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 10분 정도 걸어가며 맑은 공기와 햇살을 느껴본다.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뇌가 맑아지는 것 같다. 숲과 나무가 좋아 조경학과에 입학한 최진우 작가는 지리산에서 벅찬 감동을 느끼고 기후활동가로 살아갈 맘을 먹었다. 단순히 당위적인 이야기만 피력하려는 게 아니다. 인간이 숲에서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깨달음이 전제돼 있다. 최 작가는 1일 14시 전남 장성군 축령산에서 개최된 <숲 속 북토크>에 참석해서 “우리는 숲에 무엇을 주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는 숲이 우리한테 목재로도 제공하고 여러 가지 탄소 흡수원이 돼 있는 경우도 있고 우리한테 맑은 공기와 홍수도 막아주고 이렇게 좋은 어떤 습기를 제공해주는데 우리는 숲에 무엇을 주고 있는가? 그걸 앞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될 것 같다. 그저 세금을 내기 때문에 정부가 알아서 하겠지. 그렇게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최 작가는 “물론 장성군과 산림청에서 열심히 관리를 하겠지만 숲을 이용하는 우리 국민들은 세금 내기 때문에 끝나는 게 아니”라며 “우리는 이 숲에 어떤 사랑을 주고 있는가 그것을 곱씹어보자”고 제안했다. 내가 아끼고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13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 연예 등등 분야 가리지 않고 뜨거운 이슈에 대해 색깔 있는 진단을 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더불어민주당발 공천 잡음이 요란하다. 현역 불패 국민의힘 공천이 전혀 혁신적이지 못 한 반면 민주당의 공천은 한 마디로 “비명횡사”다. 미국 정치처럼 정당 공천 없이 모든 후보를 개방 경선으로 뽑는 형태가 무조건 합리적이라고 볼 순 없고, 정당이 정무적 판단에 따라 후보자를 내세우는 것 자체는 나름 정당성이 있다. 그러나 현역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평가가 누가 봐도 비이재명계에 대한 공천 학살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당의 공천권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들 정도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서울대공원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 죽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시베리아 호랑이 수컷 ‘수호’였는데 너무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6일에 죽었는데 8일에 알려졌다. 수호는 10년 전 동물원 맹수사(맹수들을 두는 우리)에서 통해 태어났는데 운명의 날에도 평소처럼 잘 지냈다. 지병도 없었으며 어떤 징후도 감지되지 않았다. 방사되어 잘 지냈다가 내실로 들어갈 수 있도록 사육사가 유도하는 도중 갑자기 움직이지 않아서 응급 치료를 진행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왜 죽었는지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 병리학적 검사를 맡겼는데 아직까진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혹시 감염병 때문일까? 앞서 또 다른 시베리아 호랑이 암컷 ‘파랑’이도 고양이과 동물의 생명을 앗아가는 범백혈구감소증에 감염되어 죽고 말았다. 그 이후 수호까지 죽었는데 서울대공원은 고양이과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이제 남은 시베리아 호랑이는 ‘해랑’이와 ‘사랑’이다. 시베리아 호랑이의 평균 수명은 10~15년 사이인데 일반 호랑이 수명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짧은 편이다. 서울대공원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수호의 죽음과 관련하여 “이곳에서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6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면서, 회사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이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써볼 계획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벌써 설 연휴가 끝났고 날씨마저도 조금씩 봄이 찾아오는 듯 조금 따뜻해진 것 같다. 하지만 나의 봄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산전수전 6번째 글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해드릴까 고민했는데 건강 문제를 다시 꺼내보려고 한다. 지난편에서 소장암 수술 이력과, 올 새해벽두부터 청천벽력 같은 심장판막 역류증 진단을 받아 고생했다는 사실을 알려드렸는데 이게 다가 아니다. 나의 건강 적신호는 여전히 깜빡이고 있다. 언젠가부터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았다. 이명과 이충만감이 느껴졌다. 심한 어지럼증과 두통도 동반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왔다. 급하게 동네 이비인후과로 갔다. 담당 의사는 내게 “작년 9월 무렵 이관염으로 내원했을 때보다 급격하게 청력이 저하되어 있고 30대 남성 평균 청력에도 못 미친다”고 진단해줬다. 돌발성 난청이 의심
[평범한미디어 박윤지 기자] 다수 폭행 및 방화 미수 전력이 있는 50대 남성이 자신을 구조해준 구급대원을 폭행해서 징역 2년에 처하게 됐다. 지난 10월29일 울산지법 형사11부 박현배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공무집행방해,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새벽 울산의 한 도로에 쓰러져 있던 자신을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한 소방대원 B씨에게 욕설을 하면서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최초 도착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과거에도 A씨는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폭행했는데 만취한 상태로 자신이 거주하는 고시원을 태우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무단 외출해서 술을 마시고 오면 강제 퇴원될 수 있다고 말하는 담당 의사에게 발길질을 하고, 식당에서 술에 취해 유리잔을 집어 던지거나 주차된 차량을 주차 금지 안내판으로 내려쳐 부수기도 했다. 박 판사는 “정당한 사유없이 공무원의 업무를 방해하고 폭행하며 범행 경위를 비춰봤을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며 누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최재천 석좌교수(이화여대)가 지난 11월21일 전남대를 찾았다. 오후 2시 강연인데 대학본부 2층 용봉홀이 꽉 차서 발디딜 곳이 없었다. 좌석이 없어 신문지를 깔고 앉아야만 했다. 역시 석학은 다르구나! 감탄을 했다. 네임밸류 만큼 내용도 알차고 위트도 상당했다. 강연 내내 객석에서 박장대소가 나왔다.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서양에서는 환경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보통 우파다. 그러나 한국에서 환경 이야기를 하면 좌파로 본다. 그래서 나는 좌파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조선일보를 13년 동안 구독했다. 이 신문을 보는 분들은 내가 우파인줄 알고 있다. 사실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잘 모르겠다. 굳이 따지자면 나는 ‘양파’다 이제 강연 내용으로 가보자. 먼저 최 교수는 자연계의 다양성에 대해 풀어내면서 공진화 개념을 설명했다. 벌레가 이파리를 맛있게 먹고 있다. 그런데 이파리를 다 먹고 나서는 문제가 생긴다. 자연계는 워낙 다양한 곳이다. 똑같은 식물이 바로 옆에서 다시 자란다는 보장이 없다. 오랜 진화의 역사를 통해 식물과 식물을 갉아먹는 곤충 간에는 굉장히 세밀한 조율 과정이 있다. 그걸 우리는 공진화라고 부른다. 서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한국에선 자동차 도로가 점령한 길거리가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할까? 정석 교수(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는 “시민들이 그 길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도시 공간을 설계한다는 생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결국 자동차를 위한 도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한 도시를 만들고 그리고 건강한 사람만이 아니라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 또는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인들 또는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도 끝없이 다닐 수 있는 이게 바로 모든 이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 6월13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회복력 도시를 위한 시민 포럼>에 참석해 자동차 중심 도시를 벗어나보자고 제언했다. 일명 ‘대자보 도시’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중심의 도시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전세계 대다수 선진국들은 “이동의 기본”을 대중교통으로 삼고 있다. 간단하다.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이 훨씬 더 “유리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에는 대중교통을 완전히 무료로 하는 도시들이 늘고 있다. 유럽에선 대중교통을 갈아탔는데 일일이 돈을 다 내지 않고 정기권 한달치를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34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2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협상이 파행으로 흘러가는 상황에 대해 인터뷰를 하는 중이었다. 제도권 언론에서는 “법사위”를 두고 여야가 합의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는데 사실 법제사법위원회가 핵심이 아니다. 한국 정치의 구조와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조금만 벗어나는 이야기인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이 들긴 드는 게 뭐냐면 승자독식 선거제도가 그래서 문제인 것 같다. 우선 5년 전 본지 기자가 작성한 이 기사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국회가 습관성 파행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
[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경제성장률과 온실가스 배출량은 비례 관계다. 당연하다. 지구에서 원료를 채취하고 뭔가 만들어내서 팔아야 경제가 성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탄소가 생성되는 것은 상수다. 경제는 맨날 어렵다. 그래서 아직도 경제성장률에 목을 매는 사회적 분위기가 공고한데 오히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어야 온실가스가 덜 배출된다. 김현우 소장(탈성장과 대안연구소)은 “기발한 요술이 있지 않는 한 IMF 때의 절반 정도의 경제 위축이 있지 않고서는 탄소 중립을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인데 아직도 파이를 늘려야 한다는 담론이 횡행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경제성장률을 포기할 수 없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 16일 19시 광주 서구 창작농성골커뮤니티센터에서 강연을 하게 된 김 소장은 “탄소 자체는 나쁜 게 아니고 우리 몸의 구성 성분으로 지구상의 일정한 양이 있으며 그게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경제 발전으로 인해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원래는 공기 중에 있는 탄소보다 토양하고 바다, 물 안에 탄소가 훨씬 많은데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2023년 11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이내훈의 아웃사이더] 9번째 칼럼입니다. 이내훈씨는 프리랜서 만화가이자 민생당 소속 정당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이내훈 칼럼니스트] 1985년 9월22일. 미국은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G5(프랑스/서독/영국/미국/일본)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달러 가치를 낮추는 합의를 관철시켰다. 표면적으로는 합의였지만 실상 국제 안보를 주도하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나라가 없었다. 플라자 합의 이후 각 나라들의 화폐 가치는 상승했는데 달러는 2년간 30% 이상 급락했다. 미국은 무역 적자를 줄여서 좋을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엔고 현상으로 인해 수출 부진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책을 급히 썼다. 금리를 내리고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훗날 돌아보면 뼈아픈 실책이었다. 부동산 거품을 겪어본 적이 없었던 만큼 거품 붕괴의 위험을 과소평가했다. 1990년 들어 일본은 또 하나의 커다란 실책을 범하는데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걷히지 않자 다짜고짜 신규 부동산 대출을 전면 금지해버린 것이다. 당시 일본 관료들은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있었는데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극단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