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디지털 문맹"이라는 말이 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치 않은 사람을 뜻한다. 글을 읽고 쓸줄 모른다는 뜻의 문맹이라는 단어와 디지털이 합쳐진 것인데 사실 누구나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앞에서 헤매고 있는 현상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코로나 시국 1년 7개월차 비대면은 뉴노멀이 됐다. 동시에 밖에 나가지 않고 사람을 만나지 않고 뭔가 진행되는 디지털 기기의 상용화가 더욱 심해졌다. 꼭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5G 4차 산업혁명 초연결 시대로 진입한지 오래다. 가장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것은 무인 시스템이다. 당장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매장에 가면 키오스크가 사람 대신 주문을 받고 있다. 여전히 음식을 만드는 것은 사람 몫이고 종종 직접 주문도 받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인화 바람이 더 거세질 것이다.
문제는 디지털 기기가 낯설 수밖에 없는 중장년 노년층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30대 초반 본지 기자도 가끔식 프렌차이즈 매장에 가서 키오스크를 이용할 때 조금 불편하다. 헤매기도 한다.
중장년 어르신들은 오죽할까? 사실 이들은 스마트폰 조작에도 매우 서툴다. 고가의 스마트폰에 수많은 기능이 탑재돼 있지만 오직 전화와 문자, 카톡 등만 사용되는 경우가 잦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선국 전남도의원은 이러한 디지털 문맹을 겪는 노년층을 위해 정책 조례(노인교육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를 발의했다. 지난 8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가 원안 가결됐다.
조례의 골자는 노인들이 스마트폰이나 무인 단말기 등 디지털 기기를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일반적인 노인 교육에 '디지털생활교육'을 포함하는 것이다.
최 의원은 14일 오후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전남이 전국에서 노령 인구 비율이 제일 많다“며 “갈수록 종이 통장도 거의 사라지는 추세인데다 교통 티켓을 끊으려고 해도 키오스크로 해야 하는데 어르신들은 이런 기기에 접근성이 떨어져 불편함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소외감을 안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 해당 조례를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예전에 배움의 기회를 미처 가지지 못 해 문맹 상태였던 어르신들에게 글을 읽도록 도와주는 문해 교육처럼 이들이 디지털 기기에 친숙해지도록 관련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서 “서울시도 교육 계획을 세우고 진행을 하고 있는데 노인 인구가 많은 전남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아직 계획을 세우고 있는 단계라 향후 프로그램의 내용은 얼마든지 실질적으로 변경될 수 있다. 일단 프로그램 기획을 마무리짓고 실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평생교육 파트에서 전담할지, 노인정책 파트에서 전담할지 담당 부서를 정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최 의원은 “노인 복지 차원으로 접근해서 발의했다”며 “세부적인 계획은 계속해서 세워야 한다. 서울의 사례들도 벤치마킹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하게 되면 문화센터나 복지관 쪽에서 할 것 같다”며 “노년층의 디지털 기기 활용 역량을 높여 디지털 소외가 없는 전남을 만들기 위해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