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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사라진 야구선수 ‘홍종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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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네이버에 ‘기아 타이거즈 홍종표’를 검색해봤다. 그런데 논란 이슈가 반영된 언론 기사가 하나도 노출되지 않았다. 지난 20일 블로그 서비스 ‘포스타입’에 기아 타이거즈 내야수 홍종표 선수로 추정되는 A선수에 대한 폭로글이 게시됐고, 기아팬을 비롯 상당수 야구팬들은 이를 홍 선수로 여기고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유튜브, SNS, 야구 커뮤니티 등에서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제도권 언론들과 기아 구단에선 함구하고 있다. 기아팬들은 광주일보 김여울 기자 등 기아 담당 언론인들에게 취재를 부탁하고 있지만 수면 위에서 홍 선수에 대한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있다.

 

 

여러 여성들과 동시에 연애를 즐겼다는 ‘이성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종종 접하게 되는 스포츠 선수의 사생활 논란 패턴이 익숙한 만큼 팬들도 별 관심이 없다. 그러나 구단 비하와 연고지 비하 나아가 팬의 응원을 우습게 여기고 모욕한 부분은 차원이 다르다. 이미 ‘신동수 사태’에서 그런 짓을 저지른 야구선수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목도한 바 있다. 팬들이 안겨주는 인기와 사랑으로 지탱되는 프로스포츠 구단으로서 이런 선수와는 동행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말 그대로 ‘선 넘는’ 선수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 건드리면 안 되는 ‘레드라인’이 있는 법이다.

 

기아 타이거즈 팬 유튜버 ‘놀고싶다’는 22일 본인 채널에서 “연고지에 대한 배신은 팬들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며 “팬들의 환호를 받기 힘들고 팬의 지지가 없는 프로스포츠 선수가 과연 존재 가치가 있느냐? 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일로 해당 선수의 선수 생명을 끊는 것은 좀 너무 나간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막말로 이게 법을 어긴 것도 아니고 선수 개인의 일탈에다가 공개적으로 팀에 비토를 놓은 것도 아니고 지극히 사적인 대화가 본인의 동의 없이 넷상에 퍼진 것이기 때문에 그냥 단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그러나 나만큼 너그럽게 이 사태를 봐줄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느냐. 역린을 제대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매우 높은 수위로. 정상인의 이해 범주를 까마득히 넘겨버렸기 때문에 뭘 해도 이제 팬들의 환호를 받기 힘들고 팬의 지지가 없는 프로스포츠 선수 과연 존재 가치가 있느냐? 나는 없다고 본다. 어떤 방식으로든 결국 트레이드가 될 거라고 보고. 아마 1군 무대에서 앞으로 볼 일은 없을 거다. 한국시리즈 엔트리 합류 불가능하다고 보고. 기아로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 됐다. 그래도 올해 팀의 핵심 백업 선수로 들인 시간이 물거품이 된 거고. 당연히 이제 시장 가치보다 낮은 값에 처분할 수밖에 없을텐데 여러 가지로 밑지는 장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굉장히 안타깝다. 되게 멍청했다. 핵심은 프로답지 못 했다.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초 여성 폭로자 B씨는 홍 선수와 인스타그램 디엠으로 연이 되어 짧은 연애를 했다가 양다리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더 이상 다른 여성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폭로를 결심했다고 밝혔지만 이내 지역과 구단에 대한 혐오 문제를 제기했다. B씨는 홍 선수에 대해 아래와 같이 폭로했다.

 

이솝 핸드크림을 받았다고 했다. 그 선수는 어차피 한 번 쓰고 버릴 거라고 내게 말했고, 뉴발란스 운동화 등등 집이 좁아진 이유가 팬들이 준 선물 때문이라며 이야기를 했고, 자동차로 움직일 때 운전 못 하는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말하곤 했다. 정말 거짓 하나도 없고 그냥 팬들이 주는 그 사랑을 고마워할줄 모르는 태도들을 전부 밝히는 바다. 그리고 이 선수도 본인이 공인인 거 인지하고 있어서 디엠으로는 비속어를 거의 쓰지 않고 나와 C씨 자동차, 자취방에 있을 때나 전화로는 필터링 없이 지역과 팬 욕을 다 말했다.

 

 

B씨와 연락이 닿아 홍 선수를 저격하는 행위에 동참한 여성은 C씨와 D씨가 있다. D씨도 “뭐 자동차에서 대화하거나 돌아다니면서나 집에서나 지역 욕하고 구단 뜨고 싶다. 서울로 갈 거다. 이런 말은 만날 때마다 들었던 얘기”라고 증언했다.

 

물론 아직까진 폭로자들의 주장에 불과하고, 나무위키에서도 홍 선수 페이지 중 해당 논란이 서술됐다가 확정된 사실관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삭제되는 등 명백한 스모킹건이 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초 폭로 이후 일주일 가량이 지났음에도 홍 선수나 구단에선 사실관계를 부정하는 입장을 내거나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여론이 들끓고 있고, 홍 선수의 인스타그램이 비공개로 전환됐고,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갸티비)에 항의 댓글이 잇따라 댓글창이 폐쇄되는 동안 책임 주체들은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22일 구단은 홍 선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으며 25일 광주 홈 경기 직후 진행된 한국시리즈 출정식에서 홍 선수의 흔적을 철저히 지웠다. 홍 선수는 현장에도 없었고, 7분간 상영된 시즌 요약 영상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기아 입단 5년차가 된 홍 선수는 올시즌 ‘커리어 하이’로 평가 받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갑자기 자취를 감춘 것이다. 홍 선수는 1군 붙박이 백업 선수로서 시즌 초반 김도영 선수와 박찬호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 내야수 자리를 메워줬으며, 타율도 3할(105타수 31안타)에 육박했다. 주력이 뛰어난 만큼 경기 후반 대주자로 투입되어 수비까지 맡게 되는 루트로 활약했으며 커리어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100경기)에 출장했다. 그런데 아무 설명 없이 사라졌다.

 

그래서 기아팬들은 부글부글이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어 행복한 순간을 만끽해야 하는데 뭔가 찝찝하다. 무엇보다 홍 선수에 대한 구단의 모르쇠 방침이 답답하다. 잘못이 없고 해당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펄쩍 뛰며 당장 고소하지 않을 수 없는 수위의 내용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B씨와 C씨는 실제로 만났고 홍 선수로부터 직접 듣게 된 지역과 구단 비하의 표현들을 복기했는데 그것은 아래와 같다.

 

광주 들어오자마자 기운이 안 좋다. 봐봐. 바로 병신 같은 새끼들 보이잖아. 광주 병신새끼들 천국이다. 광주에는 병신 밖에 없다. 광주사람이 싫으니깐 광주 여자도 못 만나겠다. (광주 사람을 왜 이렇게 싫어해? 기아에서 친한 사람들 중에 광주 사람 있지 않아?) 제일 친한 사람들 중에는 없다.

 

나아가 홍 선수는 C씨와의 대화 과정에서 아래와 같이 배설을 했다고 한다.

 

(광주에서 운전하며) 저런 장애인 병신! 하... 광주는 병신 장애인들 밖에 없어요. 너는 가족 중에 광주 사람 없지? (식당에서 식사 도중 팬들이 홍 선수를 알아봤는데 외모를 비하하며) 하... 진짜 장애인들 때문에 개빡친다.

 

여기까진 B씨, C씨, D씨의 전언이다. 하지만 B씨의 폭로에 물증을 제시하라는 네티즌들의 요구가 있었고 이에 B씨는 인스타 디엠 화면을 캡처해서 제시했다.

 

 

B씨는 홍 선수와 구단을 거론하지 않고 철저히 익명에 부쳤지만 이로 인해 웹상에선 홍 선수의 실명이 명시된 수많은 팬들의 비난 게시물이 양산됐다. 추가 폭로자도 나타났는데 E씨는 지난 20일 B씨의 게시물을 접하고 트위터 X를 통해 적나라한 내용들을 까발렸다. 저격 대상은 익명에 부치지 않고 홍 선수 실명을 그대로 적시했다.

 

일어나자마자 짜증나는 소식 들려오길래 안 쓰던 계정까지 공개로 풀고 말한다. 종표야 솔직히 너 사생활 다 알고 있는데도 경기 열심히 뛰는 것 같아서 아무 말 안 하려 했거든?

 

E씨가 주장하는 홍 선수의 워크에식, 팬 기만과 지역 혐오 대목은 아래와 같다.

 

그리고 종표야 너 팬들이 사진 찍어달라고 하면 예쁜 여자면 태그된 거 보고 인스타로 연락하고 별로면 욕하잖아. 광주는 다 빻았다고! 니가 이 팀 와서 우승에 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다고 지역 혐오를 하고 양다리를 걸치고 주접을 떠니.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켜봤는데 저번주도 다른 고참들은 매직넘버 빨리 지우겠다고 열심히 하는데 너는 여자랑 술쳐먹고 다녔잖아.

 

현재 E씨 계정은 삭제됐지만 물증들이 차고 넘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내가 쓴 글 아니라고 어디 반박해봐라. 그땐 내가 신고당하고 벌금 물 각오하고 니 영상이든 사진이든 대화 내용이든 싹 풀어줄테니까. 제발 마지막 양심 있으면 곱게 나가라. 너 지금 광주 와서 길거리 돌아다니면 진짜 돌 맞아. 하 카톡이든 디엠이든 영상이든 정말 많은데 풀고 싶어 죽겠다. 지금 울고 있다며 정신 좀 차리렴.

 

 

홍 선수가 갖고 있는 기아와 광주에 대한 적나라한 인상과 생각들은 발설되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알 수 없고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만나는 여성들에게 부적절한 단어들로 발화되어 내뱉어졌고, 그들이 등을 돌려 홍 선수에게 비수를 꽂아서라도 폭로하고 싶을 만큼 홍 선수의 언행과 태도는 형편없었다. 홍 선수는 지난 5월 인터뷰에서 “1군에서 백업으로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매 경기 잘 준비해 어떤 위치에서든 내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홍 선수는 속으로 타이거즈와 광주를 혐오하며 수도권 팀으로의 이적을 바라고 있었다.

 

타이거즈 출신 장성호 해설위원은 22일 송출된 유튜브 채널 <야구라> 라이브 방송에서 “(홍 선수의 논란을 접하고) 팀 분위기도 좋고 잘나가고 있는데 뭐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그래”라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기아 타이거즈에 있는 선수들은 내가 봤을 때 축복 받은 것이다. 나도 타이거즈 출신이지만 타이거즈가 우리나라 프로야구 팀 중에 가장 인기가 많은 팀이다. 내가 이렇게 지금도 어디서 장성호! 장성호! 팬들이 알아보는 것은 내가 다른 팀 출신이었다면 그렇게 많이 알아보지 않았을 것이다. 기아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인정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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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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