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의 오목렌즈] 111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시 대놓고 무리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일으킨 이란과의 전쟁에 군함 파병을 요청한 것이다. 한국을 콕 집었는데 동시에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도 거론했다. 이란은 최고 지도자(45년간 독재 정권을 구축한 2대 라흐바르 ‘알리 하메네이’)까지 공습으로 사망한 상황에서 전세계 석유 공급의 통로가 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 외에 이 항로를 통해 석유를 수입하는 여타 이해관계국들이 비용과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많은 국가들이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여 군함을 파견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란 군사력의 100%를 파괴했지만, 이 수로 어딘가에 드론 1~2대를 보내거나 기뢰를 투하하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이런 봉쇄로 고통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및 기타 국가들이 함정을 보내 완전히 무력화된 이란이 더 이상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지 못하게 하기를 바란다. 그동안 미국은 해안선을 초토화할 정도로 폭격하고 이란의 보트와 배들을 계속해서 격침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곧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고 자유로운 곳으로 만들 것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타국 연루책에 관하여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의 경우 통과를 요청하면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가는 곳인데 미국과 이란의 통과만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노동당 소속 사회운동가 이은탁씨(데모당 당수)는 페이스북에서 아래와 같이 주장했다.
트럼프가 한국, 중국, 프랑스, 일본, 영국 등에 호르무즈 해협 연합군 결성을 요구하자 이란이 “제3국 요청시 통행 가능”하단 입장을 밝혔다. 실제 그럴진 모르겠지만 트럼프의 타국 ‘총알받이’ 꼼수를 KO 시키는 어퍼컷이다.
이번 오목렌즈 전화 대담(3월5일 10시)에서는 전세계를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문제를 다뤘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하나씩 하나씩 얘기를 해보면 좋을텐데 이번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끝나더라도 앞으로 우리가 이 트럼프라는 인물에 대해서 안좋은 의미로 안 좋은 방향으로 좀 많이 다룰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지금 러우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마두로를 체포하고,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고 있다. 정말로 임기 내내 국제적으로 민폐를 많이 줄 것 같다. 지난번에 트럼프를 다루면서 트럼프 왕국이자 트럼프 제국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런 흐름이 최악의 방향으로 흘러서 현실화되고 있다.
사실 공식 파병 요청 이전에도 유럽 국가들이 이번 전쟁에 어떻게든 연루되고 있었다. 국제 유가가 폭등해서 전세계 시민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는 점은 덤이다. 박 센터장은 “그 전부터 프랑스에서도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그 근처로 군대를 보내는 흐름이 있었다”며 “자칫하면 국지전을 넘어 되게 큰 규모의 국제전이 될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계속 몰아붙이고 있는데 문제는 공격을 하는 건 하는 건데 이란이 어떤 식으로 버텨나갈 거냐다. 트럼프는 이란을 완전히 굴복시켰다고 했지만 이란 하메네이 정권은 강경하게 나갈 것이고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트럼프는 아마도 속전속결로 마무리를 짓고 싶겠지만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국내에서 이번 트럼프의 이란 전쟁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그래서 올해 11월에 있을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 만큼 속전속결을 하고 싶을 텐데 트럼프가 원하는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이란 신정 독재 정권은 붕괴되기 보단 이미 더 고립되고 성전화됐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3대 라흐바르가 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아버지보다 더 강경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미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충성을 맹세했고 “완전한 복종”과 “결사옹위”를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양상을 부담스럽게 느껴 타국들에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알리 하메네이가 죽었는데 순교처럼 돼버렸다. 순교가 됐기 때문에 이란이 성전화되어 가는 패턴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미국이 개입을 안할 수가 없게 되어 있는 방향으로 가는 거다. 그래놓고 지금 반정부 시위하는 이란인들 보고 너희가 가서 장악해라고 얘기하는데 이란 시민들이 장악할 만큼 이란 정권이 취약하지 않다. 사실 이미 국제전화가 되어서 트럼프가 원하는 만큼의 속전속결은 어렵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이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미국이 이란에 친미 세력을 부활시킬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대통령 불문 누구나 마찬가지였다. 원래 트럼프 1기 때는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는 미국의 개입주의적인 조치를 최소화하려고 했는데, 2기 때부턴 만만한 국가의 반미 지도자를 제거하고 이권을 독점해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트럼프가 직전에 마두로를 체포해서 베네수엘라의 이권 독점을 차지하게 되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트럼프는 세계 곳곳에 미국의 실력과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계속 ‘넘버원은 미국이야’라는 얘기를 계속하고 싶어 한다.
힘센 깡패가 전세계를 위협하며 삥을 뜯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접수 이전부터 그린란드, 멕시코만, 캐나다, 쿠바, 콜롬비아 등을 지목해서 탐욕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인 만큼 트럼프가 이권을 주장함과 동시에 EU와의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원래대로라면 유럽을 먼저 치고 싶었겠으나 유럽은 이제 연맹체가 돼서 같이 공동 대응을 하니까 건드릴 수가 없는 거고. 그래서 베네수엘라를 접수한 이후로 이스라엘을 앞세워서 중동을 건드리는 거다. 아무래도 그나마 중국 때문에 아시아쪽은 좀 덜 할 건데. 트럼프의 레이더에는 있을 것이다.
당초 미국과 이란은 2월 내내 핵 협상을 하고 있었다. 협상 테이블이 열려 있었는데 갑자기 군사력을 동원한다? 밑도 끝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만용을 부추기는 여러 요소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아래 4가지가 있다.
①이란과의 핵 협상 결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핵 농축 전면 중단 및 시설 폐쇄”를 요구했지만, 이란은 북한이 그랬던 것처럼 ‘선 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의 데드라인’을 설정했고 2월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3차 간접 회담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데드라인이 끝나는 2월28일 군사행동을 개시했다.
②네타냐후 총리의 제안: 이란과 적대적 관계에 있던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란 내외부적으로 군사행동을 개시할 적기라며 적극 권했다.
③이란 반정부 시위 준동: 마침 경제 위기 등을 이유로 이란 내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봇물 터지듯 번지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친미 정권으로의 레짐 체인지를 이뤄낼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졌다.
④중간선거 변수: 정체되어 있는 공화당 지지율을 고려했을 때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외부를 때리는 강경책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미국 경제 지표가 따라와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의 적(베네수엘라와 이란)을 만들어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박 센터장은 미국의 이익이 아니라 트럼프의 이익이 중요한 만큼 ④을 강력한 동기로 봤다.
아마 중간선거에서 밀릴 것 같다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으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의회 연설에서 의회를 패싱해서 행정부 명령으로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했지만 사실 그런 말 자체가 신경이 쓰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사실 미국은 이번 이란 공습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미국은 중동산 석유를 쓸 필요가 없다. 전세계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더라도 자기는 손해를 덜 보니 그냥 밀어붙여서 이권을 독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노림수와 달리 미국 국내에서도 이란과의 전쟁에 대한 여론이 매우 나쁘다.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을 연루시키면서 발을 빼고 싶어하겠지만 박 센터장은 거듭해서 “이란이 장기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을 환기했다.
트럼프는 빨리 끝내고는 싶어 할 건데 아마 여름을 지나면 장기전이라고 봐야 된다. 장기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21세기 전후로 미국이 벌인 군사 개입의 역사가 대부분 미국의 국익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결과로 귀결됐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이번에도 직접적으로 추가 타격을 입혀서 빨리 끝내고 싶겠지만 러시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으로 버티는 장기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도 버티는 장기전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우크라이나를 통해서 배웠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게 할 것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작전 외에도 주변의 서방 기지들을 건드리고 있는데, 이렇게 건드린다고 해도 유럽 국가들이 쉽게 반격해오지는 못할 거다. 왜냐면 전쟁 부담과 리스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서방 세계에서 봐도 이거는 명분이 약하니까 섣불리 참전은 못할 거라는 계산을 하고 있고 어차피 이슬람쪽에는 성전화 시켰으니까 명분은 이쪽이 더 갖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러우 전쟁도 휴전 협정의 전개가 더딘데 아주 오래전 역사이지만 한국 전쟁도 휴전 협정 시작하고 한 2년 가까이 끌고 가서 겨우 휴전 협상이 타결됐다.
새해벽두부터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연이어 공격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다음 타겟들을 하나씩 건드리면서 이런 식의 민폐를 지속할까봐 매우 우려스럽다.
중간선거 전까지는 트럼프의 드라이브를 제동시켜줄 실질적인 장치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국제 정세가 불안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걱정스러운 건 트럼프가 이런 게 통한다는 걸 알게 되어 무슨 카드처럼 툭하면 쓸 것 같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공격할만한 대상들을 리스트업 해서 공개해놨다. 이게 가장 큰 문제고 사실 이렇게 되면 트럼프의 가장 큰 실책은 이런 거다. 미국의 위상이 흔들린다. 당장 미국의 군사력과 국력이 막강한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헤게모니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고 뿌리부터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트럼프라는 돌연변이로 인해서 미국 자체의 위상이 흔들리면 오히려 트럼프 이후로 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잡더라도 미국의 위상과 헤게모니를 회복하는 데에 굉장히 큰 어려움이 될 것이다. 정말로 트럼프는 노벨평화상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노벨파괴상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지금 미국의 상황이 그렇다. 마두로를 축출할 때부터 잘못된 퍼즐을 끼우기 시작했다.
한편, 이은탁씨는 미국의 폭격으로 이란 초등학생 175명이 목숨을 잃게 된 사건에 대해 아래와 같이 역설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한 짓”이라고 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장관은 “민간인들을 목표로 삼는 유일한 쪽은 이란”이라며 전쟁 범죄의 책임을 피하려 한다. 이란 통신사가 여자 초등학교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순간이 담긴 72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 언론이 탄약 무기 전문가 8명에게 의뢰한 결과 크기, 형태, 폭발 양상을 근거로 ‘토마호크’ 미사일로 지목했다. 이번 이란 전쟁에 참여한 군사 세력 가운데 토마호크를 보유한 건 미군 뿐이다. 트럼프와 폭격에 관여한 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세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