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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태 빽가 “15년간 캠핑 도사로 살았다”

※ 코요태 멤버 빽가의 인생을 다루는 토크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4개의 시리즈 기사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①사진작가로 인정받다 

②뇌종양에 걸리고 캠핑을 만나다

③캠핑 고깃집 창업과 동업자에게 당한 사기

④질의응답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코요태 빽가(백성현)는 캠핑 매니아다. 빽가는 2009년도에 29살 때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다가 갑자기 기절을 했다. 빈혈 때문이었다. 새벽 시간 자다가 깨서 혈변을 보기도 했다. 그는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졌고 깨어나보니 병원이었다. 온몸은 멍투성이였다. 사실 단순히 빈혈이 아니었다. 카스테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손기능이 나빠진 것을 확인하고 종합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난 진짜 멍청했던 게 나는 뇌가 그냥 동그란 거 하나 있는 줄 알았다. 근데 알고 보니까 뇌가 좌뇌와 우뇌로 나위어져 있고 뇌를 감싸고 있는 뇌수막이 있고 그 다음에 이 두개골이 있고 두피가 있는데 좌뇌에 종양이 있었다. 종양 크기가 8cm로 테니스공만했다. 그게 지금 머리에 들어가 있는데 두개골을 열고 종양을 제거하고 닫아야 되는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게 보편적인 뇌종양 수술인데 나는 이 종양이 너무 커서 뇌수막을 뚫고 두개골까지 침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뼈를 2개로 잘라내야 된다고 하더라. 너무 무서워서 피하고 싶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하겠다고 했다.

 

 

빽가는 지난 8월29일 광주 서구에 위치한 KBC 광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빽가의 장사 플레이리스트)를 진행했다.

 

코요태 멤버들은 물론 부모님한테도 뇌종양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쉽사리 알리지 못했다. 그래서 계속 숨겼다.

 

20대 청년 시절이라서 그런지 너무 무서웠다. 그때가 추운 겨울이었는데 엄청 많이 울면서 집에 걸어간 적이 있었다. 혼자 살았었는데 몇날 며칠을 그냥 울었다. 그러고 나서 또 이제 일을 해야 되고 이렇게 하다가 이제 수술 날짜가 얼마 안 남아서 어쩔 수 없이 부모님하고 멤버들한테 말을 했다.

 

큰 수술을 마치고 어머니와 마주했는데 빽가는 “거기서 엄마한테 엄마 나 괜찮아, 뭔가 이런 표현을 하고 싶은데 어쨌든 난 죽다 살아났고 엄마한테 첫 마디를 되게 좋은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빽가는?

 

엄마 사랑합니다라든가 엄마 엄마 덕분이에요. 이런 거 있지 않은가. 엄마 아들 성현이 괜찮아. 엄마가 우리 성현이 좋아하는 죽 해줄테니까 집에 와서 죽 먹자고 그랬는데 나는 죽 써서 개나줘....라고 했다. 엄마가 막 웃었다. 그러면서 아유 이 쌍놈의 새끼. 이제 사람 사는 것 같네. 나는 진짜 얼마나 많은 생각과 걱정을 하고 두려움을 느꼈겠는가. 근데 엄마가 거기서 깔깔 웃으시는데 됐다 싶었다. 그때부터 이제 나는 죽다 살아났다고 생각하고 정말 착하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퇴원하면서 의사가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래도 몸이 근질근질하다. 조금이라도 답답한 가슴을 달래줄 뭐라도 하고 싶은데 그때 떠오른 것이 ‘캠핑’이었다. 그렇게 친구와 함께 캠핑을 다니게 됐다.

 

그냥 차 타고 가서 텐트랑 음식 세팅해놓고 좋은 공기 있는 데서 맛있는 거 먹고 그냥 쉬고 그리고 자고 너무 좋았다. 할 게 하나도 없다. 정말 캠핑 가면 먹고 자고 밖에 없다. 거기서 뭘 하겠는가? 아 이거 대박인데? 그래서 뭔가 집에 있던 답답함을 캠핑으로 풀었다. 그리고 그날 내가 제일 좋았던 건 아침에 일어났는데 콧속으로 피톤치트라고 하나? 그게 싹 들어오는 것이다. 잠들었다가 아침에 이 공기를 마시며 깨는 것이다. 이 냄새가 너무 좋다.

 

 

캠핑 홀릭 그 자체가 됐다. 친구를 졸라 계속 같이 가자고 부탁했는데 바빠서 혼자 가라는 답을 들었다. 그래서 빽가는 중고 사이트에 들어가서 캠핑 장비를 사기 시작했다. 사실 그동안 친구가 모든 걸 세팅해줬는데 빽가는 닥치는대로 장비들을 모아서 홀로 캠핑에 나섰다.

 

텐트도 제대로 못 치고 엉망진창이었다. 근데도 어쨌든 세팅을 해놓고 라면 끓여 먹고 믹스 커피 마시고 그랬는데 아 이거 미쳤다. 이거구나! 그때부터 완전히 캠핑에 꽂히게 된 것이다. 관심을 갖게 되니까 장비들이 되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캠핑은 추운 곳에서 잘못 자면 정말로 몸이 안 좋아진다. 일산화탄소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고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생명과 직결된 거니까 장비를 좋은 걸 써야 되겠구나. 그래서 하나하나 장비를 좋은 것들을 사고 캠핑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한 1년이 흘렀다. 이제 캠핑의 도사가 됐다.

 

마침 또 다른 친구로부터 캠핑 장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동생을 소개 받게 됐다. 그 동생은 빽가에게 브랜드 모델을 제안했다. 빽가는 “도저히 캠핑하는 연예인이나 셀럽이 아무도 없다”는 말에 크지 않은 개런티임에도 수락을 했다. 해외로 나가서 홍보 영상을 촬영하고 그렇게 도움을 줬는데 어느 순간 해당 업체는 연 매출 1000억이 넘어가는 규모로 성장해다.

 

나는 그 회사의 앰배서더로 아직도 활동을 하고 있고 지금도 계속 일을 하고 있다. 얼마전에 또 캠핑을 다녀왔는데 정말 캠핑으로도 끝을 보고 있다. 그게 벌써 2010년도니까 15년이나 됐다. 15년째 캠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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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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