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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딸 목숨 앗아간 ‘전기온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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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할머니가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한 손녀는 어떻게든 구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감전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섣불리 나섰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지난 20일 20시반 경북 포항시의 한 주택에서 59세 할머니 A씨가 반려견을 욕실로 데려가 목욕시키다 감전을 당했다. A씨는 전기온수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A씨가 순간적으로 비명을 지르고 그대로 쓰러졌는데 이를 듣고 욕실로 달려간 11세 손녀 B양은 침착하게 대응할 틈도 없이 바로 할머니의 손에 쥐어져있던 샤워기부터 분리시키려고 들어갔다. 그러나 이미 욕실 전체에 전류가 흐르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고 B양마저 감전을 당했다. 뒤늦게 다른 가족이 와서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이송시켰지만 끝내 B양은 숨지고 말았다. A씨는 입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걸로 알려졌다.

 

 

포항경찰서 수사관들은 욕실 전체에 전기가 흐르고 있었다는 점과 B양의 손에 탄 자국이 발견된 점 등을 발견했다면서 감전사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다만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전기온수기 제조업체를 상대로도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물이 있는 곳에서 전자제품을 사용하다 감전 사고를 당하는 사례는 꽤 자주 발생하고 있다. 수영장 조명 감전 사례들이 있고, 요즘에는 욕실에서 반신욕을 하며 스마트폰 충전을 하다가 감전을 당하는 사례들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물과 전기는 상극이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본적인 안전팁으로는 △주거시설 누전차단기 작동 여부 정기적으로 점검 △젖은 손으로 전기용품이나 콘센트 만지지 않기 △웬만하면 욕실에 헤어드라이어를 두지 말기 △플러그를 뽑거나 낄 땐 전선이 아닌 본체 부위 잡기 등이 있다.

 

전기온수기로 인한 감전 유형은 3가지 정도인데 아래와 같다.

 

①평소에는 사용하지 않아서 전기 코드를 뽑아놨다가 물기 있는 손으로 낄 때

②부품이나 배선의 노화 또는 수분 부착 등으로 인해 절연이 어려워질 때

③물이 튀어 콘센트 부위에 묻어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만졌을 때

 

 

최근 들어 난방비 폭탄으로 인해서 전기온수기를 장만하는 집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전기온수기는 욕실에 두는 것이라 매우 위험하고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용하려면 100% 안전한 조건들을 갖춰놔야 하는데 욕실 내부 콘센트를 방우형 커버로 덮어놓고 상시적으로 꽂아놓는 것을 권장한다. 통상 헤어드라이기와 전기면도기 등을 화장실에 놓느라 내부 콘센트를 다 써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전기온수기를 쓰기 위해 멀티탭을 사용하면 절대 안 된다. 전기온수기나 전기히터 등은 순간적인 전력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통상 220V에 3000W(3KW)를 사용한다. 한국전력이 일반 가정집에 제공하는 시간당 전력량이 3000W다. 전기온수기를 가동하기 위해 엄청난 전력량이 소모되는 것이다. 그런데 멀티탭은 3000W 범위 안으로만 커버하기 때문에 전기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이 있다. 그래서 전기온수기를 굳이 사용하려면 내부 콘센트에 단독으로 꽂아놓는 것이 좋다.

 

만약 욕실에서 감전당한 가족을 발견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당황할 수밖에 없고 바로 달려들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다가 B양처럼 큰 비극을 맞이할 수 있다. 그래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성완 평론가는 22일 방송된 채널A <행복한 아침>에 출연해서 “가족이 감전되면 그냥 뛰어들어서 같이 감전사될 수도 있다. 감전이 된 사람을 무작정 구하려고 섣불리 만지면 같이 감전된다”며 “이럴 때는 반드시 몸에 절연체가 있어야 한다. 집이라면 대표적으로 고무장갑이나 마른 수건이다. 플라스틱 빗자루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런 것들이 주변에 없다면 고무깔창을 깔고 있는 신발을 신은 채로 감전된 사람을 발로 밀면서 전원으로부터 떨어트려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렇게 하고 그 다음에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문제는 감전된 사람이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의식이 없다면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 사이에 심정지가 와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살리기가 어렵다.

 

<행복한 아침>을 진행하는 이재용 아나운서는 김 평론가의 말을 듣고 “근데 먼저 당황한다. 감전이나 익수 사고 같은 경우는 대처 방법이 몸에 배지 않으면 그냥 뛰어들거나 그냥 만진다. 그러면 같이 감전당한다. 지금 이런 안전팁은 생명을 위해서 꼭 알아둬야 한다”고 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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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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