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운 배우지만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

  • 등록 2025.12.12 00: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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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준의 오목렌즈] 101번째 특집 대담의 주제는 ‘배우 조진웅 사태’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조진웅 배우가 요즘 입에 많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예전에 조진웅 배우는 중범죄를 저질렀고 소년원을 다녀온 후에 배우로 잘만 활동하다 최근 그 사실이 폭로되어 곤혹을 치르고 결국 배우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여기에 갑론을박이 있다. 아무리 예전 일이라도 연예인이 중범죄를 저질렀던 사실이 밝혀지면 당연히 활동하면 안 된다. 대중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중범죄를 저질렀을 때 혹은 그 사실이 알려졌을 때 활동을 하면 안 된다. 여기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정치병자와 일부 진영의 소수 사람들은 조진웅 배우를 두둔하고 나섰다. 어처구니가 없다. 논점은 그것이다. “소년원을 다녀오고 교화가 된 사람에게 낙인을 찍어 다시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게 맞나?”는 것이다. “예전에 일어난 일을 가지고 배우를 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 맞나?”는 것이다. 이 일련의 사건들이 조진웅 배우에게는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더 가혹하지 않을까? 뭔가 대다수의 사람들의 의견과 반대 의견을 내면 본인들이 멋있어 보인다고 착각하는 것일까? 생각은 자유다. 그러나 굳이 남들과 다른 그 저열한 똥글을 SNS에 싸지르고 본인들의 이미지를 스스로 깎아먹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 일련의 의문을 풀고자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과 인터뷰를 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이번 사태에 대한 종합적인 감상평을 물었다. 박 센터장은 어떻게 이런 사실이 유출되었는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일단 처음 드는 생각은 ‘왜 이게 지금 이제서 터졌을까?’다. 그 이후에 드는 생각은 ‘이 범죄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다. 범죄를 저지른 사실은 분명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약 30년 전의 기록을 어떻게 입수했는지가 의문이다. 범죄 기록, 전과 기록이라는 것은 개인의 중요한 서류다. 언론에서 이 기록을 입수하는 것이 쉬운 일인지 쉽지 않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걸 떠나서 전체적으로 공표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조진웅 배우의 잘잘못과는 별개로 이 문서가 유출되고 공표됨으로 인해 조진웅이라는 사람의 인권이 침해받는 느낌도 없잖아 있다

 

이 사태에서 ‘낙인 효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이미 30년간 소년 강력범죄 경력이 알려지지 않고 배우로 성공했던 조진웅 배우였던 만큼, 소년범에 대한 낙인 문제와 무관한 게 아닐까? 박 센터장도 이에 대해 동의했다.

 

30년간 범죄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범죄 기록이 잘 보관되고 있었다는 의미다. 왜냐하면 함부로 유포하면 안 되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개인 신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진웅 배우가 활동 기간 동안 나름대로 이미지 관리를 잘 했다. 만약 이미지 관리를 잘 하지 못하고 옛날 버릇이 나온다면 그 문제가 진작 알려젔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미지가 좋았다고 했지만 사실 조진웅 배우는 성인이 된 후 데뷔 초에도 폭력적이고 안하무인적인 모습을 보였다. 폭행과 폭언을 당한 배우과 감독이 존재한다. 그것도 최근에 알려진 사실이고 그동안 조진웅 배우는 듬직해보이는 풍채와 더불어 광복, 독립 관련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런 행보를 보면 정의로워 보이지 않을 수가 없다. 애국자 이미지와 함께 그야말로 개념 연예인의 표본 중 하나였다.

 

 

조진웅 배우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는 아무래도 드라마 <시그널>의 이재한 형사다. 그 형사는 정말 정의로운 형사였다. 이 <시그널>이라는 드라마조차 이제 10년 전 드라마다. 조진웅 배우를 고발할려면 지금의 폭로가 그때 터졌어야 했다. 아니면 다른 유명한 작품에 등장하기 전에 터졌어야 했다

 

반대로 이런 식으로 폭로가 나올 때마다 해당 연예인이 퇴출되는 식으로 해결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박 센터장에게 물었다. 박 센터장은 조진웅 배우 건에 대해서는 엄밀히 말하면 퇴출이 아니라고 전했다.

 

엄밀히 말하면 퇴출이 아니다. 조진웅 배우가 자진해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그냥 은퇴라고 말해야 될 것 같다. 소년원 기록은 문서화된 것이기 때문에 그 뒷면의 세세한 배경은 우리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기록들을 보면 명백한 중범죄들이다. 이 중범죄에 대해서는 연예인, 공인에 한에서는 공소시효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매일 TV 같은 곳에 얼굴을 내밀어야 한다. 그것을 보는 국민들은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꼭 직접적인 가해가 아니라 연루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지탄을 받을 만하다. 그래서 이번에 조진웅 배우의 은퇴 선언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된 것에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조진웅이라는 아까운 배우 한명을 우리는 결국 잃게 되었다.

 

좀 안타까운 건 조진웅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었던 우리 연예계의 포지션, 40~50대 초반의 남성, 그만이 가질 수 있었던 캐릭터가 좀 사라졌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다. 조진웅 배우는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선하고 정의로운 역할도 많이 맡았었고 사회적인 메시지도 많이 던졌다. 그동안 좋은 모습만 보였기 때문에 배신감이 더 큰 것도 있을 것이다. 배우를 잃었다는 안타까움은 있다

 

오해하면 안 될 것이 조진웅 배우를 두둔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냥 한 배우를 잃어버린 딱 그 정도의 조그마한 안타까움이다. 솔직히 그렇다고 조진웅 배우가 완벽하게 대체불가한 배우는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조금 과장 보태서 그 사람이 없다고 해서 한국영화, 드라마가 망하지는 않는다. 그 배우만큼 연기 잘하면서도 인성 좋고 타의 모범이 되는 배우는 얼마든지 있다. 다만

<시그널2> 제작진에게는 유감의 표시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조진웅 사례처럼 데뷔 전 또는 청소년기에 학폭이나 기타 강력범죄를 저질렀다면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대중 앞에 나서는 직업을 가지려고 하면 안 될까? 대다수 개념이 똑바로 박힌 사람이라면 당연히 안 된다고 볼 것이다. 박 센터장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 잣대가 진짜 공인인 정치인, 고위 관료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연히 안 된다고 본다. 아까도 말했지만 공인이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은 대중하고의 접점이 많다. 브라운관, 인터넷 등등 매체를 통해서도 접점이 자주 발생한다. 비연예인, 비공인보다는 좀 더 엄격한 모습이 요구된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경우 그 마주치는 빈도에 비해서 솜방망이 징계를 받는 것 같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이나 분노가 정치인들에게도 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노출 빈도에 있어서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에서 짚고가야 할 교훈이나 포인트에 대해 물어보았다. 박 센터장은 다시 한번 기록 유출 문제점에 대해 꼬집었다.

 

이번 사건에서 놓치지 말고 가야 되는 포인트는 이 기록이 어떻게 유출되었느냐이다. 조진웅 배우를 좋아하는 일각에서는 소년원을 통해 갱생한 스타 아니냐고 주장하는데 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근데 중요한 것은 그에게 그런 과오가 있었음을 우리는 알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에게 과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싶어서 알게 된 것이 아니라 폭로라는 형태로 알기 싫어도 알게 되어 버렸다. 이런 식의 폭로는 자제해야 한다. 언론이 굉장히 주목도가 강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다루어야 되는지를 한 번 더 다시 생각해 볼 수밖에 없는 사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조진웅 배우가 분명 잘못을 한건 맞다. 그것으로 지탄받아야 하는 것도 맞고 연예인 생활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조 배우가 지탄을 받게 만드는 방식이 올바른 방식인지는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의도였다.

 

조진웅 배우에 대한 사태를 다룬 기사를 하나 쓰고 폭로 과정에 대한 언론의 책임도 한번 다루어서 기사를 써야 할 것 같다. 둘을 별개의 사건으로 다루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각종 SNS에서 일부의 사람들이 석연찮은 폭로 과정으로 물타기와 음모론을 시도하고 있어 문제다. 조진웅 배우를 맘에 들어하지 않은 특정 진영에서 “그를 사장시키기 위해 일부러 범죄 이력을 폭로했다”는 말도 안되는 음모론이 있다. 그리고 이미 옜날에 죄값을 다 치루었는데 잘하고 있는 배우에게 낙인을 찍어 책임을 묻는 것이 옳은 모습이냐는 나사 빠진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증거 획득 방법이 정당했느냐를 따지면서 증거 자체를 흐리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그렇게 법적으로 따질게 아니다. 국민에게 어떤 생각을 가지게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연예인은 거의 준 공인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국민들의 기대치가 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민감도도 높다. 조진웅 배우를 감싸는 사람들은 그 민감도에 대한 대처를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조진웅 배우가 애초에 잘못을 하지 않았으면 제일 좋았겠지만 이미 벌어진 이상 책임을 져야 한다. 과거의 잘못이 용납할 수 있는 모습과 용납할 수 없는 모습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조진웅 배우는 후자다. 음주운전, 성범죄, 폭행 등등 피해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것들에 대해서는 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은 가해자를 자주 보면 피로도가 쌓인다. 그것을 방지해야 한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조진웅 배우의 은퇴에 대해 ‘가혹하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한다.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아니다. 본인이나 가족들이 그 범죄의 피해자여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피해자 앞에서 그 말을 할 수 있을까? 박 센터장은 거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가혹하다’라는 말이 나올려면 지금까지 톱배우로써 누려온 세월을 생각해야 한다. 사실 피해자가 제일 가혹하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그 배우가 아버지의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이번 사건이 폭로되면서 아버지에 이름에 굉장한 먹칠을 했다. 예전에 아버지의 이름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겠다는 인터뷰를 본 적 있는데 그 말의 의미가 모두 퇴색되어 버렸다. 여러모로 안타깝다. 조진웅 배우가 은퇴를 선택한 것은 잘 한 것이다.(잘했다기 보다는 선택지가 그것밖에 안 남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미지대로 행동한 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많이 흘러 복귀할 수 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복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윤동욱 endend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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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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