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안녕하세요. 독립 언론 평범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박효영 기자입니다. 2021년 3월24일 겁 없이 전남 광주로 내려와서 평범한미디어를 창간했는데 벌써 4년이 흘렀습니다.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대견하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어렵고 험난한 길이니까요.

저는 2017년부터 4년간 서울에서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로 활동했었습니다. 지방대 출신으로서 별 볼 일 없는 스펙으로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서 현장을 누비고 치열하게 고뇌했습니다. 어느새 직업 기자 4년, 독립 언론 운영자로 4년을 보내게 됐는데 그동안 열심히 살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서울에서 밀려났습니다. 현실과 타협하더라도 쪽팔리고 싶지 않다는 마지노선을 지키고 싶었는데 이상하게도 제가 들어간 작은 언론사들은 하나 같이 중대한 결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거의 대부분 열악한 재정 상태로 인해 기자들에게 광고 영업을 시키거나 소위 ‘엿바꿔먹기’를 서슴치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니면 월 174만원을 받으며 1인 미디어처럼 활동하는 초라한 언론사에 소속돼 있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해서 삼성 이재용 회장 문제, 선거제도 개혁, 소수정당 조명, 음주운전과 윤창호법 등등 나만의 아젠다들에 천착해서 깊이 있는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그래서 고향 광주로 내려왔습니다.
독립 언론의 길은 더 막막했습니다. 초창기에는 지역 언론 출신 기자 2명과 조선대 정치외교학부 동창들을 모아 7인 크루 체제를 구축했지만 뜻이 맞지 않아 석달만에 해체됐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겉으론 말이 많고 적극적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소심한 탓에 광고 영업이나 인맥 관리를 전혀 하지 못 했고, 100% 후원금에 의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다보니 부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에서 살던 원룸의 전세보증금 4000만원을 초기 투자금 삼아 무언가 프리랜서 기자 체제를 꾸렸지만 금방 바닥났습니다. 매달 원고료와 홈페이지 운영비, 저와 윤동욱 기자의 생활비를 충당하니 그렇게 되더군요. 그래서 알바를 시작하며 언론 업무를 병행했습니다. 그때가 2022년 여름입니다. 편의점 알바, 학원 영업, 구몬 학습지 교사, 동물원 사육사, 외주 기사 작성 등등인데 역시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적이라서 언론 업무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업을 시작한 이후로는 직접 전화하고, 만나고, 취재해서 기사를 쓰는 일이 확 줄어들었고 저희의 생각과 고민을 담은 기사를 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희가 처한 현실에 맞게 언론 활동을 해야 했습니다. 강연 취재, 인터뷰, 외부 칼럼, 기획 전화 대담 등등 현재 평범한미디어의 지면을 채우고 있는 컨텐츠들은 이때부터 구축된 것입니다. 그래도 좀 더 퀄리티 있는 기사를 쓰고 싶다는 목마름을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차라리 광주전남 지역 언론에 들어가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들도 많이 받았지만 썩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저는 지금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면서 평범한미디어를 운영해가기 위해 전문대 작업치료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관심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작업치료사’라는 직업도 그 자체로 이타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서 사명감 느끼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꼭 국가고시에 합격해서 좋은 작업치료사이자 언론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물론 가끔씩 번아웃과 매너리즘에 허덕이며 “그냥 다 관둘까?”라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도 다시금 정신줄 부여잡고 언론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하루하루 나아가고 있습니다. 유튜브도 안 할 수가 없어서 하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그래도 재밌습니다.
새삼스럽지만 결국 사람과 인연이 중요하다는 걸 재차 깨닫게 됩니다. 다른 멤버들이 모두 떠나갔지만 제 곁을 지키고 있는 원년 멤버이자 평범한미디어 개국공신 윤동욱 기자가 없었다면 진작 포기했을 겁니다. 2023년 5월 3인 체제가 될 수 있도록 저희와 함께 해준 정회민 크루, 2024년 7월 정식 크루로 합류하며 등대처럼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는 박성준 크루(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49명의 정기 후원자들, 매달 후원 광고를 해주고 있는 정경일 변호사님과 김찬휘 전 대표님(녹색당), 부모님과 가족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 했을 겁니다.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강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자입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창간 5주년에는 색다른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올지도 모릅니다.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