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오래 전 지방대 국문과를 졸업한 A씨는 최근 글쓰기 부업에 도전했다. 국문과를 나온 만큼 글쓰기에는 자신이 있지만 바이럴 SNS 마케팅 알바는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문학적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나섰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유튜브 라디오’ 작가였다. 일종의 사연을 받는 라디오 프로그램과 같은 것이었는데 면접은 화상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A씨는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합격하면 원고를 작성하는 유튜브 라디오의 작가로 일할 수 있다. 유튜브 사연 라디오는 2017년 즈음 2030세대에게 인기있는 컨텐츠로 출발했는데 2010년대 초반에 불었던 팟캐스트의 부상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라디오는 음성 컨텐츠인데 유튜브는 그 자체로 비디오성이 핵심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유튜브 플랫폼이 주류가 된 이상 여기에서도 음성 컨텐츠가 핵심인 라디오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생겨난 것이다. 물론 기존에도 전통 라디오 프로그램이 ‘보이는 라디오’를 운영하기도 했다. 유튜브 사연 라디오의 소재는 연애, 결혼, 직장생활 등등 그야말로 일상적이다. 채널마다 다르겠지만 DJ가 직접 사연을 읽으면서 그 내용이 자막으로 채워진다. 사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전남 여수 화양면의 한 도로에서 할머니가 1톤 트럭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결과 70대 할머니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었으나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A씨의 황망한 죽음은 딱 4줄짜리 기사 3개로 소개됐고 평범한미디어의 레이더에 들어왔다. 이 정도로 기본 정보가 부실한 사망 교통사고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취재에 들어갔다. 평범한미디어가 직접 여수경찰서에 전화해서 물어본 결과 1톤 트럭이 아니라 승합차에 치인 것이었다. 사고 장소도 도로가 아니라 선착장에 있는 방파제 부근이었다. 지난 11월24일 낮 4시14분쯤에 벌어진 비극이었는데 A씨는 고동을 채취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방파제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별안간 갑자기 승합차가 A씨를 그대로 덮치고 말았다. 처음에는 음주운전이 의심되었으나 조사 결과 음주운전은 아니었다. 여수경찰서 관계자는 “한 화물차 운전자의 부탁으로 승합차가 차를 빼려고 후진하다가 앉아 있는 A씨를 미처 보지 못 하고 들이받았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A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곧바로 심정지 상태가 됐고 이내 목숨을 잃었는데 이처럼 트럭이나 승합차처럼 차체가 높고 중량 있는 차량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지난 11월18일부터 경기광역버스의 입석이 전면 중단되었다. 그 이후 한 달 반이 지났다. 그동안 주머니가 가벼운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은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 출근을 해야 늦지 않게 일터에 갈 수 있었다. 매번 택시를 탈 수도 없고 지하철은 항상 만석이다. 한파가 닥친 한겨울이다. 추위 속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증차없이 입석 금지를 단행한 버스업체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경기도에 분통을 터트렸다. 이태원 참사가 아니더라도 수도권 광역버스에서 콩나물시루처럼 딱붙어서 가는 입석 승객들은 위태로워보였다. 그런데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무작정 입석을 금지해버리면 좌석에 앉을 수 있는 만큼만 승객을 태운다는 것이기 때문에 광역버스에 타지 못 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례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현재 KD운송그룹 소속 경기 지역 13개 버스업체는 경기고속, 경기버스, 경기상운, 경기운수, 대원고속, 대원버스, 대원운수, 이천시내버스, 평안운수, 평택버스, 화성여객, 명진여객, 진명여객 등인데 전체 경기도 광역버스 2500대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경기광역버스 즉 경기도 공공버스는 경기도형 준공영제 사업 브랜드다. 영구 면허를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지난 12월25일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저자 조세희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조 작가와 '난쏘공'이 우리 문학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난쏘공은 1978년 초판 발간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 하층민의 고통을 간결한 문체와 환상적 분위기로 잡아낸 명작‘이라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난쏘공은 '광주 대단지 사건'을 소재로 하고 '상대원공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수능이나 모의고사에도 나오는 유명한 작품이지만 조 작가는 생전에 여러 차례 난쏘공이 유효한 시대 담론으로 남아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 이상 도시 재개발로 밀려나는 하층민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고,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난쏘공에 공감하지 않는 사회가 도래했으면 하는 선배 세대의 소망이었다. 1997년 창간된 계간지 '당대비평'에서 함께 작업했던 역사비평사 정순구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당대비평 창간호가 나오던 날 나는 입으로 치익 소리를 내며 부탄가스 흡입 묘기를 선보이며 조세희 선생께 재롱을 부렸다. 그런데 세상 물정에 어둡고 매사에 진지하던 선생이 걱정스런 얼굴로, 내가 늘 젊었을…
[평범한미디어 양주열 기자] 유엔이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들에게 암호화폐로 지원금을 보내겠다고 밝혀 비판이 제기됐다. 이달 초 유엔난민기구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USD코인을 지원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신속한 전달, 환전에 따른 손실과 도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등 장점이 있다는 건데 올해 들어 투자 상품으로서의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한 만큼 난민들에게 또 다른 위험을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호화폐가 탄생 초기부터 지적받아왔던 가치 보존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이 형성된지 오래인데, 과연 난민들에게 이런 고위험 암호화폐를 쥐어주는 것이 옳은 일인지 우려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암호화폐 지원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구체적으로 유엔이 암호화폐를 활용하려는 이유가 있다. USD코인은 스테이블 코인인데 즉 실물자산과 연동시켜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암호화폐다. 법정화폐 담보형, 암호자산 담보형, 무담보형 등 3가지가 있는데 스테이블 코인은 변동성이 강한 일반 암호화폐들과는 달리 가치의 변동폭이 크지 않다. USD코인은 스테이블 코인 중에서도 안정성이 가
[평범한미디어 박윤지 기자] 자신의 차에서 제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서울대 음대 교수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되자 검찰은 형량이 낮다고 항소했다. 전 서울대 음대 교수 A씨는 지난 2015년 공연 뒤풀이 후 ‘집에 데려다주겠다’면서 졸업생 제자 B씨를 자신의 차량에 태워서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A씨는 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2020년 10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이후 코로나 등으로 2년여 만에 재판이 열렸는데 지난 14일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30부 재판장 강혁성)는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린 배심원단(7명)의 의견을 참고해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추가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사건 발생 이후 7년만에 유죄가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불쾌감과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피해자가 합의금을 노리고 허위로 무고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서울중앙지검 공판3부 이정렬 부장검사)은 징역 1년으로도 부족하다며 16일 항소를 제기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A씨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지난 8일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12.12 군사반란에 맞서다 희생된 故 김오랑 중령과 故 정선엽 병장을 ‘순직’에서 ‘전사’로 변경했다. 육군 특전사령부 대위로 복무한 바 있는 김준철씨로부터 전화를 받아서 알게 됐는데 사실 목숨 걸고 반란군에 맞선 의로운 군인을 추모하는 것은 독립운동가나 호국 영웅을 추모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 그들의 행동을 의미없는 죽음으로 만들어서는 절대 안 된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1979년 12월12일, 소위 하나회 반란군들을 진압할 수 있었다면 5.18 광주 학살과 서울의 봄 이후의 7년간의 군사 독재를 또 겪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김 중령은 당시 정병주 특전사령관의 비서실장이었는데 정 사령관을 지키려다 총격에 맞아 전사했다. 그는 투항하거나 정 사령관을 밀고했다면 오히려 전두환 정권에서 영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그의 결단은 단순히 상관 보호를 넘어 대한민국 헌법체제를 쿠데타 세력으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용감한 행동이었다. 김 중령 못지 않은 말단 병사의 용맹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시 국방부 벙커를 지키고 있던 정 병장은 반란에 가담한 1공수여단의 위법한 무장 해제에…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023년도 예산안 협상을 두고 극적인 타결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끝까지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디데이는 15일 목요일이다. 김 의장은 이날 무조건 예산안을 본회의에 올려서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디데이는 다가왔다. 일단 화요일(13일)과 수요일(14일) 양당 원내대표의 입을 주목해봤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오늘(13일)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라"며 "윤심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 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이미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제출했지만 민주당은 법인세 감세 항목 때문에 동의하지 못 하겠으니 새로운 수정안을 제출해달라고 재차 요청하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쉽사리 물러설 기세가 전혀 아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가 최종 협상할 수 있는 건 없고 오히려 민주당이 최종 협상안을 내달라"며 "우리 생각을 다 말했고 민주당도 했는데 우리 최종 협상안을 내달라는 것은 우리 보고 양보해달란 말"이라고 발언했
[평범한미디어 양주열 기자] 고용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연예매니지먼트와 방송 제작 분야 종사자의 노동 권익을 보호하고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부처간 협업에 나섰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에서 실시된 근로감독 결과 발표 후 5개월 만이다. 노동부는 지난 7월 동종업계에 대한 파급 효과를 고려해서, 소속 연예인이 많은 기획사 2곳 및 해당 2곳과 일정 금액 이상의 도급관계에 있는 패션 스타일업체 10곳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진행했다. 특히 소속 직원 중 노동환경이 열악한 현장 종사자, 즉 로드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에 대한 기본 권익 보호 여부를 중점적으로 감독했다. 그 결과 대형 기획사 2곳은 로드 매니저 40여명에게 연장 근로수당 16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당 기획사와 도급 계약을 맺고 있는 패션 스타일업체 10곳 중 7곳은 소속 스타일리스트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기획사 12건, 스타일업체 43건 등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 총 55건을 적발했다. 일단 해당 분야 종사자의 임금 자체가 최저임금 수준으로 매우 낮았고 그 원인을 내부적으로 파악한 결과 기획사로부터 적정한 하도급 대금을 못 받고 있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무료 글쓰기 강좌에서 50대 중반 건물주 A씨를 우연히 만났다. 나이도 비슷하고 친절한 사람이라 짧은 시간에 가까워졌다. 어느날 수업 마치고 생맥주를 겸해 뒤풀이를 하게 됐는데 그가 “직업이 없고 현금이 7억원 생기면 무엇을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이라 깊게 생각하지 않고 “우선 취업을 하고 고금리 정기예금에 넣어두고 싶다”고 편하게 답변했다. 그러자 A씨는 “신중하시다. 나도 그랬어야 했는데 아쉽다”면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7년 전에 대기업을 그만두고 준정년 퇴직금 3억원을 받았고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고 4억원의 상속금이 있었다. 그런데 분양가가 비싼 구분상가 두 개를 매수했다가 시세가 하락하는 바람에 손해를 보고 있다. 나도 모르게 “와~ 건물주시구나”라는 추임새가 나왔다. 건물주라는 사실 자체가 부러웠다. A씨가 한숨을 내쉬며 풀어놓은 건물주의 고충을 듣다 보니 그저 알지 못 한 지식을 얻게 되어 새로웠는데 난데없이 “건물주라는 표현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는 용어”라고 강변했다. A씨는 “일반 임대사업자가 올바른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즉 일하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건물주는 최소 수십억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