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의 오목렌즈] 66-5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대선 끝나고 하루가 지난 4일 저녁 이뤄졌던 오목렌즈 전화 대담의 마지막 주제는 이재명 대통령이다. 대통령 비서라인 인선은 거의 마무리가 됐고 내각을 채우는 일만 남았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첫 내각은 안정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 밖의 인물들이 없을 것 같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도 사실 ‘홍준표 총리설’이나 ‘박지원 총리설’에 비하면 무난하게 예상이 됐다. 과거에는 각 내각마다 깜짝 발탁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스타일이 모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은근히 파격을 좋아하지 않는다. 행정을 해봤던 사람들은 안정형을 택한다. 청문회를 생각해서 국회 불문율이 좀 깨졌지만 현역 의원들을 대거 등용시킬 수도 있다. 전문성을 기초로 해서 들어갈만한 자리에 사람들을 선별할 것이다. 그나마 가장 파격 인사 소리를 듣는 사람이 강훈식 의원인데 이유가 딱 하나다. 젊은 비서실장. 비서실장은 정권의 2인자나 다름 없는 막후 실세인데 통상 60대 이상 정치 경력이 매우 굵직한 인물을 발탁하는데 우상호 정무수석보다 경력이 짧다. 근데 워낙 이재명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기 때문에 예상가능했던 인사다. 이제 지금은 굉장히 자기 사람 위주의 그런 포인트들이 만들어졌다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고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박 센터장은 두 신설 부처의 장관으로 누가 가게 될지에 대해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대선 캠프에 여성이 없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내각에 여성 장관이나 기관장이 몇이나 될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주변에 여성 인재가 별로 없다. 여성 인재라고 할만한 강유정 의원을 대변인으로 데려갔는데 (성남시장 시절부터 측근이었던 제윤경 전 의원은 금융공공기관 쪽으로 갈 수는 있지만) 내각에 등용하기는 좀 힘들 것 같다.
이제 막 시작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어떤 어드바이스를 줄 수 있을까? 박 센터장은 “사실 이재명 정부가 해야 될 첫 번째이자 마지막은 반대파를 어떻게 끌어안느냐”라면서 “그게 처음부터 끝”이라고 표현했다.
가능하면 한 6개월에 한 번 정도 이번 취임식 직후에 했던 것처럼 야당 대표들을 전부 다 대통령실이든 청와대든 초청해서 다른 것들 다 빼고 최소의 인원만 배석시킨 다음에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자주 해야 한다. 어차피 김문수 개인의 영향력과 달리 제1야당으로서 국민의힘은 맹공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그래서 여유를 가지고 대야당 관계를 만들어가면 된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딱 하나만 생각하면 되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반대로만 하면 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집권 초기만 하더라도 출퇴근길 기자들과 마주하며 질의응답을 가졌던 ‘도어스테핑’을 진행했지만, 이내 대통령실의 장막 뒤로 숨었고 껄끄러운 이슈들에 대해서 정면돌파를 택하지 않고 야당과 언론에 대한 분노심만 키워갔다.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망 사건, 김건희 리스크, 명태균 게이트 등 윤석열 정부를 뒤흔들었던 일들이 발생할 때마다 ‘반국가세력 척결론’과 ‘음모론’에 기대어 극우화로 치닫았다. 명태균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이후 뒤늦게 부랴부랴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수습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너무 늦었고 계엄 사태를 일으켜서 조기 탄핵을 당하고 말았다.
박 센터장은 이런 윤석열 정부를 반면교사의 교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는데 말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원래 집권을 하면 데미지를 입을 만한 이슈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을 쓰는 ‘인사’부터 지뢰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사전 검증을 하더라도 언론과 야당의 레이더에 들어오는 ‘네거티브적 요소’는 국민적 공감대를 받아 이재명 대통령을 압박할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매번 지명 철회를 할 순 없겠지만 고집을 부리다가 지지율이 저조해지면서 국정 동력을 잃게 될 수 있다. 그밖에 부정부패 게이트가 갑자기 터질 수도 있다. 박 센터장은 평화로운 시기가 아닌 여권에 불리할 때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반대”로만 하면 된다고 고언한 것이다.
나아가 박 센터장은 임기 동안 절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사실상 내란 관련 형사재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고 유죄 판결을 받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판단하는 것이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다면 그것이다. 임기 안에 절대 사면하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했는데 국정농단 이후 8년만에 내란이 발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명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하고 다르게 본인의 영향력을 너무너무 과시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자칫 그럴 기회를 주게 되면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분이라서 이전에 전직 대통령들하고는 성향적으로 많이 다르다. 그런 기회를 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