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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소수 후보들' 선거 연대 왜 어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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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4.7 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양대 진영으로의 편향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여영국 신임 정의당 대표가 당의 투표 방침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그 어느 쪽도 지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보적 소수 후보들이 여럿 있지만 선뜻 나서기에는 정치적 역학관계가 복잡하다.

 

 

김찬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3월29일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나도 진보 세력의 대분열 상황 심지어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은 나오지도 않았는데 진보 세력 5~6명이 출마한 상황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정의당이 진보 세력의 통합적 구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정의당과 진보당은 쉽게 봉합되기 어렵고, 팀서울(신지예 후보)과 기본소득당도 위성정당 문제로 갈등관계에 있고, 출마하지 않은 녹색당도 팀서울과 쉽게 봉합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미 정의당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 선언을 한 당내 후보(권수정 서울시의원)가 있었음에도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태에 책임을 지는 의미로 무공천을 결정한 바 있다.

 

원내 3당의 지위를 갖고 있는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서울시장 선거에서 아무 역할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여 대표는 취임 직후 지난달 29일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번 선거의 경우도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집권당이나 여전히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국민의힘이나 양당 후보는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우리가 후보를 출마시키진 않았지만 가치까지 불출마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의당의 가치에 공감하는 그런 정치 세력 그런 후보들과 함께 반기득권 정치의 한배를 띄운 사람으로서 그런 기준을 가지고 이번 보궐선거에 임해달라고 하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여러 후보들 중에 하나로 딱 모아졌으면... 저희가 좀 더 선명한 보궐선거 방침을 정할 수 있을텐데 여러 후보들이 있는 가운데 사실 아직까지 저희가 투표 방식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진보로 분류되는 소수 후보는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진보당 송명숙 후보, 미래당 오태양 후보,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 팀서울 신지예 후보 등이 있다. 여기에 제3지대 중도 포지션을 표방하고 있는 민생당 이수봉 후보도 있다.

 

같은 날 여 대표는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시대전환이) 우리 당과 많이 떨어져있다 생각하지 않는다. 이후에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함께 공유하고 토론되어야 될 여러 의제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면서 연대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놨다.

 

물론 정책과 의제가 명분이 돼야 한다.

 

여 대표는 "과거 민주노동당 때 무상복지라는 비전을 세웠었다. 그게 이제는 너도 나도 차용했고 이미 보편화되었다"며 "다가올 대선 정국에서 한국 사회 미래 비전에 대해 의제를 제시하면 그리 멀지 않아 현실화 될 수밖에 없고 다른 당들도 차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공식 지지 정당과 후보를 발표해왔다. 물론 소속 100만 조합원이 그 방침대로 투표를 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진보정당은 민주노총 지지 정당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에 묵직한 의미를 두기 마련이다.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선거에서 과연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지가 진보진영 내에서는 큰 관심사다.

 

그렇지만 여 대표는 아직 고심이 크다.

 

여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누구보다 빨리 밝힌 신지혜 대표를 만나는 자리인 만큼 예의상 지지한다는 덕담을 건넬 수도 있었지만 "조금 양해를 부탁드리겠다"면서 조심스러운 눈치였다.

 

 

김 대표는 "이론적으로 정의당을 구심으로 한 진보 단일화가 구상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구현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정치는 인물이고 단일화와 연대라면 연대의 구심으로서의 인물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초정파적 인물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환기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정의당이 출마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나머지 세력은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 각 진영은 자기 세력이 가장 힘이 세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실제 3월29일 서울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소수 후보들이 선거 연대와 관련 다양한 입장을 주고 받았지만 상호 의견차만 확인됐다.

 

 

신지혜 후보와 기본소득당은 3월초 미래당과 팀서울 등에 후보 단일화를 포함 공식 선거 연대를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지혜 후보는 토론회에서 다른 정당들의 출마 준비가 늦어져서 선거 연대를 논의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태양 후보는 "진보적 제3지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다른 정당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냐며 반박했다. 오 후보는 오히려 "진보 정당의 역사성"을 계승하기 위해 정의당과 녹색당 등에게 자리와 몫을 내어주는 소통의 가교 역할을 기본소득당이 충분히 수행했는지 되물었다.

 

특히 신지예 후보는 20대 총선 정국에서 연합정당 테이블에 합류하거나 합류하려고 했던 기본소득당과 진보당을 지목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신지예 후보는 "위성정당"이라고 표현하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는데 사실 미래당도 그 당시 가장 먼저 연합정당 테이블에 참여했었다. 다만 민주당 위주의 더불어시민당이 위성정당으로 변질됐다고 보고 철회한 바 있다. 그럼에도 신지예 후보는 과거 녹색당 소속일 때 미래당과 적극적으로 연대한 적이 있었고 최근까지 오태양 후보와 1대 1 토론회를 가지는 등 비교적 관계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또한 토론회에서는 여성의당 김 후보를 향한 성소수자 관련 공세가 눈에 띄었다. 거대 양당 외에 여성 후보가 4명이나 출마한 만큼 페미니즘 가치를 명분으로 이들의 화학적 결합이 기대됐지만 성소수자 문제가 허들이 됐다. 김 후보는 여성의당이 TERF(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급진적 여성주의)가 아니라고 명확하게 입장을 표명하지 못 했다.

 

3월31일 출고된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소수정당 합산 표가 전체의 10% 가량 된다면 기성 정치판을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이 녹록치 않다.

 

결론적으로 양당으로의 구심력이 심화되는 가운데 진보적 소수 후보들이 힘을 합쳐 큰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상황이 매우 어렵다. 최근 들어 주요 언론들이 소수 후보들에 대해 조명해주고 있지만 결국 각개약진으로 귀결되어 존재감없이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는 2개의 리그가 함께 진행되고 있는데 서울시장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라인간의 대결과 작은 진보 세력끼리의 힘겨루기 리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당분간은 모든 선거에서 이런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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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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