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52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더불어 박성준 센터장은 2024년 7월11일부터 평범한미디어 정식 멤버로 합류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현실감이 없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2일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딱 사고가 터지고 나서 지금까지 현실감이 없다”며 “비행기 사고라는 게 확률적으로 워낙 희박하고 횟수도 적긴 한데 그 대신 한 번 사고가 나면 사상자가 많은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사고 수습을 하기도 힘들고 착륙 중에 그랬든 공중에서 그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3년만에 돌아온 <오징어게임2>의 공개 타이밍과 한국 정치의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목숨 걸고 경쟁하는 결기, 공존과 협력보단 너 죽고 나 죽기, 모 아니면 도, 승자독식, 윈윈보단 제로섬게임, 생존 아니면 죽음, 편가르기와 진영논리 등등. 이 모든 것들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극단주의’다. 정말 극단적이다. 중간에서 타협하고 절충하는 법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회 다수당을 인정하고 협조를 구하는 선택지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럴 바엔 죽는 게 낫고. 죽을 바엔 상대를 제거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의 머릿 속을 지배했다. 그동안 정치 평론가들이 말로만 표현해왔던 “적대적 양당체제”의 저주성이 정치적 대결의 범위를 넘어 실제로 상대를 무력으로 제압하려는 ‘계엄 사태’로 현실화됐다. 단순히 윤석열이라는 개인이 이상한 사람이라 이런 짓을 벌였다고 여기면 속이 편하겠지만 한국 정치는 민주화 이후 35년 넘는 세월 동안 극단으로 치닫고 있었다. 거대 양당이 정권을 독과점하며 반복하고 있는 정치 보복과 저주의 굴레가 故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이후 도무지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처럼 관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일요일(29일)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느닷없는 참사 뉴스를 접하고 하염없이 통신사앱 속보를 들여다봤다. 제주항공 7C2216편(미국 보잉사 제조 ‘B737-8AS’ 기종) 여객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제대로 착륙하지 못 하고 외벽과 충돌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아침 9시에 벌어진 대형 참사였는데 밤이 되자 탑승자 181명 중 비행기 후미에 있던 승무원 2명만 생존하고 나머지 179명 전원이 사망했다는 비극적인 소식이 공식화됐다. ‘허드슨강의 기적’(US 에어웨이즈 1549편 불시착 사고)으로 불리는 항공 사고 모범 대응 사례가 퍼뜩 떠올랐다. 2009년 1월 미국 뉴욕에서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이번 참사처럼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맞아 엔진이 불능 상태가 됐다. 아무 동력도 제공 받지 못 한 비행기는 글라이더처럼 공중에 떠있는 상태였는데 추락이 임박한 상황에서 당시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 기장은 신속한 결단을 내려 인근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을 시도했고 승객 155명 전원 생존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널리 알려진 스토리인데 그야말로 기적이다. 바다가 됐든 강이 됐든 수상 착륙은 기체 균형을 유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12월3일 이후 모든 국민들이 하루종일 뉴스앱을 들여다보는 상황이 됐다. 8년만의 데자뷔다. 원래 뉴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일상을 계엄 정국 소식들이 채우고 있을 것이다. 평범한미디어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에 도달했다. 지난 6일 평범한미디어 크루로 활동하고 있는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이 업무 단톡방에 아래와 같이 제안을 했다. 4년 중임제든 정치 구조 변화 관련 기사나 유튜브 컨텐츠를 해보는 건 어떨까? 이번 계기로 대통령 중임제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제의 틀을 벗어나서 사고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간 단계에서 도달할 수 있는 권력구조 개헌이 바로 임기 4년 대통령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이다. 일찌감치 박 센터장과 박효영 기자는 한국 정치의 제도 개혁에 관하여 의견 일치를 봤다. 그래서 지금 이 시국에 무슨 그런 한가한 소리를 하느냐고 핀잔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제도권 언론들이 속보를 쏟아내고 있는 만큼 평범한미디어까지 똑같은 내용으로 다뤄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윤석열 대통령 개인이 “미치광이”라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사안을 좁혀서 미시적으로만 보면 당연히 비상계엄의 선포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전국민이 동의하고 있다. 국내 정치 행위자로서 야당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계엄을 선포하는 것 자체가 위헌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에 대한 “경고”를 하기 위해 계엄 카드까지 꺼낼 정도로 야당에 대한 적개심이 크다는 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의 방탄 국회가 계엄 사태를 촉발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는데 그렇다고 해도 계엄은 선을 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 정치가 아무리 양당의 적대적 공존체제라고 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로 2년 반 동안 극단적인 대립의 수위가 역대급이었다. 매번 최악으로만 치닫았다. 국회 다수당의 지위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탄핵’과 ‘날치기’ 카드를 남용했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거부권’과 ‘검찰 수사권’이라는 칼을 쥐고 무분별하게 휘둘렀다. 올해 내내 한국 정치권에는 탄핵과 거부권만 있었다. 대화와 타협? 합의와 양보? 그딴 건 없었다. 그렇다면 왜 이지경까지 됐을까?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의 표현대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24년 12월3일 22시49분. 평범한미디어 크루로 활동하고 있는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30분 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전국민이 얼떨떨한 상태에서 뉴스 라이브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도 지금 깜짝 놀라서 전화하는 건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지금 그러니까 각료들에 대한 잦은 탄핵 소추와, 이번 예산 삭감 공세에 비상계엄으로 맞받아친 거 맞는가? 쉽게 말하면 과연 이 상황을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이야기를 하는 게 맞을까? 박 센터장은 근래 연말 정국에서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과 개별 검사들에 대한 탄핵을 소추하고 △특활비 등 정부 예산안을 대거 삭감해서 윤 대통령이 격분했다면 계엄 카드를 꺼낼 게 아니라 비판 성명을 내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기소와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와 검사를 탄핵 소추한 것이 문제라면 검찰총장과 대법원장이 먼저 나서서 긴급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이 액션을 취하는 모양새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단순히 북한 도발이 있다고 해도 계엄 안 한다. 일반적으로 미사일 정도가 서울에 떨어졌거나 최소한 서해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51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더불어 박성준 센터장은 2024년 7월11일부터 평범한미디어 정식 멤버로 합류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시 돌아왔다. 미국 대권을 거머쥔 만큼 금의환향이다. 전세계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 하는 반응이다. 하지만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트럼프의 재집권은 약속됐고 예견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와 트럼프가 박빙이라는 것은 겉으로 보기엔 그럴 수밖에 없다. 바둑 고수를 알아보는 건 끝내기다. 그러니까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 막판 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손가락질을 받는 것이 너무 가혹한 게 아닐까라는 말을 들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인기와 부를 누렸고 전국민이 알고 있는 유명인이 되었다. 한윤형 논객은 이렇게 표현했다. 한편 또 한 번 생각해보면 연예인의 대중성이란 것은 사실상 대중에 의해 임의로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분개를 마냥 비합리적인 것으로 말하는 것도 그 영역의 특성을 무시한 일이다. (물의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분개를 비합리적이므로 ‘부당’하다고 말한다면 해당 연예인이 누렸던 과거의 드높은 인기는 합리적으로 ‘타당’한 것일까. 어쩌면 이 문제는 ‘타당’과 ‘부당’의 영역과는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고 차라리 자기 일에 집중하라고 조언하지만, 톱스타의 일탈 이슈가 대중의 머릿 속에 자꾸 떠오르는 것은 합리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악플과 욕설에 가까운 배설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정우성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일단 시간이 흐르고 이번 스캔들이 잊혀질 때쯤 꼭 정우성 배우가 다시 대중 앞에 당당히 나타나서 계속해서 연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싶은 동기부여가 될 만큼만 읽다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그만 읽고 바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동진 평론가처럼 스포를 확인해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 타입이라면 그냥 읽어도 상관없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김대우 감독의 신작이라 베드신을 기대하고 극장에 갔다. 치정과 복수의 스릴러라고는 하는데 전작 <인간중독>에서 임지연 배우의 육감적인 베드신이 워낙 인상적이라서 이번에도 박지현 배우가 어떤 노출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박지현 배우의 노출보다 영화 자체가 더 존재감이 컸다. 극 전개가 워낙 빠르고, 흥미진진했으며, 불필요한 등장인물도 없고, 엄청난 반전의 연속이었다. 영화 <히든페이스>는 2011년에 개봉한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한국판에서는 수연(조여정 배우), 성진(송승헌 배우), 미주(박지현 배우) 딱 3명으로만 모든 서사가 완성되는 구조다. 조여정 배우는 수연에 대해 “나르시시즘과 자기애가 강한 인물”이라고 묘사했는데 그냥 철없는 금수저를 넘어 세상이 자기 위주로 돌아가야 직성이 풀리는
#2021년 6월부터 연재되고 있는 [불편한 하루] 칼럼 시리즈 21번째 기사입니다. 윤동욱 기자가 일상 속 불편하고 까칠한 감정이 들면 글로 풀어냈던 기획이었는데요. 2024년 3월부턴 영상 칼럼으로 전환해보려고 합니다. 윤동욱 기자와 박효영 기자가 주제를 정해서 대화를 나눈 뒤 텍스트 기사와 유튜브 영상으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대담: 윤동욱·박효영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지난 6월3일 업로드된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 가수 비 정지훈씨가 출연해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저희 어머님과 아버님이 이제 어머님은 일찍 돌아 가셨지만 되게 절실하게 절박하게 사셨던 것 같아요. 때로는 여유가 있었지만 IMF라는 것을 맞이하면서 되게 가난해졌고 어머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그러면서 이제 제가 겪었던 이제 1년의 과정들이 초등학교를 아직 가지 못 한 그 7살짜리가 어린이집을, 가방 메고 그 먼길을 걸어갔던 기억이 나거든요. 신촌 노고산동 그 거리에서 길을 이렇게 쭉 걸어가면서 이제 제가 그때 사슴반이었는데 아주 기억이 나는데 (선생님이) 너는 엄마가 언제 오시니? 이랬는데 엄마 안 오셨는데요! 근데 왜 여기 있어? 있으라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