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너무나도 일본에 가보고 싶었다. 결국 3월 중순 가족 여행으로 후쿠오카에 다녀왔는데 후쿠오카 여행기는 별도로 써보도록 하고, 이번에는 부산 여행기다. 동물원 해설사로서 비번제 근무를 하고 있는 나에게는 일주일이 통째로 비번으로 주어지기도 한다. 꿀맛 같은 5일의 비번 휴가. 그냥 보내기엔 너무 아깝다. 그래서 일본 오사카에 가보려고 계획했는데 아뿔싸! 함께 가기로 했던 죽마고우 김철민 크루의 여권이 만료됐다. 시간이 흘러 여권을 갱신하고 이번에는 당일치기로 대마도에 가보려고 시도했는데 예매 사이트를 아무리 뒤져봐도 대마도에 가는 배편이 없었다. 뭐지? 그래도 현장 발권을 해보자는 객기를 부려보기로 하고 전남 광주에서 새벽 운전을 해서 부산으로 갔다. 혹시라도 취소표가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정 안되면 플랜B로 부산과 울산 부울 여행이라도 가면 그만이다.
대마도행 배편은 모조리 결항 신세였다. 결론적으로 부산과 울산 부울 여행을 대안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가 2월 말이었다. 이번 기사는 부산 여행기다.
부산에서의 운전은 악명이 높다. 무엇보다 초행길이니 낯설고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렇게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광주 역시 빡세기 때문이다. 물론 무슨 놈의 언덕이 이리도 많은지 도보로 다니기에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 자체가 아무래도 평지가 많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내 차도 이 언덕들을 계속 넘다 보면 퍼질 가능성이 있다. 부산 운전자들의 매너는 다른 도시들과 별반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첫 번째 방문지는 그 유명한 감천문화마을이다. 나도 부산 방문은 3번째인데 감천문화마을은 처음이다. 관광과 여행의 대표적인 세 종류를 역사유적지, 자연 관광지, 인공적인 공간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나의 여행 취향은 역사유적지가 1번이다. 그래서 감천문화마을로 향하는 마음이 많이 설렜다.
부산의 풍경은 정말 생경하면서도 멋있다. 기타 다른 도시들과는 뭔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르다. 분위기가 독특한 맛이 있는데 평지가 부족해 산에다가도 주택이나 아파트 건축물을 짓다 보니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것 같다. 어떻게 산에 아파트를 지을 생각을 했을까? 보기에는 멋있지만 실제 거주자들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들이 너무 많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 한 겨울 빙판길이 된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감천문화마을도 고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언덕을 넘어서 도착할 수 있었다. 마주한 풍경은 판타스틱했다. 정말 멋있다. 내려다본 부산의 전경이 황홀감을 느끼게 했다. 뭔가 인스타 감성으로 제격이다. 곳곳에 벽화도 그려놓고 거리를 상당히 예쁘게 꾸며놓았기 때문에 언덕임에도 불구하고 산책하는 재미가 가득했다. 인스타용 사진 100장 넘게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특히 어린왕자 동상이 있는 곳이 포토존 맛집이다. 왜 굳이 어린왕자를 여기에 가져다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꽤 어울렸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종종 보였는데 요즘 부산이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핫플레이스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비수도권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두 번째 방문지는 부산교육역사관이다. 사실 별 기대를 안하고 가볍게 둘러볼 생각으로 들어가 봤는데 생각보다 꽤 알찬 시간이었다. 부산 교육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이었는데 거기 있던 해설사들이 특유의 부산 사투리로 상당히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체험형 전시관도 있었는데 마치 게임하듯 비밀번호를 풀어가며 미션을 푸는 방식이었는데 꿀잼이었는데 방 탈출 게임 못지 않았다. 마치 일제의 교육 탄압에 맞서는 투사로 빙의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체험 프로그램임에 틀임 없다. 모든 미션을 완수하고 태극기를 펼쳤을 땐 가슴 한켠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부산 여행을 갈 때 꼭 들러보길 적극 추천하고 싶다.
구체적인 계획과 스케줄을 짜지 않은 플랜B의 여행이니 만큼 그 다음 행선지들을 즉흥적으로 결정했다. 철민이가 해동용궁사를 제안했는데 말로만 들었지 직접 가본 적은 없던 터라 흔쾌히 발걸음을 옮겼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사찰인데 광안대교를 건너며 해운대와 광안리의 스카이라인을 만끽하며 이동했다. 바다와 고층 건물들의 조화를 이루는 곳이 바로 부산이다. 해운대도 중간에 들르면 좋았을텐데 이미 두 번 정도 가봤기 때문에 다음 기회에!
해동용궁사의 가장 특이한 점은 절 앞에 바로 바다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바닷가에 절이 있는 경우는 절이 많은 한국에서도 드물다. 유명 관광지답게 사람도 많고 차도 지나치게 많았는데 역시 먹고 마실 수 있는 작은 점포들이 즐비했다. 그렇게 절에 들어갔는데 가히 역대급이다! 절경이 따로 없다. 압도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에서 본 것과는 차원이 다른 웅장함이었다. 절에서 내려다보는 일렁이는 파도의 움직임은 마음을 평온하게 했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고 부서지는 무브먼트를 지긋이 바라봤는데 그야말로 나도 모르게 시간 순삭이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입을 벌리면 짠 바닷물이 수분처럼 밀려와 짠내와 짠맛이 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파도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안전을 신경써서 조심할 필요는 있다. 나아가 물기 묻은 바위는 좀 미끄러운 편이다. 그리고 우리가 갔을 때의 날씨는 바람이 심하게도 불었는데 바닷가 영향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 갈 때는 방한 대비를 잘하고 가야 할 것이다.
촉박한 부산 일정의 마지막으로 사찰에 방문한 것은 돌이켜보면 신의 한수였다. 부처님에게 인사를 드리니 성지순례를 하고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근처 어묵집에서 어묵국물 한 사발 들이키고 울산으로 넘어가기 전에 점심을 먹었다. 점심 메뉴는 수많은 해산물 식당들 중 끌리는 곳에 들어가 맞이한 모듬 해물과 전복죽이었다. 부산 하면 역시 해산물이다. 왜 이렇게 신선하지? 바다에서 갓 잡아온 해산물을 털어 먹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맛있었다. 자동차 없는 배낭 여행이었다면 이미 거나하게 소주를 기울였을 것이다. 아쉬운대로 제로 콜라와 사이다를 소주잔에 붓고 건배를 하며 기분만 내봤다.
이렇게 부산 여행기는 끝이다. 나와 철민이는 곧바로 울산으로 향했다. 지난 2022년 10월 인터뷰 일정 수행을 위해 태어나서 딱 한 번 가봤다. 터미널 근처 카페에서 인터뷰만 하고 총알 같이 점 찍고 돌아온 것이라 무척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뽕을 뽑아야지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울산 여행을 즐겼던 것 같다. 울산 여행기 곧 나온다. 커밍 쑨! 후쿠오카 여행기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