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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기사 “손님 너무 없어서 차라리 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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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15일 평범한미디어 및 음주운전 피해자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들이 배달 라이더 쪽으로 몰리게 되어 대리운전 시장에 공급이 많이 줄었다고 가정했다. 그래서 ‘대리를 못 잡아서’ 음주운전을 하게 되는 사례가 더 많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진짜 그런 것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평범한미디어는 16일 13시반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고 있는 50대 남성 A씨를 광주광역시 유스퀘어 터미널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 술을 마셨기 때문에 대리를 부른 것이었다. 15일 19시반까지 서울 여의도 인근 한우집에서 성인 남성 3명이 소주 2병과 맥주 3병을 마셨다.

 

A씨는 이 대표의 가정과는 달리 “일단 손님들이 많이 없다. 그래서 대리하는 분들이 안 되겠다. 벌이가 너무 안 되니까. 그래서 손님이 너무 없으니까 다른 걸 해야지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그니깐 손님 없으니까 대리 기사들도, 나도 많이 생각했다. 이거 도저히 안 되겠다. 돈도 안 되는데 어떡하냐. 차라리 배달 라이더 하는 게 낫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이 대표의 예측과는 달리 호황 중인 라이더업계로 인력이 몰려 공급이 줄어든 게 아니었다. 사람들이 술 자체를 덜 마셔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에 덩달아 공급도 같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A씨는 그렇게 체감하고 있었다. 그나마 11월부터 위드코로나에 따른 대리운전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A씨의 판단이다.

 

 

A씨는 “(이 대표의 가정처럼) 그런 게 아니라 일단 모여서 술을 안 마시니깐”이라면서도 “조금 조금씩 좋아지고 있긴 하다. 그래도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술을 편하게 마시지 못 하고 불안해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A씨는 택시기사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장시간 노동이 단점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이내 관뒀다고 한다.

 

A씨는 “택시도 해봤는데 안 하는 이유가 노동시간이 너무 길다. 너무 길다. 돈은 별로 안 되고. 많이 벌리는 것도 아니고 그에 비해 돈이 안 벌린다”며 “기본료가 3300원에서 3500원으로 오르는데 근데 바로 회사에서 그날부로 사납금을 올린다. 나라에서 내일부터 올린다고 하면 그날부로 사납금을 예를 들면 7만원에서 8만원으로 바로 올린다. 기사 입장에서 의미가 없다”고 풀어냈다.

 

이어 “개인택시도 취득하려면 한 1억 드는데 별로 안 벌린다. 모르겠는데 택시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라. 퇴직하는 분들은 개인택시 마련해서 하려고 하는데 한 한 달인가? 2~3주 교육 받으면 개인택시를 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거 하는 분들도 계시더라”면서 “나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그리고 야간에 일을 안 한다. 대리운전도 주간에만 한다. 주간에 하나 야간에 하나 수입이 별 차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리운전 요금은 대략 얼마나 될까. 나는 평일 대낮에 대리가 도무지 잡히지 않아 카카오 앱으로 웃돈을 얹어주고 겨우 잡았기 때문에 6km에 2만1000원을 지불했다.

 

A씨는 “누가 상무지구에서 일곡동까지(11km) 7000원 올려놨더라. 젊은 사람인 것 같은데 누가 받겠는가.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었다”며 “대체로 1만2000원, 1만4000원, 1만6000원, 1만8000원 거의 2만원까지 올라간다. 보통 낮에는. 고객께서는 한 번에 올린 것 같더라. 나는 집에서 설거지 하느라 못 봤는데 좀 늦게 봤다”고 말했다.

 

근데 평일 낮에는 대리를 잡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지만 주말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한다.

 

A씨는 “토요일과 일요일 낮에는 의외로 엄청 많다. 평일 낮에는 별로 없는데 주말에는 많다. 콜이 계속 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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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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