라서 결국 내년 지방선거와 더 결정적으로는 2024년 총선 때 민주당의 서울 우세가 상당히 반전될 수 있는 그런 단초가 될 것이다.
Q: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번 4.7 보궐선거에서 모두 지는 결과로 나오면 대권 주자로서 상당히 타격이 클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나?
A: 이낙연은 이미 타격을 받았고 산소 마스크를 씌워서 대선 경선까지 갈 수는 있을 거다. 근데 이미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이낙연만 떨어진 게 아니라 이제 뜰 수 있는 민주당 주자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을 데려온다거나 이제부터라도 호남 출신 소장파인 박용진(민주당 재선 의원)을 띄운다거나 그 정도에서 해볼 수 있겠지만 결과는 거의 이재명으로 굳어졌다. (이 지사의 정치적 행보는) 사실 퀄리티가 좀 떨어진다. 나는 김세연 전 의원의 기본소득 모델(처음에 1인당 월 30만원 지급/그 다음 마이너스 소득세를 적용해 국민 누구나 1인당 중위소득 50% 보장/종국적으로 1인당 중위소득 50% 지급)이 훨씬 비전있다고 본다.
Q: 오세훈 후보가 예상외로 드라마를 썼다고들 하던데 어떻게 보는가?
A: 나경원과 오세훈 둘 다 비박(박근혜 전 대통령)이고 둘 다 찬탄(박 전 대통령 탄핵)이었다. 오세훈은 그때 의원도 아니었는데 나경원의 원내대표 행보(2019년)가 좀 잘못됐다. 차라리 그때 나경원이 원내대표 안 하고 개인적인 활동만 했으면 총선에서도 5선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과 세트로 묶여버렸다. 오세훈 같은 경우 처신을 잘 한 것이 2019년 3월 자유한국당 대표 경선에 나와서 2등을 했다.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압도적으로 표를 받아 1등을 했다. 황교안은 가만히 있어도 이긴다고 했고 김진태(전 미래통합당 재선 의원)는 극우로 가서 5.18 문제를 일으켰다. 오세훈이 가장 합리적인 보수인 것처럼 그 이미지를 주워먹었다. 그러고 나서 지난 총선에서 진 것도 이수진(민주당 초선 의원)이 나경원한테 진 것에 비해 오세훈이 고민정(민주당 초선 의원)한테 진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붙어서 진 것이기 때문에 타격이 나경원에 비해 크지 않았던 것이고. 워낙에 2011년부터 10년간 야인 생활을 해서 사람들이 특히 미워할 이유가 좀 많이 사그라들었다. 그런 상태에서 여론조사 룰이 민주당 지지층이라든지 이쪽까지 다 포괄하는 쪽으로 가는 바람에 그때 이미 경선 내의 승부는 끝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