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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택시기사 스마트폰으로 폭행한 승객... 피해자 측 억울함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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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차현송 기자] 지난달 23일, 청각장애인 50대 택시기사가 여성 승객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이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은 지난달 31일 유튜브 ‘한문철TV'에서 공개되었다.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 아버지의 입술이 찢어지고 치아가 흔들리는데도 가해자인 승객은 사과는 커녕 연락도 없습니다. 너무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다.

 

 

택시기사 A씨는 선천적 청각장애인으로, 지난 30년간 건설현장에서 일하다가 최근 6개월간 ‘고요한 택시’에서 계약직 택시기사로 근무했다. A씨는 지난 23일 오전 7시경에 군자역을 목적지로 설정한 호출을 받고 광진구 자양동에서 여성 승객 B씨를 태웠다.

 

그런데 B씨가 도중에 목적지를 바꾸었다. B씨는 A씨에게 구의역으로 가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B씨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원래 목적지인 군자역으로 향했다. 그러자 B씨는 A씨의 어깨를 툭툭 치며 “여기로 가면 안 된다. 다시 돌아가달라”고 말했다. A씨가 이를 듣지 못하자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툭툭 치며 “강변역으로 가달라. 잘못 탄 건 요금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

 

B씨와 소통이 되지 않은 A씨가 운행을 계속하자 B씨는 A씨에게 문을 열라고 소리쳤다. A씨가 손짓으로 응답했지만 B씨는 스마트폰으로 A씨의 얼굴과 어깨를 강하게 내리쳤다. A씨는 또 다시 반대편으로 내려야 한다고 손짓했으나 B씨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택시에서 하차했다.

 

A씨 측은 B씨가 스마트폰으로 폭행해 입술이 찢어지고 치아가 너무 많이 흔들려 발치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얼굴을 마주한 뒤에 전치 4주 진단이 나올 정도로 얼굴을 가격한 상황이라 고의적으로 상해를 입히기 위해 폭행을 가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을 제보한 A씨의 자녀 C씨는 “아버지가 처음 받은 콜 목적지는 자양동이었다. 승객의 구의역에 데려다달라고 했지만 들리지 않으니 처음 목적지로 향했다.”고 말했다. 또 “승객이 이리로 가면 안 되고 뒤로 돌아가 달라고 하기에 ‘네비게이션 보고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 뒤로 가면 목적지가 아니다.’라고 표현했지만 승객은 구의역으로 가달라고 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가해자가 이미 도망쳐 신원파악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측은 가해자가 누군지 금방 특정할 수 있었는데, B씨가 사건 다음날부터 A씨에 대한 악성 민원을 지속적으로 넣었기 때문이다. 택시 업체는 B씨에게 연락해 A씨가 다쳤다는 사실을 전했으나 B씨는 “근데요, 알아서 하세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약 일 년 전인 지난 2020년 12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대전에서 청각·언어장애 1급인 D씨가 운행하는 택시에 20대 승객 E씨가 탑승했다. D씨는 E씨에게 번역 어플을 사용해 자신이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E씨는 갑자기 차 안에서 난동을 피우고 D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E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 받았다.

 

 

 

또 지난해 4월에도 지체 장애인 택시기사가 유턴이 불가능한 올림픽대로에서 승객에게 유턴 요구를 받고 이를 거부하자 폭행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택시기사가 자신이 장애인이라고 밝혔음에도 폭행은 계속됐다.

 

승객이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상대가 장애인일 경우 자신보다 얕잡아 보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사건이 더욱 빈번하다. 하지만 장애인을 폭행하는 경우에는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은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상황을 파악하고 자신의 몸을 지킬 능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점을 오히려 파고들고 악용해 장애인을 폭행하는 것은 그야말로 비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번 사건의 경우, A씨가 운행 중인 택시에는 수어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승객이 탑승했을 경우 내부에서는 청각장애인이 운영하는 택시라고 지속적인 안내방송이 나온다. 때문에 A씨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B씨가 몰랐을 리 없고, 장애인임을 알고 고의적으로 폭행했다는 것이 A씨 측의 주장이다.

 

유튜브 ‘한문철 TV’에 올라온 영상에는 1월 1일 14시 30분 기준 조회수 7만 6천 회를 넘겼고 약 1천 3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몰상식하다는 것을 저렇게 어필하다니 대단하신 분이다.”, “저 여자는 응당한 처벌을 꼭 받았으면 좋겠다”와 같이 B씨를 비판하는 댓글도 많았고 “아버님과 가족들 마음이 어떨지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난다.”, “너무 안타깝네요. 말씀도 못하시고 얼마나 답답하고 억울하고 아팠을까요.”와 같이 A씨가 처한 상황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한편, A씨의 자녀 C씨는 “아버지는 폭행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좁은 차 안에서 불쌍하게 맞기만 했다.”며 “왜 가해자는 연락도 사과도 없이 발 뻗고 편하게 지내고 피해자는 고통 속에 떨어야하는지 너무나 억울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반성 없는 가해자를 엄벌하고 싶고, 절대로 합의는 안 해 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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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송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의 차현송 기자입니다. 언제나 약자들이 살기 힘든 세상임을 인지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한 자, 한 자 허투루 쓰지 않고 마침표 하나까지도 진심과 최선을 다해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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