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30일 광주에서 <팬덤 정치,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개최된 박상훈 박사의 강연과 대담을 정리한 기획 기사 시리즈 3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국회에서 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논의를 하는지에 대해 모든 걸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는 명제는 국룰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온갖 유튜브 채널에 라이브로 생중계가 되면 정치인들은 소신있는 정치활동을 하기 보단 “인간의 나약함 때문에 잘 보이려고 하는데 시간을 많이 쓰게 된다”는 것이 정치학자 박상훈 연구위원(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의 주장이다. 정치적 의사결정이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은 무조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박 위원은 지난 10월30일 19시 광주 서구 서구문화센터에서 개최된 ‘열린 대담’(정의당 강은미 의원실 주최)에 강연자로 초대됐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은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설파했다. 무슨 행간이 있는 걸까? 정치의 기능을 권위있게 만드는 걸 다 무너뜨리려고 하는 게 다 신자유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들의 삶에서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치는 분배 효과는 시장과 정치다. 시장의 기능이 불평등하다면 그나마 정치는 가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신당 ‘한국의 희망’(희망당)을 이끌고 있는 양향자 의원이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정당’(새로운당)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마침 총선이 9개월 남은 시점인데다 같은 시기에 신당을 차리게 된 두 사람이 손을 잡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되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양 의원은 5일 아침 방송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서 “가치와 비전과 꿈을 함께 한다면 힘을 합치는 것은 당연하다”며 “금태섭 의원과 가깝다. 그래서 늘 이런 문제의식을 이야기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사회자가 가정법으로 “혹시 같이 하자는 제안이 들어오면 할 의향은 있는가?”라고 물었고 여기에 대고 부정적으로 답변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의원은 “신당 창당을 하시겠다고 하는데 내가 같이 하자! 이거는 굉장히 무례할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다”면서도 “(두 신당의 궁합이 잘 맞는다면) 국민들께 그런 대한민국 비전을 보여줄 수 있다면 힘을 합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뉘앙스로 봤을 때 양 의원이 금 전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제스처였다. 금 전 의원과 힘을 합치길 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양 의원은 전날 경향신문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사실 제주 여행을 가기 전 안동 여행을 먼저 다녀왔다. 지난 가을 죽마고우 철민이와 고향 함평에서 만나 밥을 먹고 있는데 바람을 쐬러 어딘가로 가자는 것에 꽂혔다. 그러면 어디로 가야 할까. 가장 먼저 경주가 튀어나왔다. 그런데 얼마전 나 혼자 진득하게 여행을 갔다왔다. 패스! 문득 안동에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난 2022년 4월 안동 녹색당 허승규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시간관계상 월영교만 잠깐 둘러보고 하회마을 등 다른 유명 관광지들을 가보지 못 해 내심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안동의 명물 찜닭과 헛제삿밥, 안동소주, 간고등어 등은 꿈도 꾸지 못 했다. 그렇다면 안동으로 가보자고! 쇳불도 단김에 빼야 제맛. 거리가 무척 멀지만 철민이와 나는 바로 채비를 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2년 전 안동 가는 교통편을 알아봤는데 광주전남권에서 안동을 포함 경북으로 바로 가는 고속버스는 정말 애매하게 있다. 그래서 그냥 자차로 가는 게 효율적이다. 여러모로 씁쓸한 대목이다. 달빛 철도가 건설된다고는 하지만 서울과 지방 외에도 지방과 지방을 연결하는 교통 환경이 지금보단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기후위기 시대 꼭 철도를 깔지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딱 요즘이 감기에 걸리기 쉬운 타이밍이다. 기후위기 시대라서 9월까진 너무 덥고 여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10월이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낮엔 여전히 덥지만 아침과 저녁이 되면 좀 쌀쌀하다. 그렇다. 일교차가 커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내내 덥다가 추위를 느끼기 시작할 때는 신체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면역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면역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에 성공하면 감기 환자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10월달에 만나는 사람들 중 십중팔구는 콜록콜록, 훌쩍훌쩍 또는 목소리가 변해 있다. 코로나 시기 3년을 겪은 만큼 감기쯤이야 별 것 아니라고 여기게 되지만 그렇게 감기 환자는 또 다른 감기 환자를 양산한다. 사실 매년 환절기마다 감기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대략적인 예방법에 대해서도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옷차림, 날씨 체크 등을 신경쓰지 않고 매번 바쁜 일상에 매몰되어 살다가 또 감기에 걸린다. 감기는 온갖 병원체들(세균과 바이러스)이 호흡기를 통해 점막으로 침투해서 생기는 것인데, 급하게 날씨가 추워져서 면역력을 약하게 만들어서 그렇게 되는 거다. 물론 여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조금 강박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빨간색의 숫자 표시가 채팅방 목록에 수도 없이 떠있으면 그야말로 미칠 노릇이다. 시도 때도 없이 1을 없애놓지만 잠시 다른 것에 집중하고 카톡을 확인해보면 또 다시 수십 수백개의 톡들이 와있다. 그렇다. 단톡방 때문이다. 그런데 쉽사리 나가기도 좀 부담스럽다. 그래서 얼마전 카카오측에서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선보였다. 물론 오픈채팅방은 불가능하지만 일반 단톡방은 가능하다. 그래도 단톡방들 중 나가면 안 되지만 나중에 몰아서 확인하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 카카오는 2일 “조용한 채팅방” 기능을 실험실에 도입했다고 알렸다. 아직 시범 운영 단계이긴 하지만 카카오에 따르면 퇴장하지 않은 갠톡방과 단톡방을 다른 보관함에 넣어 숨길 수 있는 기능을 새로 선보였다. 그 보관함이 바로 조용한 채팅방이다. 굳이 소식을 알고 싶진 않지만 나가긴 좀 그런 각종 방들을 여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조용한 채팅방에 들어간 방들은 이제 아무리 많은 메시지를 생산해내도 읽지 않은 메시지 개수(배지 카운트)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저들이 좀 더 말끔한 카카오톡을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인데 전국민 누구나 카카오톡 앱을 최선 버전
[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다시 중국발 미세먼지가 기승이다. 봄철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뉴스를 보며 창문을 열어놔도 되는 것인지 자꾸 뭔가 확인을 하게 된다. 그런데 황사나 실외 미세먼지 말고도 실내 먼지도 은근히 호흡기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흔히 겨울철 추운 날씨로 인해 창문을 꽁꽁 닫아놓기 마련인데 그럴 때만 실내 공기가 탁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열대야로 더운 여름도 겨울 못지 않다. 대표적인 집안의 오염물질 유발 요인들이 있다. 가스레인지는 화재의 위험성이 클 뿐만이 아니라 가스 연소로 인해 이산화질소,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요즘 가스레인지보다 인덕션을 사용하는 집이 많아졌지만 인덕션을 사용할 때도 주방 후드를 켜놔야 한다. 조리할 때 재료가 익으면서 미세먼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생기기 때문이다. 조리 방법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육류를 익힐 때 삶는 방법보다 굽거사 튀기는 조리 방법이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발생시킨다. 실내에서 사용하는 에어컨도 오염물질을 방출하는 주범이다. 에어컨 내부는 어둡고 습해 곰팡이가 자라기에 최적화된 조건이다. 에어컨을 켰을 때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곰팡이와 세균이 번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진주시청(경남) 내에서 계속해서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성범죄는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히 권력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자주 벌어지곤 하는데 진주시청의 조직문화 자체가 이를 전혀 막아주지 못 할 만큼 문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진주시는 최근 과장급 공무원 A씨가 직원들과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직원 B씨에게 성추행을 수 차례 저질렀다는 민원을 접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래서 진주시는 A씨와 B씨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자체 조사를 해보고 징계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2월과 3월에도 진주시 공무원들이 성희롱을 일삼아서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지난 3월22일에는 진주시 모 행정복지센터 센터장(5급) C씨가 저녁 회식에서 여성 공무원 3명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2명에게 성추행을 했고, 1명에게는 성희롱을 했다. 그래서 바로 다음날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가 열려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10일이 지나고 겨우 이뤄졌는데 심의위는 뒤늦게 사실관계가 인정된다면서 C씨를 다른 부서로 전보시켰다. 2월에도 5급 간부 공무원 D씨가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직원을 성
※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22번째 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1482. 수백대의 중고차가 전시된 드넓은 공터에 이런 번호판이 붙어있는 것은 운명이 내게 보내는 강력한 신호였다. 그와 나의 핸드폰 번호 맨 뒷자리인 14와 82가 나란히 적힌 차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남색이었고 그가 원하던 내비게이션 옵션도 달려있었다. 이 차를 만났을 때 나는 한정된 예산과 뭔가 애매한 중고차들 사이를 돌아다니느라 허리가 부러질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이 차를 보았다. 그리고 이 우연의 의미를 해석하려 애썼다. 상상 속으로 써내려가던 그와 내가 천생연분라는 소설에 꼭 필요한 아름다운 사건. 나는 강력하게 이 차를 추천했다. 그리고 우리는 운명의 1482차를 타고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엄청 많은 우연의 일치를 경험했다. 그래서 그가 나를 떠났을 때 신비로운 우연들로 써내려간 내 상상 속 소설이 정말 ‘소설’이 되어버렸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나는 요즘 금속공예 수업을 듣고 있다. 학생들의 연령대는 다양한데 어느날 중년의 동료가 쉬는 시간에 ‘점’을 보고 왔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점쟁이가 그녀의 음력 생일이 남편의 양력 생일과 똑같아서 그녀의 말년운
[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스트레스 때문에 요새 잠이 안 와", "스트레스 때문에 진짜 아무 것도 하기가 싫다", "스트레스 받아서 죽을 거 같애." 한국인들의 삶에서 스트레스란 단어를 빼고 대화가 가능할까? 도대체 그게 뭐길래 이렇게 우리를 괴롭히는 걸까. 스트레스란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긴장 상태를 말한다.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심장박동, 혈압, 혈당량이 증가한다. 교감신경이 활성화 된 상태에서 우리는 더 잘 달리고 잘 보며 잘 판단할 수 있다. 즉, 위협을 받았을 때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게 바로 교감신경의 활성화다. 그러나 장기간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자율신경계를 파괴하여 면역력이 약화되어 각종 질병에 노출된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정신과 의사이자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던 빅터 프랭클은 긴장이 전혀 없는 상태는 인간에게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마음의 안정 혹은 생물학에서 말하는 항상성, 즉 긴장없는 상태라는 말을 흔히 하는데 나는 정신건강에 대해 이것처럼 위험천만한 오해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2024년 3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17번째 글입니다. 조은비 대표님은 주얼리 공방 ‘디라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울증 자조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게으르게 쉬는 중”이며 스스로를 “경험주의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은비 대표님의 자세한 서사를 만나보고 싶다면 인스타그램(@d_light_heals_u)에 방문해보길 바랍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사람에겐 두 개의 고향이 있다고 한다. 태어난 고향과 마음의 고향. 그렇다면 베를린은 내 마음의 고향이다. 전세계 유명 브랜드가 모인 쇼핑몰을 놔두고, 사람들은 정작 빈티지숍에서 옷을 사는 도시. 베를린 필하모닉을 보유한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의 도시이면서, 수술 자국이 선명한 가슴을 드러낸 트랜스젠더 남성의 공연 포스터가 붙어있는 도시. 도시 전체를 편리하게 연결하는 두 종류의 지하철, 트램, 버스가 있지만 거기서 사람들은 맥주를 마시거나 전자담배를 피는 도시. 소시지로 만든 ‘커리 부르스트’와 돼지고기로 만든 ‘슈바인스학세’가 유명하지만 식료품점 가격표엔 비건(동물성 재료가 전혀 없는) 정보를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