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건질 게 없는 지루한 시간이 끝나가던 무렵 귀를 번뜩이게 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지난 4일 16시 전남 담양군 담양읍에 위치한 해동문화예술촌에서 개최된 <담양 농촌 유학 활성화 심포지엄>에 다녀왔다. 담양뉴스 창간 8주년 기념 행사라서 1부는 담양군수와 군의원을 비롯 온갖 ‘관’ 소속 인물들이 뻔한 인사말을 쏟아냈는데 그걸 듣고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그렇게 1시간을 날려보내고 2부에서도 딱히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재미가 없었다. 관심 있는 주제인 것 같아서 참석했는데, 그냥 이런 저런 시골 유입을 위한 정책들을 나열하는 책자를 읽고 있는 토론자들의 향연이라 괴로웠다. 그런데 거의 마지막 즈음 학부모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김은정씨가 ‘잇다자유발도르프학교’에 대해 소개를 하자 몰입이 됐다. 2010년에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교사 3명과 학부모 2명이 발도르프 교육을 알게 되어 실천하고 싶어서 협동조합으로 시작했다. 처음엔 3명의 학생으로 시작했다. 현재 개교 9년째인데 43가정 50명의 학생과 전임교사 15명, 강사 15명이 있는 학교가 됐다. 저희 학교는 발도르프 교육 이념에 따라 과정을 밟는다. 학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윤동욱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20명 내외의 시민들이 아담한 공간에 모여 활동가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5.18 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작지만 소란한 공론장>이라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말하자면 청년들이 5.18과 광주와 지역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고 이렇게 많이들 얘기하는데 왜 청년들이 우리 지역에 관심이 없을까라는 질문을 좀 시작을 했다. 그러면 청년들이 요즘 과연 어떤 가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것들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이런 것들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오월 정신과도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광주라는 지역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활동들을 하고 있는 분들을 직접 만나 보고 그분들이 생각하는 5.18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7월2일 19시 광주 동구에 위치한 한걸음가게에서 <작지만 소란한 공론장> 4번째 행사가 열렸다. 호스트로 초대된 인물은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유빈 활동가다. 김 활동가는 11년차 활동가로서 2013년 5.18 기념재단 자원활동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윤동욱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정의당(진보정의당)의 이름을 걸고 국회에 존재했던 2012년부터 2024년 원외정당이 되기까지 12년이 흘렀다. 20대 국회(2016~2020년)에선 사상 최초 진보적 교섭단체를 만들어내고, 평시 지지율 10%를 달성하는 등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그땐 정의당에서 한 마디 하면 거대 양당의 협상 구도를 움직일 정도였다. 그 당시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로서 정의당의 전성기를 목도했다. 그러나 상전벽해다. 진보정당의 대표격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에 합류한 진보당이나 기본소득당과 달리 원외정당으로 전락했다. 우리 정의당이 더 떨어질 때가 있는가?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가 지난 7월23일 14시 정의당 광주시당 사무실에서 개최된 당원 간담회(광주! 얼굴 한 번 봅시다)에 참석해서 현장 분위기를 스케치했다. 현재 정의당은 5월 선출된 권영국 지도부 체제(권영국 대표/문정은·엄정애 부대표/나순자 사무총장)다. 권영국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투쟁 현장 릴레이 연대 방문 △전국 당원 간담회(얼굴 한 번 봅시다) 등 2가지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권 대표는 “정의당이 죽지 않고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자동차 없는 도시를 설계해보자고 제언하는 포럼 자리였던 만큼 세계 곳곳의 사례들이 제시될 수밖에 없다. 특히 프랑스 사례가 인상적이었다. 물론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전세계 행정가들의 노력은 유럽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석 교수(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는 가장 먼저 3선 도쿄 도지사 출신 故 미노베 료키치의 도시 설계 사례를 거론했다. (자동차 중심의 도로 방정식을) 아주 근본적으로 바꾼 사람이 미노베 료키치 전 도쿄 도지사인데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말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원래 도쿄 도지사는 오랫동안 자민당 보수 정당 소속이었는데 미노베 도지사는 대학 교수 출신이고 사회당과 공산당 연합 후보로 당선이 됐다. 이분이 도쿄 도지사가 됐을 때 일본 대부분의 대도시 단체장들이 소위 사회당 또는 혁신계였고 일본은 혁신 지하철 시대를 맞이 한다. 그때 대부분의 정책이 바뀌는데 개발 위주에서 재생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강조하고, 복지를 강조하고, 문화를 강조하고, 자가용에서 대중교통으로. 미노베 지사가 만든 게 바로 도로 방정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그 전까지는 필요한 만큼 차도를 만들고 나머지를 보도로 만들었는데 보도를 먼저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한국에선 자동차 도로가 점령한 길거리가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할까? 정석 교수(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는 “시민들이 그 길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도시 공간을 설계한다는 생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결국 자동차를 위한 도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한 도시를 만들고 그리고 건강한 사람만이 아니라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 또는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인들 또는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도 끝없이 다닐 수 있는 이게 바로 모든 이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 6월13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회복력 도시를 위한 시민 포럼>에 참석해 자동차 중심 도시를 벗어나보자고 제언했다. 일명 ‘대자보 도시’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중심의 도시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전세계 대다수 선진국들은 “이동의 기본”을 대중교통으로 삼고 있다. 간단하다.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이 훨씬 더 “유리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에는 대중교통을 완전히 무료로 하는 도시들이 늘고 있다. 유럽에선 대중교통을 갈아탔는데 일일이 돈을 다 내지 않고 정기권 한달치를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 10분 정도 걸어가며 맑은 공기와 햇살을 느껴본다.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뇌가 맑아지는 것 같다. 숲과 나무가 좋아 조경학과에 입학한 최진우 작가는 지리산에서 벅찬 감동을 느끼고 기후활동가로 살아갈 맘을 먹었다. 단순히 당위적인 이야기만 피력하려는 게 아니다. 인간이 숲에서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깨달음이 전제돼 있다. 최 작가는 1일 14시 전남 장성군 축령산에서 개최된 <숲 속 북토크>에 참석해서 “우리는 숲에 무엇을 주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는 숲이 우리한테 목재로도 제공하고 여러 가지 탄소 흡수원이 돼 있는 경우도 있고 우리한테 맑은 공기와 홍수도 막아주고 이렇게 좋은 어떤 습기를 제공해주는데 우리는 숲에 무엇을 주고 있는가? 그걸 앞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될 것 같다. 그저 세금을 내기 때문에 정부가 알아서 하겠지. 그렇게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최 작가는 “물론 장성군과 산림청에서 열심히 관리를 하겠지만 숲을 이용하는 우리 국민들은 세금 내기 때문에 끝나는 게 아니”라며 “우리는 이 숲에 어떤 사랑을 주고 있는가 그것을 곱씹어보자”고 제안했다. 내가 아끼고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5.18 민주화운동 뿐만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들은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에 나름의 부채 의식을 갖고 있다. 만약 내가 그때 그곳에 있었다면 그렇게 못 했을텐데 역사 속에서 피를 흘렸던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도 용기 있는 대학생들의 결기가 있었다. 그들은 서울역 회군을 단행한 서울 지역 대학생들처럼 회군할 수도 있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소모임 앱 기반 역사 모임 ‘史뿐史뿐’에서 지난 25일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광주로 역사 탐방을 왔다. 이날 방문한 곳은 △옛 505보안부대가 있었던 5.18 역사공원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관 △옛 전남도청 일대[별관+전일빌딩 245] △학살극이 벌어졌던 주남마을 등이었다. 가장 먼저 505보안부대 터를 방문했는데 史뿐史뿐을 이끌어가고 있는 모임장 박진수씨가 이곳이 5.18 사적지로 지정된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사적지가 된 이유는) 첫 번째 항쟁이 벌어졌을 당시에 여기 505보안부대 요원들이 편의대라고 해서 쉽게 얘기해서 사복 요원이라고 하는데 이 사복 요원들이 광주 지역 내에 침투를 해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정회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광주와 5.18 정신을 이야기하던 박흥순 대표(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는 “광주만이라도 상징적으로 우리는 이주민 단속 안 한다. 미등록 이주민 단속 안 한다. 누구나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 인권의 도시를 선언하는 것”이라며 “광주가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박 대표는 “그렇게 못하겠지만 표 떨어지니까.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데 50년 전 독일은 그것이 가능했다. 나는 이런 시민의식이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있다. 그때 스위스 출신 막스 프리쉬 작가(1911~1991)는 우리는 노동력을 원했지만 온 것은 사람이었다. (유럽으로 이주해온 사람들은) 사람이었지만 당시 유럽인들은 그들을 노동력으로 생각했다. 한국 사회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박 대표는 지난 3월26일 19시 광주 동구에 위치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공유공간에서 <인권과 다문화 다양성 속에서 조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언젠가부터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라는 말이 익숙해졌다. 하지만 한국식 다문화주의는 미국에서 실패한 용광로 이론(Melting pot)과 다를 바 없다. 박 대표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윤동욱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시작해보기도 전에 너무나 고민이 많다. 장단점을 다 따져본다. 그냥 안 하면 되는데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든다. 근데 바로 실천해보진 않는다. 유튜브 채널 <싱글벙글>과 <개그콘서트> 코너 ‘그만했으면회’로 유명한 개그맨 김두현씨는 “실행력이라고 하는데 생각나는 게 있으면 바로 바로 실행해야 한다”며 “유행도 트렌드도 빨리 바뀌는데 영상 만들어보고 다른 것도 만들어보고 다른 콘텐츠도 해보고 좀 약간 빨리빨리 추진력있게 만들어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지난 12월7일 18시 광주실감콘텐츠큐브에서 열린 강연에서 “(2020년 6월) 개그콘서트가 폐지됐다. 꿈이 없어졌다. 이제 뭐 먹고 살아야 하나? 진짜 개그맨을 포기하고 남들처럼 일반 회사원이 되어야 하나? 착잡했다”면서 그 당시를 회고했다. 그냥 동기들끼리 개그콘서트 회의실 정리 좀 할 겸 마무리 인사도 할 겸 모였는데 전수희 개그우먼 누나가 리트리버를 키워서 회의실에 데리고 왔다. 어떻게 데리고 왔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떠니 누나가 택시를 타고 왔다고 하더라. 일반 택시는 기사님이 뭐라고 할텐
#지난 11월22일 광주 동구에서 열린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의 강연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시리즈 세 편의 기사 중 3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정회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우리는 아파트마다 있는 헌옷수거함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단순히 안 입는 옷을 넣으면 필요한 곳에 기부되는 것이 아니었다. 버려진 헌옷들은 기부되기 보단 헌옷수거함 관리업체에 소유권이 넘어가서 또 하나의 수익 요소가 된다. 어차피 버리는 옷이 그렇게라도 재활용될 수만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저개발 국가들을 황폐화시키는 의류 수출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는 “헌옷수거함이 되게 문제”라며 “헌옷수거함이 어떻게 관리가 되고 있는지 혹시 아는가? 전국적으로 75% 가량이 그냥 민간 업체들이 설치해놓고 거기에 모이는 옷들을 가져가서 다 분류 작업해서 멀쩡하게 재판매한다”고 말했다. 헌옷수거함에 넣어놓으면 관리 업체가 가져가서 중국 의류시장, 온라인, 동묘시장 이런 곳들에 판매해서 수익을 얻는다. 지난 11월22일 15시 광주 동구에 위치한 ‘한걸음가게’에서 <한걸음 리페어 워크숍>이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