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웅의 정책 스토어] 12번째 칼럼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진웅 성동구의회 정책지원관] 2024년 7월26일 73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는 중요한 결정이 이뤄졌다. 의료급여(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 수급자의 본인부담체계가 정액제에서 정률제 및 차등제로 변경된 것이다. 현행 본인부담체계는 총 진료비나 약제비에 관계 없이 의원급 1000원, 병원급 1500원, 상급 종합병원 2000원, 약국 500원으로 정액제가 일괄적으로 적용되었다. 하지만 개편안은 전체 의료비의 비율만큼 본인부담률이 책정된다. 즉 1종 외래 본인부담률은 의원급 4%, 병원급 6%, 상급 종합병원 8%, 약국 2%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정률제다. 정률제와 함께 차등제도 도입될 예정인데 외래 치료 횟수가 연 365회를 초과하면 본인부담률을 30%로 적용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밝혀두면 사회복지학 박사로서 필자가 보기에 심히 우려스럽다. 지난 7월1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보건복지부가 입법 예고한 의료급여법 개정안 2건(시행령과 시행규칙)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취약계층의 건강권과 의료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아래와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소
※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27번째 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대학원생] 오랜만에 돌아왔다. 26번째 글 이후로 3개월만이다. 평범한미디어 독자들이 우리 아버지의 투병 상황을 비롯 내 소식을 궁금해할 것 같은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버지는 폐암 투병 끝에 지난 5월19일에 돌아가셨다. 서울대병원에 입원한지 3주만에 그렇게 되셨다. 아버지가 처음 증상을 보였던 때는 올초 설 연휴 무렵이었다. 계속 기침을 하셨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단순히 몸살 감기인줄 알아서 동네 의원급에서 감기약만 처방받았다. 하지만 호전이 없었고 3월쯤 상급 종합병원으로 가서 폐암 의심 진단을 받았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이미 폐암은 4기로 치닫고 있었다. 폐암에 동반되는 폐렴도 진행되고 있어서 더욱더 위험했다. 어떻게든 끝까지 노력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치료비를 마련해서 서울대병원 진료를 잡았다. 그런데 검사를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암담해졌다. 아버지는 산소 호흡기로 겨우 호흡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마저도 아주 짧은 기간이었고 결국에는 이내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 쯤에는 고농도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며 병실 침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
※ [김진웅의 정책 스토어] 11번째 칼럼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진웅 성동구의회 정책지원관] 대한민국의 돌봄은 개인 영역인가? 사회 영역인가? 의문이 드는 요즘이다. 최근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집에 홀로 남겨진 아동들이 화재로 사망하게 되는 비극을 접하면서 마음이 착잡하다. 2020년에도 인천에서 두 형제가 라면을 끓이다가 화마에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가 돌봄이 너무 버거워서 ‘자녀 살해 후 자살’하는 사건들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이럴 때마다 정치권에서는 너도나도 한 마디씩 내뱉지만 사실 뾰족한 대안은 마련되지 않고 금방 잊혀지고 만다. 돌봄은 궁극적으로 국가적으로 풀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사회의 돌봄은 개인 영역에 머무르고 있고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과 취약계층의 희생만 강요되는 실정이다. 이번에는 돌봄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2000년대부터 저출산 고령화의 위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돌봄 위기가 수면 위로 고개를 들었다. 미미하지만 공공 보육과 공교육 시스템, 무상급식, 방과후 교실 등 다양한 돌봄의 사회화 제도틀이 마련됐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육아휴직은 꿈만 같은 제도였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놓
※ [김진웅의 정책 스토어] 10번째 칼럼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진웅 성동구의회 정책지원관] 대한민국 적자성 채무 1000조원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현금성 복지 정책은 괜찮은 걸까? 2025년도 2차 추경이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한국의 적자성 채무가 900조를 돌파했다. 이는 대한민국 본예산 673조를 한참 넘어서는 규모다. 이재명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복지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복지국가의 사회복지 서비스 주요 재원은 세금이다. 정부는 기업과 국민으로부터 징수한 세금으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소위 ‘2차 분배’라고 한다. 보수, 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복지 정책이 후퇴한 적은 없다. 방향성을 달리할 뿐 항상 진일보했다. 일례로 박근혜 정부의 예산은 2013년도 338조원에서 2017년도 397조원으로 4년 동안 59조원이 증가했다. 이중 사회복지 분야 예산 증가액은 30조원을 상회한다. 박근혜 정부의 전체 예산 증가액 절반 이상이 사회복지 분야로 흘러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400조원에서 시작해 2021년도에는 약 550조원으로 150조원이 증액됐다. 150조원 중 66조원(44%)이나
※ 지난 6.3 대선 직후 이준석과 유시민에 대한 비판 칼럼을 익명으로 기고했던 ‘노멀 피플’이 돌아왔습니다. 비정기적으로 자유롭게 평범한미디어를 통해서 노멀 피플의 칼럼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익명 칼럼 ‘노멀 피플’] 국무총리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국가 지도자로 불릴 정도로 공적인 의식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은 전임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 이후다. 권한을 대행했던 국무총리 한덕수의 행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용인하기 힘들었다. 그는 내란 의혹과 관련해 당연히 필요했던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고, 헌법재판소가 정족수 부족으로 제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에서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다. 탄핵 심판이 마무리된 직후에는 정치적 편향이 뚜렷한 인사를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여 헌재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흠집을 낼 여지를 남겼다. 무엇보다도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직무를 부여받고서도 그 책임을 끝까지 다하지 않았다. 대선 출마라는 개인적 목표를 위해 중도 사퇴하였다. 그 모든 과정은 공적 책무에 대한 무게감을 결여한 채, 권한은 행사하되 책임은 지지 않는 리더십의 전형이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김민석 국무총
※ 지난 6.3 대선 직후 이준석과 유시민에 대한 비판 칼럼을 익명으로 기고했던 ‘노멀 피플’이 돌아왔습니다. 비정기적으로 자유롭게 평범한미디어를 통해서 노멀 피플의 칼럼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익명 칼럼 ‘노멀 피플’] 2022년 3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설립 1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직자를 기소했다. 그 대상은 스폰서 검사로 지목된 전직 서울남부지검 형사부 부장검사 김형준씨였다. 공수처의 첫 기소가 검찰 내부의 비위, 그것도 검찰권 남용의 상징처럼 인식되던 ‘스폰서 검사’를 겨냥했다는 점은 기관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사지휘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진 검사가 금품과 향응을 받고 대가를 제공하는 행위는, 단순한 일탈을 넘어 공권력의 윤리적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로 인식된다. 우리 사회는 그와 같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새로운 기관을 설립해볼 정도로 공직자의 금품 향응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있다. 법적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하더라도, 검찰 내부에서 ‘스폰서 검사’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경우에는 내부 징계 차원의 단속이 이뤄진 사례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2010년 부산지검 성접대
※ [김진웅의 정책 스토어] 9번째 칼럼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진웅 성동구의회 정책지원관] 이재명 정부가 시작됐다.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국민 주권 정부’로 명명한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새로운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있기 마련이다. 국민들은 새로운 정부를 통해 경제 성장, 복지 증진, 지역균형 발전, 외교 안보 강화 등 실질적으로 나의 삶에 변화가 오길 기대한다. 이중 경제 성장과 외교 안보, 지역균형 발전 등은 여러 변수와 요인을 고려해야 하고 대외 상황과 지역 내 갈등 구조 속에서 개혁 동력이 상실되거나 정책 등이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다. 반면 복지 정책은 비교적 정부의 의지와 입법부의 반응 그리고 국민의 지지를 통해 개혁을 가져올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기도 한다. 실제로 대한민국 역대 정부마다 복지 개혁을 일궈온 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실질적으로 복지국가다운 복지 정책은 김대중 정부에서 출발했다. 김대중 정부는 ‘생산적 복지’라는 기치 아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했고 ‘여성가족부’를 신설했다. 여가부 신설을 통해 성인지 예산, 성인지 평가제도 도입과 성매매 여성 피해자 구
※ 대선 TV 토론에서 이준석의 성폭력적인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은 한 시민으로부터 기고문을 싣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이준석의 뻔뻔한 태도와, 그 이후 논란이 된 유시민의 망언을 통해 한국 정치에서 ‘기능적 위선’과 ‘위악’이 어떤 의미인지 통찰력이 담긴 글을 써주셨습니다. 세 편으로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먼저 1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외부 익명 기고 ‘노멀 피플’] 이번 대선에서 가장 경악스러웠던 사건은 TV 토론 도중 후보의 입에서 성가학적인 발언이 여과 없이 송출된 일이었다. 대통령이 될 자격을 두고 국민 앞에서 토론을 벌이는 자리에서, 해당 발언은 거침없이 전파를 탔다. 언론들은 그것을 ‘OOO 발언’이라 명명했지만 그 단어를 반복해서 듣는 것만으로도 상상을 자극해 메스꺼움을 느끼게 했다. 더욱 기괴한 점은, 발화자인 이준석 후보가 그러한 발언을 하고도 전혀 거리낌 없는 태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사과의 발언이 나오긴 했지만, 사과로 보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진정성 있는 사과란 구체적인 경위 설명, 피해에 대한 인식, 재발 방지를 위한 다짐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심 어린 용서 요청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는 유감 표명 정도로 사과를 했다
※ 대선 TV 토론에서 이준석의 성폭력적인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은 한 시민으로부터 기고문을 싣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이준석의 뻔뻔한 태도와, 그 이후 논란이 된 유시민의 망언을 통해 한국 정치에서 ‘기능적 위선’과 ‘위악’이 어떤 의미인지 통찰력이 담긴 글을 써주셨습니다. 세 편으로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2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외부 익명 기고 ‘노멀 피플’] 그렇다면 위악의 정치인 이준석은 어떻게 성장했는가? 이준석은 어떻게 전국민이 시청하는 TV토론에서 성가학적 발언을 하고도 ‘문제제기를 위한 것’이라며 양해를 바라는 태도를 취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치인 이준석은 논쟁적이고 공격적인 언행으로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정치적 입지를 넓혀왔다는 점이다. 1년 반 전으로 돌아가보자. 총선을 앞두고 개혁신당을 창당하며, 그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문제 삼았다. 실제로 인구 고령화로 무임승차 비율이 늘어날 가능성은 교통공사의 적자와 맞물려, 실질적인 부담이 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준석은 이 제도를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으로만 활용하며 정치적으로 소
※ 대선 TV 토론에서 이준석의 성폭력적인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은 한 시민으로부터 기고문을 싣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이준석의 뻔뻔한 태도와, 그 이후 논란이 된 유시민의 망언을 통해 한국 정치에서 ‘기능적 위선’과 ‘위악’이 어떤 의미인지 통찰력이 담긴 글을 써주셨습니다. 세 편으로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마지막 3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외부 익명 기고 ‘노멀 피플’] 이번 대선에서 ‘위악의 정치인’ 이준석이 전면에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의 발언 다음으로 논란이 된 유시민의 발언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유시민은 김문수 후보의 아내 설난영씨의 고졸 취업 이력을 언급하며 그녀를 “찐노동자”라 명명했고 대학생 출신 노동자인 김문수와 결혼해 “균형이 안 맞는 사람과 만나게 되었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현 상황을 빗대어 “감당할 수 없는 자리”, “지금 발이 공중에 떠 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발언까지 덧붙이며 노동자 출신 여성이 고위 정치인의 배우자가 된 것을 감당하기 힘든 일인양 묘사했다. 그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인격 모독을 넘어 오랜 시간 ‘탈권위적 진보 정치인’으로 자신을 포장했던 과거 이미지와 정면으로 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