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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정 STOP “유행 사업 따라하지 말고 플랫폼 자치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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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주민자치형 플랫폼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는 그의 철학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궁금했다. 다른 곳에서 유행 사업이 뜨면 그걸 도입하기 바쁜 지방자치의 관성. 이런 관성의 반복으로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없다.

 

진보당 소속 김태진 서구의원(광주광역시)은 지난 6월24일 오전 서구의회 사무실에서 평범한미디어와 만나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하지 말고 관이 하더라도 꼭 지역사회와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공동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며 “그러지 않고 관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 지원금이 끊기면 다 문닫더라. 결국 예산 낭비로 가고 전시성 행정으로 결론난다”고 강조했다.

 

 

관내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김 의원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방식’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역사회 문제해결 플랫폼”이라고 네이밍했다.

 

김 의원은 “지역사회 문제해결 플랫폼이 구성되면 거기에서 더 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이제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관과 함께 주민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같이 해결해야 한다. 그런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은 2014년 처음 당선된 재선의원이다. 그동안 김 의원은 주로 ‘마을공동체’나 ‘주민 복지’에 관심을 두고 의정활동을 해왔다. 그런 그는 어느순간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예컨대 “장난감도서관”과 “마더센터”가 뜬다고 하면 그걸 너나 할 것 없이 벤치마킹하기 바쁘지만 이를 통해 형성됐던 주민자치 네트워크는 되려 취약해진다. 이런 식으로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것이다.

 

장난감도서관은 김 의원이 2010년 아동에게 장난감을 빌려주기 위해 광주에서 처음 시작한 민간 비영리사업이다. 마더센터는 독일 모델에서 영감을 받아 2013년 춘천에서 가장 먼저 터를 잡은 엄마들의 공동체 모델이다.

 

 

김 의원은 “내가 2010년도에 장난감도서관을 시작할 때 직접 건물 얻어서 인건비도 없이 그냥 운영을 했다. 지역사회에서 찬사가 쏟아졌고 다들 대단하다고 했다”면서 “사실 처음에는 모두 자기 아이에게 장난감만 주려고 왔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우리 동네 횡단보도는 왜 저러지? 민원도 넣고 마을 문제를 같이 해결하고 공동체도 구성하고 이렇게 성장해갔다”고 한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김 의원은 “이게 히트를 치니까 시에서도 장난감도서관 만들고 이렇게 되면서 서비스만 남게 되는 거다. 서울의 마더센터도 걱정되는데 이게 지금 여전히 모든 지자체에서 견학을 가고 있다고 한다”며 “마더센터가 좋다? 장난감도서관이 좋다? 다른 곳의 무엇이 좋다? 그러면 막 그것만 그대로 도입해서 집행만 하니까 이게 지속가능성이 없어진다. 그리고 원래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 있다. 그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거고 독자적으로 한 건데 관에서는 벤치마킹만 하고 끝난다. 그러면 결론은 해당 지역에서 스스로 나서서 뭔가 하고 있던 주민들의 움직임들이 다 죽어버린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걸 만들었던 취지, 배경, 공동체성이 다 사라지고 관의 서비스만 살아남는다”는 것이 김 의원의 깨달음이다. 김 의원은 “이런 흐름을 2014년부터 많이 봤다”고 했다.

 

“(공무원들은 유행 사업 관련 공간을) 개관하고 기념사진 찍고 이걸로 인정받고 승진하고 시간이 지나서 이게 인기를 잃으면 흐지부지 되고 그러다가 또 새로운 것이 좋다고 하면 또 멋지게 도입해서 개관하고 계속 이게 반복되는 것 같다.”

 

 

김 의원은 관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부터 ‘지역사회 문제해결 플랫폼’ 방식으로 풀어가면 좋을 것 같다면서 “(직접민주주의 참여 플랫폼 ‘와글’을 창시한 이진순 이사장 등 전문 조직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관에만 맡기면 그런 상상력이 안 나오고 너무 관스럽게 돼 버리더라”고 밝혔다.

 

이어 “(관내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서구청이) 로봇청소기 도입했다고 사진찍고 구청장은 그 위에 타보고 보도자료 내고 끝! 그리고 1년 뒤에 보면 사라져있다. 전시행정 하고 끝! 이렇게 되곤 했는데”라며 “(지역사회 문제해결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면 계속 업그레이드가 될 것 아닌가. 딱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고 계속 유지해가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논의의 과정이 살아있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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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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