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대한민국 디저트업계를 꽉 잡고 있지만 쪼잔하고 비윤리적인 SPC에서 또 다시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SPC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 A씨가 반죽기계에 배가 끼어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도 병원에서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으며 곧 응급 수술을 받게 된다.
8일 12시40분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있는 샤니 제빵공장에서 A씨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 원형 스테인리스 통에 담긴 반죽을 리프트 기계로 올려 다른 반죽 통에 쏟아내는 공정이었는데 2인 1조로 근무하던 다른 노동자 B씨가 A씨의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기계를 작동시켰던 것이 화근이었다. A씨는 반죽기계 아래쪽, B씨는 위쪽에 있었는데 그만 안전이 확보된 것으로 오인하고 작동 버튼을 눌렀다고 한다. 사고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성남소방서 구조대원들은 A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앰뷸런스에 태워 황급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신속한 대처와 조치로 A씨가 생존할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동료의 죽음을 야기할 뻔했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B씨 역시 정신적인 충격이 극심하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해서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있다. A씨의 사고 장면을 목격했던 다른 노동자들도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성남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해당 공장 관계자와 책임자를 대상으로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안전 관리를 적합하게 수행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혐의가 완성될 정도가 되면 업무상 과실치상을 적용해서 입건할 방침이다. SPC는 당국으로부터 강제 작업 중지를 당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해당 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의 가동을 멈췄다. 그리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불의의 사고를 당한 직원과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현재 경찰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당사는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면서 아주 전형적인 내용을 되풀이했다.
그동안 SPC에 대한 도덕적인 비난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작년에는 본격적인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임계점을 넘어선 분위기였다. 2022년 10월 앞치마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빨려 들어가며 상반신이 끼여 즉사했던 20대 여성 A씨의 처참한 산업재해 사망 소식이 타전되자, 꽤 많은 시민들은 SPC를 규탄하기 시작했다. 빵 만들다 요절한 노동자의 장례식장에 빵 2박스를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는데 유족은 “우리 애가 빵을 만들다가 죽었는데 그 회사 제품을 답례로 주라는 것이 말이 되냐.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질타했다. 기타 손가락 끼임 사고 등 그 사이 발생한 산재 사고들은 비일비재하다.
당시 민변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실질적 경영 책임자는 허영인 SPC 회장으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창수 노동안전부장(민주노총 경기본부)은 “중대재해법이 있지만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능은 최고경영자 기소”라고 역설했다.
허 회장 사과에 일말의 진정성이 있다면 앞에선 사과하고 뒤에선 노동자를 갈아 넣는 착취 행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SPC의 눈 가리고 아웅을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