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협의회’마저 “후진국형 인재”를 입 밖으로 꺼낼 수밖에 없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에 이어 2022년 이태원 참사로 끝날줄 알았는데 또 다시 공무원들의 어이없는 근무태만으로 사람들이 죽었다. 무려 14명이 목숨을 잃었고, 10명이 다쳤다. 유가족들은 참사가 반복될 때마다 책임있는 세력들의 정치적 방어전선으로 인해 고립되어왔던 사이클이 이번에도 재현되진 않을지 불안감이 든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유일하게 죗값을 치른 ‘목포해경 123정’의 김경일 전 정장처럼 꼬리자르기가 자행되지는 않을지 초조하다.
유가족협의회는 26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가 인재라고 하는데 참사에 책임 있는 어느 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유가족협의회 이경구 공동대표는 일단 참사 이후 11일만에 철거될 위기에 놓인 합동분향소를 1개월 가량 더 유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예정대로 합동분향소를 철거하는 것은 “빠른 흔적 지우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계당국와 사정당국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하지만 언제나 용두사미로 끝나고 결국 일선 담당자만 처벌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많이 봐왔다. 우리는 피해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했다.
14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해 주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관심 갖고 함께 해달라.
유가족들의 요구사항은 6가지다.
①충북이 설치한 현 합동분향소 존치 기간 1개월 연장
②제방 붕괴, 도로 미통제 등 모든 의혹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③수사 과정 정기적으로 공유
④재발방지책 마련
⑤유가족 심리치료 지원 강화
⑥고인 추모시설 설치
이 대표는 “과거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경기도청 대회의실에 마련되고 두 달 뒤 신관 로비로 옮겨져 236일 동안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충북이 오송 참사의 유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예우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충북은 1개월이 아니라 딱 3일만 연장해서 29일까지 분향소를 유지하겠다고 공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