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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 김두현 “구독자들이 대충 만들었다고 느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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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윤동욱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시작해보기도 전에 너무나 고민이 많다. 장단점을 다 따져본다. 그냥 안 하면 되는데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든다. 근데 바로 실천해보진 않는다. 유튜브 채널 <싱글벙글>과 <개그콘서트> 코너 ‘그만했으면회’로 유명한 개그맨 김두현씨는 “실행력이라고 하는데 생각나는 게 있으면 바로 바로 실행해야 한다”며 “유행도 트렌드도 빨리 바뀌는데 영상 만들어보고 다른 것도 만들어보고 다른 콘텐츠도 해보고 좀 약간 빨리빨리 추진력있게 만들어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지난 12월7일 18시 광주실감콘텐츠큐브에서 열린 강연에서 “(2020년 6월) 개그콘서트가 폐지됐다. 꿈이 없어졌다. 이제 뭐 먹고 살아야 하나? 진짜 개그맨을 포기하고 남들처럼 일반 회사원이 되어야 하나? 착잡했다”면서 그 당시를 회고했다.

 

그냥 동기들끼리 개그콘서트 회의실 정리 좀 할 겸 마무리 인사도 할 겸 모였는데 전수희 개그우먼 누나가 리트리버를 키워서 회의실에 데리고 왔다. 어떻게 데리고 왔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떠니 누나가 택시를 타고 왔다고 하더라. 일반 택시는 기사님이 뭐라고 할텐데 그랬더니 펫택시를 타고 왔다고 했다.

 

김씨는 그 말을 듣고 일주일만에 경차를 구입해서 펫택시를 시작했다. 단순히 “먹고 살려고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차량 래핑, 사업자 등록, 강아지 안전 교육 이수 등 할 일이 은근 많았지만 추진력 만큼은 만렙이었다. 손님을 받아야 하는데 너무 막연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동네 동물병원 30곳을 들려서 명함을 돌렸다. 그랬더니 연락이 왔다. 견주들이 병원으로 올 때 펫택시를 찾게 된 것이다.

 

견주님이라고 호칭을 해야 된다. 고객님이라고 하면 싫어하신다. 우리 견주님이 만약에 바빠서 뽀삐 병원 못 간다고 하면 내가 견주님 대신 가서 뽀삐를 픽업해서 병원 진료를 받고 다시 집까지 데려다주는 것이 펫택시다. 그렇게 설명을 했더니 하루에 5~6건씩 일이 들어왔다. 건당 왕복 2만원 하루에 12만원 정도 벌었다.

 

 

사업을 확장시키고 싶어서 운전자를 더 확보하고 차량을 더 구입하려고 했는데 문득 “아직 개그맨의 꿈이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윤형빈 소극장 출신 동료 개그맨 최지명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너 유튜브 한 번 해볼래? 아직 개그맨으로 웃기고 싶은 꿈이 있고 유튜버라는 무대에서 웃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바로 하자고 했다. 그래서 펫택시와 유튜브를 같이 하게 됐다.

 

처음에는 일반인 몰카 컨텐츠로 일주일에 3~4개의 영상을 업로드했고 1년 넘게 그렇게 갔다. 근데 더 이상 펫택시를 병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기획, 회의, 촬영, 편집, 업로드 등 일련의 과정에 집중하기에도 바빴기 때문이다. 김씨는 “유튜브라는 개그 무대에 올인을 하기 위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실행력과 추진력이 김씨의 첫 번째 어드바이스라면, 대충 하지 말고 제대로 해봐야 한다는 것이 두 번째 어드바이스다. 김씨는 “하려면 제대로 좀 해야 한다. 어영부영 귀찮다고 대충 하지 말고 이왕 할 거면 정말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면서 바로 “펫택시를 접으니까 그래도 한 달에 100만원을 벌었는데 돈벌이가 없어졌다”고 들려줬다. 생업과 꿈이 다 중요한데 자꾸 꿈이 아른거려서 꿈을 보고 달려가기로 맘먹었다. 그러면 제대로 집중해야 한다. 그래도 생업을 이어가야 꿈에 정진할 수 있기 때문에 김씨는 “대리운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씨와 최씨는 매일 14시에 만나서 22시까지 유튜브 업무를 보고 새벽 4시까지 대리운전을 했다.

 

 

이렇게 1년이 흘렀다. 김씨는 “진짜로 남들 놀고, 동창회 가고, 술자리 모임 가고, 주말에 쉬고, 추석 때 쉬고, 크리스마스 쉬고 그럴 때 나랑 지명이는 계속 붙어서 쉬는 게 없이 계속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잘 되지 않았다. 조회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 2021년 가을쯤이었는데 그 당시 김씨는 유튜브 채널 <너덜트>에서 미니 드라마 형식으로 당근마켓 에피소드를 다루는 컨텐츠가 연일 대박났던 것에 주목했다. 리얼을 표방한 몰카 컨텐츠는 유튜브 트렌드에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고, <피식대학> <너덜트> <숏박스> <이과장> 좋좋소 등을 중심으로 트렌드가 컨셉형 콩트와 스케치 코미디로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도 그런 식으로 한 번 해보자고 해서 바로 시작했다. 시작을 했는데 조회수가 너무 안 나왔다. 그래서 한 10개인가 하다가 왜 안 되지? 생각을 하고 또 해보니까 너무 남자만 나와서 그런 거 아니야? 남탕이라서 그런 거 아니야? 그래서 여자를 한 번 넣어보자. 그래서 우리 윤형빈 소극장에서 같이 개그맨 꿈을 키웠고 <싱글벙글>에서 내 와이프로 나오는 이유미라는 친구를 섭외했다.

 

이유미씨가 합류해서 3인 체제로 가게 됐는데 뭘 찍을지 소재가 문제였다. 김씨는 “IN&OUT이라고 많이 보고 많이 만나야 많이 짤 수가 있다”며 “커뮤니티 글이나 이런 걸 자주 봤고 트렌드를 알기 위해 뭐든지 많이 봤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에서 와이프가 친정에 간다 ㅠㅠ 어떡하냐. 이런 제목의 글을 봤는데 사진에는 스테이크와 고급 술이 있었다. (남편이 표현은 ㅠㅠ인데 와이프가 친정에 가서 너무 좋은 것에 영감을 얻어) 와이프가 친정에 간다를 제작했다. (결국 터졌지만) 이것도 사실 처음부터 잘 된 건 아니다. (<너덜트>가 당근마켓 주제로 잘 됐듯이 <싱글벙글>은 친정 간 와이프로 계속 밀었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조금씩 입질이 오더라. (짤이) 커뮤니티에 돌면서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았다. 그때부터 <싱글벙글>이 잘 되는 시기가 왔다.

 

 

앞에서 제대로 해야 한다고 했는데 김씨는 “진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지만 “정말 1년 정도 미쳤더니 되더라”고 말했다. 1년간 미친 듯이 몰입해서 해보면 그래도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여러분들도 정말 미친놈처럼 미쳐야 한다. 다 죽었어. 단순히 컨텐츠 하루에 세 번 촬영하고 막 이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까 이미 미쳐있었다. 그러니까 1년만 진짜로 열심히 하니까 되더라.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간절함으로 몰입하는 것이 중요한데 양이 아니라 질을 추구해야 한다. 김씨는 “(우리 유튜브를 보고) 구독자들이 대충 했네라고 느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상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영상 찍을 때 뒤에 걸리는 배경들을 좀 더 현실성있게 하이퍼 리얼리즘처럼 꾸며놓는 것 그런 것들을 주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연기도 중요하다. 배우들도 오디션까진 아니지만 프로필을 받아서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 동영상을 좀 보내달라고도 하는 부분도 있다. 그냥 퀄리티 있게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김씨는 질의응답까지 마치고 말미에 재차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피력했다.

 

하니까 되네. 이게 되네. 나도 되는구나. 이런 것을 깨달았다. (주변에 유튜버들 있으면) 진짜로 일주일에 컨텐츠 3개씩 1년만 해서 나한테 갖고 와라. 만약에 안 되면 내가 책임져줄게라고 했다. (유튜브 성공 요인 3가지를 꼽아달라고 했는데) 첫째 지치지 마라. 둘째 제발 좀 해봐라. 남들 다 가는 모임 가지 말고 그냥 취미생활도 약간 접어두고. 할 거 다 하면서 하면 어떻게 하겠나? 그래서 일단 좀 하자. 좀 제발 하자. 더는 생각이 안 나는데 그냥 별거 없다. 단순하다. 진짜 그냥 했다. 해버렸다.

 

 

이제 구체적으로 김씨가 전해주는 유튜버로서의 꿀팁을 소개한다.

 

Q: 어그로를 끌어야 하나?

A: (공개 코미디 할 때처럼) 유튜브도 똑같다. 어그로를 좀 끌어야 한다. 내가 (마른 캐릭터를 소화할 때 실제로는) 42kg이 아니었다. 51kg이었다. 근데 10kg을 낮춰서 관객들의 반응을 이끌었다. 어찌됐든 내가 만든 컨텐츠들을 다른 사람들이 일단 들어와서 봐야되기 때문에 섬네일로 좀 어그로를 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캠핑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면 캠핑 도중 야생곰이 출연했다고 적어놓는 것이다. 어찌됐든 궁금하지 않은가. 그러고 곰 모양의 보틀이라든지 곰 모양의 텀블러를 내보내는 것이다. 또 유미와 내가 풋살장에서 축구하는 컨텐츠가 있다. 제목은 와이프 팀과 축구를 했다인데. 섬네일로 넣어봐. 이렇게 했다. 그런 뜻이 아니지만 약간 그렇게 꺾는 것이다. 너무 야하지 않게 노란딱지 붙을 정도는 아니게 어그로를 끌었다. 그만큼 섬네일이 중요하다.

 

Q: 대본은 누가 쓰는지?

A: 나랑 지명이, 작가가 있다. 윤형빈 소극장에서 같이 개그맨의 꿈을 꾸던 개그맨이었는데 롯데리아에서 감자 튀기고 있더라. 그 친구를 영입해서 셋이 대본을 짜고 있다. 그리고 작가 팀을 두팀 정도 더 꾸렸다. 그래서 총 세팀이 나눠서 대본을 쓰고 있다.

 

Q: 영상을 업로드하는 과정이 있다면?

A: 영상 하나가 만들어지는 순서가 간단하다. 대본 짜고, 배우 섭외하고, 장소 섭외하고, 촬영하고, 저희가 또 외주 촬영팀이 있다. 촬영해서 편집하고 업로드한다.

 

Q: 유튜브 수익은?

A: 유튜브 수익이 있고 광고 수익이 있다. 보통 유튜브 수익은 한 달에 그냥 중형차 1대 정도 나온다. 거의 다 직원들 월급으로 나간다. 유튜브 수익으로 얻는 건 없고 광고 수익이 크다. 광고가 많이 들어와야 흑자고 없으면 적자인데 광고 단가는 문의주면 친절하게 설명해드리겠다.

 

Q: 소재 발굴은 어떻게 하는지?

A: 인스타그램 릴스라든지, 유튜브 숏츠, 틱톡 그리고 커뮤니티 등등. 또 영화 몰아보기를 많이 본다. 이건 이렇게 하면 재밌겠는데? 저렇게 하면 재밌겠는데?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많이 봐야 많이 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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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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