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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이동권②] 비싸지는 저상버스…대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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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김현 기자]

 

마이광주 교통약자 이동권 기획, 1탄에선 이용섭 광주시장의 미흡한 공약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으라차차 이동권①] 이용섭 광주시장 공약이 수상하다

 

이번엔 공약 점검에 이어, 광주시 저상버스 정책에 대해 한번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2021년까지 광주시가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저상버스 운행률 목표치는 45%입니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길은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습니다.

 

도입 예정이었던 저상버스의 단가가 2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올라버렸기 때문입니다.

 

시가 저상버스 도입량을 전부 친환경버스로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친환경버스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저상버스 도입 목표치를 이번에도 채울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1. 저상버스, 전부 친환경버스로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2019년 한 해 동안 저상버스 총 10대를 도입했습니다.

 

이 10대 저상버스는 모두 ‘전기버스’였습니다.

 

시는 여기에 더해 2020년에도 모든 저상버스 도입량을 친환경버스(전기버스 수소버스)로 채운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에 따른 것입니다.

 

정부는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교통약자 이동권 확대를 위해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새로 도입되는 전기·수소버스는 기본적으로 전부 저상버스로 설계돼있기 때문에,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면서 이동권까지 보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3차 광주광역시 대중교통계획에 따르면, 시는 앞으로는 도입되는 모든 저상버스를 전기저상버스로 대체할 계획입니다.

 

도심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고, 특히 준공영제 재정지원금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유지보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도입 이유입니다.

 

실제로, 전기저상버스는 기존 CNG 대비 연료비용을 약 76%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1년에 1대당 2400만 원을 아낄 수 있는 겁니다.

 

 

2. 저상버스 가격이 오른다

이러한 장점에도, 우려는 나옵니다. “좋은 취지와 가치엔 공감하지만,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전기저상버스 가격은 4억4000만 원 가량 합니다. CNG 저상버스 가격(2억1000만원)보다 2배 가량 비싼 가격입니다.

 

수소저상버스는 더 비쌉니다. 6억2000만 원. CNG 저상버스보다 3배 가까이 비싸죠?

 

저상버스 도입은 일반버스 구입비의 차액이 보조금으로 지원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반버스 가격이 1억2000만 원이고 저상버스가 2억1000만원이면, 버스회사는 일반버스 가격만 부담하고, 차액 9000만 원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비와 지방비를 50:50으로 매칭합니다.

 

그런데 전기저상버스의 경우, 차량 가격이 두배로 늘어났기 때문에 지자체의 예산부담 역시 늘어나게 됩니다.

 

환경부가 1억 원을 더 지원하긴 하지만, 지자체 입장에선 부담이 훨씬 늘어나게 된 겁니다.

 

 

3. 계획 틀어져…행정은 무대책

이에 따라 광주시가 직접 세운 제3차 광주광역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에서의 2021년 저상버스 운행률 45%는 더 달성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친환경버스 도입은 2017년 계획 수립 당시엔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에 따른 필요예산 역시 마찬가지로 계산되지 않았던 거죠.

이는 실제 도입실적에서도 나타납니다. 2018년 광주시는 저상버스 20대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에는 절반인 10대만 도입하는 데 그쳤죠. 모두 전기저상버스였습니다.

가격이 두배가 되면서 정확히 절반의 저상버스만 도입된 겁니다.

이같은 상황은 정부 이동편의 증진계획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지자체와 정부 모두 뚜렷한 대책은 마련해놓고 있지 않습니다.

광주시 대중교통과는 마이광주와 통화에서 “전기버스 도입에 따라 총 비용이 늘어나면서 부담이 늘어난 것은 맞다. 시에서도 환경지원금 1억30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등 보급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국토교통부 교통안전복지과는 대책 마련에 관한 질문에 “현 상태라면 계획에 따른 목표치에는 많이 못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그걸 근거로 기재부에 예산 증액을 요청하고 있고, 대폐차에 대해 별도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법령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라고만 밝혔습니다.

 

4. 행정편의적 접근…철저한 대안 내놔야

저상버스 도입 의지 없는 이용섭 광주시장 공약부터 예산대책 없는 친환경버스 도입까지..

 

저상버스 확대를 기다리던 교통약자들은 실망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습니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용목 상임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획을 세워놨는데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늘 넘어가고,
당사자들이 요구하고 나서면 그제서야 도입계획을 제시하고,
결국은 실행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게 계속돼 여기까지 왔습니다.
1차, 2차, 3차 이동편의 증진계획에서도
저상버스 도입비율을 맞추지 않은 것은
광주시장들이 궁극적인 책임이 있는거죠.
심각한 정책의 난맥상입니다.
전기저상버스가 고려되지 않았다면,
충분히 예산을 미리 맞춰놓고 추진해야 하는 거지,
예산은 그대로 두고, 비용이 증가하니까 도입대수를 줄인다면
행정편의적인.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문제를 전혀 고민하지 않은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친환경버스 도입은 분명 의미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거기에 따른 기존의 계획에 대해
철저한 대안을 내와야 합니다.

 

김용목 대표의 말처럼, 친환경버스 도입은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와 환경보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고 궁극적으로 시정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입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정책도입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하겠죠. 새롭고 멋진 정책도 좋지만, 적어도 직접 세워놓은 기존의 정책목표. 약속은 지킬 수 있는 행정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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