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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옷수거함’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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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2일 광주 동구에서 열린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의 강연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시리즈 세 편의 기사 중 3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정회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우리는 아파트마다 있는 헌옷수거함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단순히 안 입는 옷을 넣으면 필요한 곳에 기부되는 것이 아니었다. 버려진 헌옷들은 기부되기 보단 헌옷수거함 관리업체에 소유권이 넘어가서 또 하나의 수익 요소가 된다. 어차피 버리는 옷이 그렇게라도 재활용될 수만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저개발 국가들을 황폐화시키는 의류 수출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는 “헌옷수거함이 되게 문제”라며 “헌옷수거함이 어떻게 관리가 되고 있는지 혹시 아는가? 전국적으로 75% 가량이 그냥 민간 업체들이 설치해놓고 거기에 모이는 옷들을 가져가서 다 분류 작업해서 멀쩡하게 재판매한다”고 말했다.

 

헌옷수거함에 넣어놓으면 관리 업체가 가져가서 중국 의류시장, 온라인, 동묘시장 이런 곳들에 판매해서 수익을 얻는다.

 

지난 11월22일 15시 광주 동구에 위치한 ‘한걸음가게’에서 <한걸음 리페어 워크숍>이 열렸다. 이날 이야기 손님으로 정 대표가 초대됐다. 정 대표는 “심지어 나머지 헌옷들은 아프리카나 동남아로 보내기도 한다”면서 “2016년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너무 추워서 헌옷수거함에서 옷을 꺼내 입다가 들켰다. 소유권자가 경찰에 신고했고 절도죄로 입건되기도 했다”고 환기했다.

 

헌옷이 수거함에 들어가자마자 업체 소유가 되는 것이다. 헌옷수거함 문제가 되게 심각하다. 그걸 잘 관리만 해도 정말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헌옷수거함으로 모인 헌옷들은 대부분 인도, 캄보디아, 가나 등으로 수출된다. 이들 국가에서는 헌옷을 받아 재판매하는 소매상들에게 넘어가기도 하지만 무작위로 대량 폐기되기도 한다.

 

이제 헌옷 꾸러미들이 바닥에 딱 놓여지면 그 옷을 갖다가 판매하는 사람들이 한 20~30명이 우르르 막 파헤친다. 좋은 걸 먼저 가져가려고 그 사람들끼리 막 머리채 잡고 싸우고 이런다. 더 좋은 걸 내가 잡았는데 네가 채가려고 하냐? 이러면서 싸움이 난다.

 

 

무작위로 넘어온 헌옷들은 저개발 국가의 경제 구조를 변형시킨다.

 

아무튼 재판매가 60%나 된다니까 그래도 재사용 잘 해서 좋은 거 아니냐?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에서는 보통 노동집약적인 패션산업과 섬유산업으로 자국의 경제 발전을 일으키는 게 되게 중요한데 싼값에 유입된 헌옷들이 그 나라의 경제 구조를 황폐화시킨다. 자국에서 만들어지는 옷들이 팔려야 되는데 가성비 높은 이런 헌옷들이 많이 들어오니까 전혀 안 팔리는 것이다.

 

다시입다연구소가 진행하고 있는 ‘21% 파티’는 옷장에서 잠들어있는 5분의 1에 달하는 옷들을 나눠입고 바꿔입고 오래입자는 취지가 있다면, 한국적 헌옷수거함 풍경은 옷을 쉽게 버리고 그만큼 또 많이 사입는 것을 상징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헌옷 수출국 5위 국가다. 말이 좋아서 수출이지 떨이로 몇 백원도 안 되는 걸 보내는 거다. 이건 뭐냐면 그냥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동남아로 가는 것이다. 헌옷 수출국 5위라는 것은 정말 우리나라 국민들이 1인당 얼마나 많이 옷을 버리는가를 알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옷을 많이 사고 많이 버린다.

 

부작용이 컸던 만큼 아프리카나 동남아 일부 국가들에서는 싼값에 들어오는 헌옷 수입을 금지했다. 그러자 미국이 경제 제재를 가했다. 정 대표는 “니네 우리 쓰레기 안 받아주면 제재를 하겠다”는 심보라며 “할 수 없이 다시 금지를 푸는 나라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나온 쓰레기는 우리가 해결해야 되고 그게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매초마다 2.6톤 트럭 1대 분량의 옷이 소각되거나 매립돼서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이 옷들 중 70% 정도는 멀쩡한 옷이고 충분히 다시 입을 수 있는 옷들이다.

 

 

그렇다면 한국에 있는 수많은 헌옷수거함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정 대표는 헌옷을 자국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인 업체들이 갖고 가서 고물상처럼 되는 것이,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모든 게 시스템화가 안 돼 있고 그냥 개인들이 알아서 돈이 되면 팔고 나머지는 버리고 그런 식으로 되는데 이 문제도 시스템화를 해야 한다. 여기에서 일자리가 얼마나 많이 창출되는지 아는가? 헌옷들을 회수해서 분류하고, 필요한 곳에 공급하고, 다시 유통시키는 이런 과정이 있을텐데 프랑스 같은 경우는 66개 업체들이 돌아가고 있다. 환경부에서 환경단체들에게 위탁을 주는 건데 프랑스 전역에 4만 5000여명의 헌옷 수거원들이 있다. 길거리나 아파트 단지에 무작정 설치하는 게 아니고 제로 웨이스트 샵이나, 일반 매장, 문화 공간, 도서관 등 이런 곳들에 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그 66개 업체들 중에는 수선소와 세탁소도 있어서 수선해서 다시 입힐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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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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