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의 오목렌즈] 60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구속 취소 결정을 받았지만 조기 대선은 사실상 열렸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앞서 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중도보수론’과 ‘엔비디아 국민 기업론’ 등 두 떡밥을 던졌고 이로 인해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이 대표를 제외하면 다른 대권 잠룡들 모두 오십보백보다. 지지율이 매우 저조한데 민주당계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보수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이준석 의원 등 7인 모두 지지율로 봤을 때 누가 현저하게 앞서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들이 아무리 메시지를 내도 주목을 받지 못 하고 있고, 오직 이 대표의 떡밥에 반응하는 모양새로만 언론에 비춰지고 있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오목렌즈 전화 대담에서 “내가 페이스북에도 썼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번 대통령은 3년 임기 개헌하고 물러나줘야 될 사람이면 좋겠고 이재명 대표는 그 개헌하고 나서 첫 번째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슬픈 일이지만 이재명에게 맞설 후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되게 재밌는데 민주당이나 진보진영에서는 어차피 이재명 대표가 가뿐히 경선 과정에서 이길 것 같고 보수쪽에선 지금 7명인데 내가 봤을 때 이번에 대통령이 되려고 나오는 사람은 1명도 없다. 정치적 중량감을 굉장히 최대치로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에 나도 있다! 그러려고 나오는 것이다. 이번에는 어차피 이재명이 된다 혹은 민주당이 된다는 걸 보수 주자들도 너무 잘 알고 있다.

한때 김문수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홀로 사과하지 않고 앉아 있는 모습이 반탄핵과 계엄 옹호로 결집하고 있는 강경우파 지지세를 등에 업어 이 대표와 호각세를 형성했지만 오래 가지 못 했다. 박 센터장은 “지금 확실히 보수 대권 주자들 중에서 반탄핵론자는 김문수 장관 1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홍준표 시장도 반탄핵론자이지만 정무적으로 보수 지지세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며 일찌감치 현실적으로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머지는 다들 확실한 탄핵론자다.
지금 현재로서는 김문수를 밀고 있다는 보수우파 지지자들과 전광훈 목사 등이 있을텐데 그들의 생명력은 탄핵 이후로 다 빠진다. 극우 집회도 지금 두 파로 나뉘어져서 손현보 목사의 여의도파(세이브더코리아)와 광화문파의 전광훈 목사가 있는데 광화문파는 김문수쪽으로 가고 여의도파는 뭐 오세훈이라는 말도 있고 그렇다. 지금 상황이 재밌는 게 여야 주자들 그 누구도 김문수가 떠오를 때 경계하지 않는다. 반짝으로 끝날 것이고 보수 유력 주자로 본선까지 가지는 못 할 것이라고 다들 보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견제를 받고 있는 주자는 오세훈과 한동훈이다. 홍준표 시장도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 한동훈이다.
박 센터장은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내에서는 경선을 뚫지 못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현재 ‘언더 73’을 비롯 세력을 키워 당을 나가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것인데 “한동훈을 주목해야 되는 게 과연 창당할 능력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어차피 국민의힘 내에서 당내 경선하면 못 이긴다. 한동훈도 유승민처럼 배신자 프레임이 씌어졌기 때문에 못 이기니까 결국 창당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냐는 건데 문제는 힘과 세력이 너무 없다. 그냥 여론을 가지고는 움직이기 힘들고 힘이 너무 없어서 과연 한동훈이 누구랑 손잡고 다음을 노리느냐를 생각해야 한다. 법무부장관으로서 야당 의원들과 맞섰던 모습이라든지,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계엄을 해제하는 데 기여한 부분도 그렇고 분명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이 없는 건 아니다. 있다. 그런데 북콘서트 하는 여론으로만 대통령 후보로 뽑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이번 대선이 정기 대선이 아니고 정말 급하게 이뤄진 조기 대선이기 때문에 준비할 기간이 워낙 짧다.
정치인 한동훈이 갖고 있는 약점도 분명 있다. 평생 검사로만 살았던 한동훈 전 대표는 천생 공격수다. 최근 출간한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에 대한 네거티브로 점철돼 있는데 누군가에 대한 혐오와 반감으로만 정치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박 센터장은 “공격만 하는 한동훈에 대해 국민들은 이재명2로 볼 것 같다. 윤석열2로 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효영 기자: 그러니까 한동훈은 윤석열과 다르다고 본다. 하지만 비슷한 점도 많다. 검사만 하다가 정치권으로 바로 왔고 물론 이제 윤석열은 당대표나 장관도 안 하고 바로 대통령으로 직행했지만 한동훈도 당대표와 비대위원장만 짧게 해봤다. 정치 경력이 너무 짧다. 대권으로 가려면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 등을 해보고 가는데... |
박성준 센터장: 정치 경력이 없는 대통령의 폐해를 우리가 직전에 봤다. 멀리 갈 것도 없다. |
박효영 기자: 그 과정을 봤고 한동훈이 갖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그런 부정적인 특성이 뭐냐면 검사 시절 죄수 다루듯이 그러니까 잘못한 것들을 지적을 받거나 어떤 논의를 해야 될 것들이 있으면은 항상 상대의 약점을 공격해 가지고 약간 중탕시키는 것이 있다.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할 때 많이 그랬는데 검사 정치의 부정적인 특성이다. 이런 점이 걱정스럽다. 윤석열이랑 다를 수도 있지만은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
박성준 센터장: 평범한미디와 오목렌즈를 처음 하면서 첫 번째 다뤘던 사람이 누구인가? 비대위원장으로 데뷔한 한동훈이었다. 그때 내가 한 말 기억하는가? 등장하자마자 대권 준비한다고 그랬다. 근데 대권 준비를 시작했더라도 너무 빨리 튀어나왔다고 말씀을 드렸다. |
박효영 기자: 그 당시에 윤핵관들이 최대한 좀 비대위원장을 해달라고 추대를 했는데 막상 되고 나서 국민 눈높이라는 메시지로 김건희 여사 문제를 지적하면서 그 이후로 윤석열 대통령과 완전히 갈라졌다. |
박성준 센터장: 유승민이랑 한동훈은 양상이 다르다. 포인트는 뭐냐 하면 한동훈 전 대표가 취할 수 있는 그 포지션이 없다. 이준석이나 유승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애매해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
박효영 기자: 한동훈 전 대표는 본인이 뭔가 의제를 던지고 뭐 임기 단축 개헌 이런 얘기도 하긴 하는데 잘 안 들어오고 누구를 씹으면서 항상 공격성을 드러내면서 부각되는 그게 좀 단점인 것 같다. 이번에도 뭔가 이재명을 자꾸 물고 늘어지는데 이재명 늪에 빠졌다. |
박성준 센터장: 그분의 스타일이고 제2의 윤석열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
박효영 기자: 이재명 대표가 되면 자기 사법 리스크 막기 위해서 제2의 계엄을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런 표현이 사실 좀 과하지 않은가. |
박성준 센터장: 그러니까 지금 뭐냐 하면 한동훈이라는 후보는 당 바깥에 내가 대통령 후보가 되면 지지할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보수들 중에. 근데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위기의식도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자꾸 행보를 넓혀가려고 하는데 중심으로 들어오지 못 한다. 화제의 중심이 되기엔 역부족이다. 밖으로 겉돌고 있다. 이게 한계다. 다시 말하지만 국민의힘 경선에 안 들어갈 것이다. |
박효영 기자: 내 생각인데 이준석, 유승민, 한동훈 뭐 이런 식으로 약간 힘을 합치고 오세훈, 홍준표, 김문수 이렇게 셋이 같이 구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안철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
박성준 센터장: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는 합쳐지게 된다면 아마 한동훈쪽으로 합치려고 할 것이다. 이준석, 유승민과 사이가 좋지 않지만 결정적일 때는 자기가 대권을 잡으려고 카드를 쓸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과 단일화를 하고 당도 합쳤지만 국민의힘 내에서 중도의 목소리를 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그나마 유승민과 안철수다. 특히 안철수는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대쪽 같이 역할을 했다. 유승민도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본선에서 이재명을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어필하는데 사실 두 사람 모두 국민의힘이 지나치게 우경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경선 통과 가능성이 너무 낮다. |
한동훈 전 대표도 그렇고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모두 극우화되고 있는 국민의힘의 울타리를 벗어나긴 어렵다. 다만 내부에서 대항할 수 있는 세력화의 움직임도 못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지점이다. 그나마 박 센터장은 한동훈 전 대표가 “판을 흔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신당으로 판을 흔들 사람이 한동훈이고 유승민과 안철수한테 손 내밀어서 저랑 같이 하시죠?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한동훈 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동훈 전 대표가 신당으로 붐을 일으키고 지지율이 꽤 상승하게 되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담판을 짓는 패턴으로 가는 걸까? 박 센터장은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게 가는 게 한동훈이 그리고 있는 그림일 수 있겠으나 이준석이 밖에서 견제할 것이다. 안에서 안철수와 유승민도 한동훈의 그림대로 쉽게 갈 확률도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럼에도 한동훈 전 대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이재명 독주체제’로 굳어지고 있는 대선판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박 센터장과 나눴던 대담 내용들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가정의 영역이다.
보수 주자 7명이 어떻게 될지, 누가 국민의힘 대선 주자가 될 수 있을지, 보수쪽에서는 과연 누가 단일 후보가 될지 정말 모르겠다. 여러 가능성으로 보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가능성이 제일 높은 사람 둘이 싸우게 될 것이다.
홍준표 시장과 오세훈 시장에 대한 코멘트도 들어봐야 한다. 사실 박 센터장은 차라리 홍준표 시장과 오세훈 시장에 대해 “구관이 명관”이라며 나름대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왜냐하면 둘 다 각각 자치단체장으로서 업적들이 있다. 그 외에 나머지 후보들은 대선 후보로 준비가 덜 된 측면이 있다. 어쨌든 김문수는 될 확률이 없다고 보고 윤석열 대통령하고 운명을 같이 하게 될 것이다. 지금 마땅한 대선 후보가 없는데 오세훈보다는 아마 홍준표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왜냐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명태균 리스크로 볼 때 홍준표 대구시장보다 더 위험하다. 그래서 결국 홍준표가 선택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박 센터장은 이준석 의원에 대해서 “퍼스트 펭귄만 계속할 것이다. 한 10년 정도 계속 버티면서 첫 번째 노릇만 잘하는데 그게 다”라고 꼬집었다.
그 다음으로 발전해서 빌드업된 뭔가를 보여줘야 되는데 그게 없다. 이준석의 10년 전 정치와 지금의 정치가 똑같다는 얘기다. 10년 전 박근혜 키즈로 나왔던 젊은 이준석의 모습과, 원외였지만 10년간 해왔던 정치, 나아가 당대표까지 지낸 이준석의 모습이 더 안 좋은 쪽으로 흑화했다. 왜냐하면 젊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어떨까라는 모습을 갖고 기대감으로 시작을 했는데 당대표로서 보여준 모습이 기대 이하였고, 이번에 개혁신당 사태를 보면서 전에도 그러더니 지금도 결국은 안 되는구나.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냐면 이준석과 유승민이 버림받을 때와 같이 이준석이 허은아를 버릴 때가 오버랩돼서 보인다는 것이다. 그게 이준석의 특기인데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맨날 적을 만들어서 갈라치고 공격하며 자기 존재감을 키운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통령한테 원하는 게 갈라치기는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데 본인이 할 수 있는 방식이 그거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