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독립 서점은 대규모 자본이나 대형 유통망에 의지하지 않고 책방 주인장의 취향대로 꾸며진 작은 책방을 의미한다. 책방 주인의 취향이 구비하는 도서의 기준이 되다보니 서점별로 특정 영역에 특화된 경우가 많다. 나아가 기존 서점에서 사용하는 한국십진분류표(KDC)를 기준으로 서가를 구분하지 않고, 소규모 출판사에서 출간한 서적들도 독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서가에 배치한다.
과거에 독립 서점은 주로 단일 상점으로만 구성됐지만 요즘 트렌드는 다중 상점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책을 파는 것 말고도 책과 함께 시간과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색깔들로 채워놓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독립 서점 ‘여름서가’에 가봤는데 단순히 맘에 드는 책을 골라 읽어볼 수 있는 공간 말고도, 독서 모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장소 대관으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었다. 여름서가는 “예쁜 책방”으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정말 깔끔하고 정돈된 독립 서점의 전형적인 스타일을 느껴볼 수 있다. 당연히 여름서가 역시 카페처럼 식음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각종 굿즈도 팔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배치다. 책을 쓴 작가와 맞는 컨셉으로 문구류 등 여러 굿즈를 배치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여름서가는 책 옆에 ‘도서 카드’를 놔뒀는데 일종의 미니 독후감과 같다.
여름서가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보면 이미 수차례 독서 모임이 열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 그래서 여름서가에서는 워크숍, 강연, 작가와의 만남, 북토크 등이 수시로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독립 서점 ‘진인서림’에도 가봤다. ‘책과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일명 북스토어 BAR 컨셉이다. 물론 여름서가와 마찬가지로 독서 모임, 필사 모임, 밴드 공연 등 다양한 것들이 가능하도록 왁자지껄 호프집으로만 분위기를 가져가고 있지는 않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독립 서점은 생계수단으로 그리 매력적이라고 볼 수 없다. 돈이 안 된다. 독립 서점 운영자들 중 대부분은 투잡러다. 그러나 독립 서점에만 올인하는 원잡러로서,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주인장들이 있다. 그들은 독립 서점을 찾아다니는 감성 여행 수요를 공략하기도 하고, 지역색을 확실히 입혀 지역 주민들의 방문을 유도하기도 한다. 오늘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물론 기존 서점들도 작가와 독자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지만, 독립 서점 만큼 작가와 독자를 이어주는 것에 진심이진 않는 것 같다. 독립 서점은 그 자체로 주인장의 남다른 철학으로 탄생했기 때문에 수많은 매체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향후 독립 서점이 독립 출판과의 관련성, 수익모델 발굴 등 얼마나 더 진화할 수 있을지 애정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