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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하던 일 그대로 하고 싶습니다" 아시아 문화원 노조원들 절박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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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대우 받고 싶은 것이 아닌 그저 계속 일하고 싶을 뿐"
고용 승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묵묵부답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지난 2월 국회에서 개정된 아특법에는 일과 사람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원칙이 빠져있다.

우리가 투쟁하는 이유는 문화전당이나, 신설되는 재단이나 우리 노동자들이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아시아문화원노조의 입장이다.

 

지난 14일 16시에서 17시 경에 5.18민주 광장에서 아시아 문화원 노조원들이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아특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아시아문화원 노동자 250명이 대량해고 사태에 몰렸음에도 관련부처 중 유감을 표명하고 노조와 대화하는 이가 없는 현실에 통탄을 금치 못한 것이다.

 

 

 

 

평범한미디어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 이우제 부지부장을 만나 어떤 문제 때문에 노동자들이 결의대회를 하고 있는지 이유를 들어보았다.

 

이 부지부장에 따르면, 작년 시민 협의체를 통해서 관련 부처와 현재 인원 전체를 고용 승계 하고, 일원화된 문화원의 발전을 위해 예산과 인원을 보충하는 내용으로 협약을 했다.

 

문제는 “아특법 통과를 전제로 노조 측에서 많은 양보를 했지만, 법안 통과 과정에서

중요한 고용 관련 부칙이 삭제되어 버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부지부장은 원래는, “문화원에서 누가 전당에 가고 누가 재단을 가느냐, 라는 것만 논의하면 됐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아시아 문화원 직원들은 전당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막혔다”고 했다.

 

이 부지부장은 “아특법 자체가 일원화된 전당이 스스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유통시키는 이런 과정들을 다 가져가는 구조다”면서 “원래 전당은 콘텐츠를 기획, 또는 정부 지침에 따라서 이런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제안 정도를 하고 문화원은 그것을 받아서 거기에 맞는 콘텐츠들을 제작을 했었다”고 아특법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아특법을 문화원 입장에서 보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은 전당으로 가는데 사람은 못 간다는 이야기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 부지부장은 “두 번째 문제는 재단으로 아시아 문화원 직원들을 수용하겠다는 대책을 문체부에서  세웠지만, 과연 몇 명이나 수용할 수 있는가?”라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이 부지부장은 “원래 아특법은 정원 안에서 받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저희 250명이 전부 다 아시아 문화전당 재단으로 간다고 가정했을 때, 재단은 정원이 250명으로 설정되어야 하는데, 재단이 그 수준이 되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남는다”고 문제 제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인력 배분과 조직 배분에 대한 생각이 노조와 관련 부처가 서로 상이한 방식으로 가고 있다. 일단 우리 입장은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원화된 전당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 라는 문제점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지부장은 실질적으로 “서울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중앙박물관 재단을 보면 거기도 40명에서 60명 정도인데, 경제로 보거나 인구수로 보거나 서울에 비해 10분의 1수준의 광주에 250명짜리 재단이 들어와서 경영이나 운영이 될까?” 라는 의문점도 있다고 밝혔다.

 

이 부지부장은 이것을 “우리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문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급하니까 250명을 받는다 해도 그 이후에 계속 줄여 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다면 250명을 계속 축소 시킨다면, 사람은 줄어 가는데 업무는 그대로다. 그러면 재단이 설립되어도 직원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겠는가?“ 라는 문제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손동신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첫 단추와 마무리를 엉망으로 만든 이병훈 의원은 제일 먼저 이곳에 와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250명 아시아 문화원 노동자들 앞에서 사과했어야 한다”며 이병훈 의원에게 책임을 물었다.

 

또한 광주시의 책임도 지적하며 “개정안 발의 후 지난해 11월 지역사회와 체결한 협약서에 서명한 이용섭 광주시장은 아시아 문화원 노동자의 고용승계가 진정으로 중요한 문제라고 여긴다면 국회의원, 해당 부처의 역할이 크다는 핑계를 대며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월 31일 황희 문체부 장관이 아시아문화원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 ’노력하겠다‘라고 말만 반복하지 말고 이제는 구체적인 답변이 나와야 할 때다”라며 4월 30일 문체부 앞에서 대규모 투쟁과 함께 황희 장관 면담을 요구할 계획임을 밝혔다.

 

 

끝으로 “우리가 투쟁하는 이유는 공무원 신분으로 대접해 달라는 요구가 아닌 그저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아특법은 문화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아시아 문화와 자원의 상호 교류 및 연구ㆍ창조ㆍ활용을 통하여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광주광역시에 조성하여 민족문화와 세계문화를 발전시키고 국가균형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이 법은 2020년 8월 이병훈 더불어 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동구남구을)이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후 2021년 2월 26일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이 개정안은 아시아 문화원을 해체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가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편입하는 것을 요지로 했다.

 

문제는 이 법안이 가결되면서 아시아 문화원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아시아 문화원 노동자의 완전 고용 승계를 약속하는 내용을 법안 부칙 제3조에 추가했지만, 법사위에서 이 부칙은 공무원 선발 규정인 국가공무원법과 상충 될 수 있고 특혜 의혹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했고, 그로 인해 결국 삭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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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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