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위험해서 안 된다고 세 군데서 거절당했습니다. 저도 세금 내고 사는 국민입니다. 장애인은 운동도 못 하나요?” 대전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20대 남성 A씨는 초등학교 때 시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킥보드를 타고 놀다 사고가 나 왼쪽 눈이 완전히 실명됐다.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지만 원근감 등의 문제로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서 종종 불편을 겪는다. 지난 2월 새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모처럼 운동을 해보려고 집 근처 헬스장을 찾았지만 가는 곳마다 장애를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했다. 10곳 중 1곳은 받아줄 것 같았지만 A씨는 끝내 헬스장 등록에 실패했다. 그는 “헬스장 등록이 이렇게 어려운 거였는지 몰랐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헬스장 출입이나 렌트카 대여를 거부당한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막상 내가 당하니 기사로 접하는 것보다 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A씨를 거절한 모 헬스장의 관계자는 “장애인을 차별해서가 아니라 안전상의 이유가 있어 가입시켜주기가 쉽지 않다. 비장애인도 다치는 일이 허다한데 만약 기구를 사용하다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말했다. 정말 안전 문제 때문일까? 장애인도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오늘도 빵이에요. 이제 좀 질려요." 아이들의 온전한 한끼가 사라졌다. 코로나 확산세 심화에도 방역체제 완화로 등교가 재개된 가운데 급식실 인력난이 심화되면서다.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는 만큼 급식실 노동자들의 집단 감염이 계속되고 있어 학교에 간 아이들의 식판엔 밥이 아닌 빵이나 떡 같은 대체 급식이 오르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지역 초등학교 467곳 중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급식 조리사 결원이 발생한 학교는 237곳으로 절반에 해당하는 학교가 급식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대체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곳은 101곳이었다. 결원이 발생한 학교 10곳 중 4곳이 인력 충원을 하지 못한 셈이다. 조리사를 포함한 교직원 확진자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초등학교 교직원 확진자는 총 4950명이며 1일부터 21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1만3773명이다. 이같은 상황은 비단 서울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 영양사로 일하는 A씨는 "갑자기 세 분이나 확진이 되면서 제때 적정량의 급식 준비가 불가능해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이웃도 모르는 사이에 할머니가 눈을 감았다. 존엄한 임종은 없었다. 한 순간에 고독한 죽음을 맞이했다. 인천의 한 아파트. 노인들이 주로 살고 있다는 이곳에선 1년새 2명의 노인이 고독사로 삶을 마감했다. 지난 25일 해당 아파트 10층에서 평범한미디어와 만난 70대 할머니 A씨는 새로 담근 동치미를 전달하러 갔다가 숨이 끊겨 있는 동갑내기 할머니 B씨를 발견했다. 수사로 인해 직접 들어가볼 수는 없었으나 해당 층에 당도하자 처음 맡아보는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 아파트에서 14년간 살았다는 A씨는 친구 B씨와 종종 음식을 나눠먹었다. 그에 따르면 B씨는 불과 얼마 전까지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50대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다른 아들, 딸들은 다 성공해서 서울에서 산다던데 명절에 한 번도 오는 꼴을 못 봤어. 정신 이상한 장남이랑 같이 살고 있었는데 언제부터 안 보이더라고. 취직해서 따로 살게 됐다는데 저번에 둘째인지 셋째인지 딸내미가 와서 데리고 가는 걸 4층 할머니가 봤대. 정신병원에 데리고 갔나봐. 지적장애인 아들과 같이 살던 B씨는 반 년 전부터 홀로 살게 됐다. 지난해 여름 A씨는 무릎 수술을 받았고 거동이 불편
[평범한미디어 차현송·박효영 기자]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대선 기간 잠시 멈췄던 지하철에서의 이동권 투쟁이 지난 24일 재개됐다. 약 1개월 만에 다시 이동권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도 있을까.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동권은 다른 권리와 연결되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가령 교육을 받으려면 이동을 해야 한다. 물리적인 이동 수단이 끊겨 있는데 삶의 질, 철학, 가치를 어떻게 얘기할 수 있겠나. 교통을 넘어 삶의 문제이다. 비장애인이 코로나19로 인해 격리된 채 아무 곳에도 가지 못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이동권이 보장 안 되면 장애인의 이런 격리 상태는 죽을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의 투쟁은 욕을 먹는다. 수도권 시민들이 매일 지옥철을 감내하며 살아가더라도 출퇴근길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연되면 화를 참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수많은 유튜브 영상들을 통해 현장 상황을 간접적으로 살펴보면 “지금 본인들만 바쁜 게 아니지 않은가”, “이렇게 감정적으로 시위하면 누가 장애인 편을 들겠는가”라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로 한 달 넘게 지났다. 러시아발 전쟁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도 협상이 병행되고 있다. 그동안 평범한미디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도해야 할지 말지, 보도한다면 어떻게 보도해야 좋을지 고뇌를 거듭했다. 이미 수많은 언론들이 관련 소식을 쏟아낸 상황에서 무엇을 다루면 좋을지 고민스러웠다. 그래서 좀 쉽게 풀어서 다뤄보고자 한다. 파편화된 정보와 이슈가 아닌 종합적으로 맥락을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의 일환으로 3월23일 14시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박상남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국내 최고의 러시아 전문가로 통하지만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피해왔다. 그런 박 교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 만큼 나름대로 준비에 공을 들였다. 심층 인터뷰는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캠퍼스 내 박 교수의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시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한반도가 '동아시아의 우크라이나'라고 표현했는데 한반도는 "강대국들의 세력이 충돌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나토와 러시아 세력의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이다. 마찬가지로 동아시아는 미국과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원래 국제사회에서 국가들은 오직 자국의 이익을 기준으로 행동하기 마련이다. 일명 '자국중심주의'인데 박 교수는 "자기 중심성"이라고 표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기 중심성이라는 프리즘으로 살펴봐야 한다. 지난 3월23일 14시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박상남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러시아 전문가로 통하지만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피해왔다. 그런 박 교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 만큼 나름대로 준비에 공을 들였다. 그래서 기획 시리즈 기사로 나갈 예정인데 최소 세 편 이상이 출고될 것 같다. 인터뷰는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캠퍼스 내 박 교수의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지난 1편에 이어 2편도 스크롤 압박이 좀 있을 것이다. 1편에서 미국의 책임을 다뤘다. 사실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라는 게 러시아와 중국 등 제2의 패권국들과 비교했을 때 훨씬 우월한 체제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두 국가는 사실상의 독재 국가나 다름 없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그걸 명분으로 압박하고 악마화하게 되면 러시아와 중국은 더욱더 폭력적인 방식으로 통치할 카드를 얻게 된다. 고작 몇 십년만에 민주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벌써 석 달째다. 사실상 장기전으로 가고 있다. 평범한미디어가 러시아 전문가 박상남 교수(한신대 국제관계학부)와 인터뷰를 한지도 한 달 넘게 지났다. 너무나도 바쁜 일정 속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기획 기사를 빨리 퇴고하지 못 하고 있었는데 내심 시리즈를 마무리하기 전에 "전쟁이 끝나면 어떻하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양국은 지속적으로 전쟁을 멈추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다. 평범한미디어는 하루 빨리 러시아의 침공 행위가 중단되길 바란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평범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전쟁의 종지부를 간절히 기원하며 마지막 기사를 풀어내보고자 한다. 인터뷰는 지난 3월23일 14시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캠퍼스 내 박 교수의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러시아의 이번 침공은 역설적으로 보면 소련 해체 이후 CIS 지역에 대한 패권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구소련이던 시절 영향력을 행사했던 지역의 국가들이 러시아의 말을 듣지 않고 있다. 그래서 박 교수에게 질문했다. 방금 말한 것과 연결되는 것이다. 벨라루스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정권 안보를 중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오늘도 서울에서 내려오기 전에 복합쇼핑몰 문제를 포함하여 광주에 대한 공약들을 인수위와 활발하게 논의하고 왔다.” 간담회를 시작하기 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광주 공약들에 대해 어떻게 이행할지 회의하고 왔다는 점을 환기했다. 22일 16시반 이 대표는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조선대 후문 인근 모 카페에서 조대생들과 마주 앉았다. 30분간 밖에서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피켓을 들고 광주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였다. 오래 기다린 간담회였다. 조대생들은 저마다 궁금한 것들을 질문했고 이 대표는 성심성의껏 답변했다. 카페 내부는 조대생들과 몇몇 시민들 그리고 취재진과 당직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즐거운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이 대표는 한참 동안 조대 후문을 뜨지 못 했다. 이 대표와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선 조대생들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핫한 광주 공약은 누가 뭐래도 복합쇼핑몰이다. 조대생은 아니었고 40대로 보이는 남성 A씨가 복합쇼핑몰 관련 질문을 던지고 이 대표와 일문일답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모 후보가 광주시장 출마 선언하면서 쇼핑몰 관련 공약을 냈다. 내가 최근에 본 광주 관련 뉴스 중에 가장 재미있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대선이 끝나고 2주가 흘렀다. 역시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정권교체론을 외치는 제1야당 모드로 표변했다.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상 당권을 쥐게 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상대당 후보가 승리한 대선 결과를 두고 “역대 가장 적은 표차”였기 때문에 “통합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19일 방송된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서 “나는 (문 대통령의) 저 발언이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만약 문 대통령인데 연설문 쓰는 사람이 저런 메시지를 써왔으면 불러서 야단을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 그럴까? 금 전 의원은 “만약 이재명이 승리했으면 같은 편이 이겼으면 역사상 최소 표차로 이겼다. 겸손해야 되고 통합해야 한다고 이 말을 하더라도”라며 “상대방이 이겼다면 역대 대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으셨다. 이 말을 해줘야 한다. 저게 얼마나 속이 좁아 보이는가”라고 지적했다. 나는 진짜 저렇게 하고 통합의 시간을 해야 된다는 것은 가르치려는 거다. 자기가 먼저 칭찬이라도 해주고 말을 하든지. 너는 정말 이 차이 밖에 못 이겼으니까. 통합해라? 이게 말이나 되는 발언인가. 나는 저런 메시지를 써오는 사람이나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소위 '세대포위론'과 '호남 30%'를 공언했던 터라 아무리 상대적으로 호남 득표율이 높게 나왔다고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옹색해진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표정은 밝았다. 호남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얻은 44만여표(광주 12만4511표+전남 14만5549표+전북 17만6809표)에 대해서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광주 동구에 위치한 조선대학교를 방문했는데 흡사 연예인 팬사인회 같았다. 이 대표는 22일 16시 즈음 꽃샘추위가 한풀 꺾인 포근한 날씨에 광주의 주요 대학들 중 하나인 조선대를 찾아 “전에 없던 지지를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9년 '5.18 망언' 소동으로 홍역을 치른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시발점으로 3년간 호남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비록 윤 당선인의 호남 득표율(평균 12.86%)은 전국에서 제일 낮은 수치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유의미한 성적표다. 무엇보다 이겼다. 윤석열 당선인의 광주 공약들을 반드시 지키겠다. 원래 우리가 호남 지역 특히 광주는 우리의 역사적인 과오로 인해서 잘 나오면 7% 정도의 지지를 받던 곳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려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