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16번째 글입니다. 조은비씨는 작은 주얼리 공방 ‘디라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울증 자조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게으르게 쉬는 중”이며 스스로를 “경험주의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파리 첫 날이었다. 아침 8시30분 보베 공항 활주로엔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머릿속 파리지앵의 이미지에 부응하려 새벽부터 공들인 메이크업과 고데기한 머리는 시작부터 망가졌다. 위축된 상태로 파리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가방에서 캡모자를 꺼내 쓰며 망가진 머리도 애써 가려보았다. 하지만 2시간 후 파리 <샤를 드골 에투알역>에 내렸을 때 내가 본 진짜 파리지앵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백팩을 맨 채 우산도 없이 비 내리는 거리를 걸어 다녔다. 그렇게 나는 의도치않게 파리에 완벽히 스며들어 있었다. 평범한 뒷골목에 숨겨진 작은 비스트로에서 첫 끼니를 먹었다. 1년간의 오스트리아 생활로 돈이 얼마 남지 않은 내가 유명 맛집들을 제외하고 택한 곳이었다. 구글맵으로 파리 중심가와 떨어진 지역들을 줌인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여성 주인 B씨는 손님으로 온 50대 남성 A씨로부터 살해 위협을 당했다. 이유가 뭘까? 자기 자리로 와서 같이 술 마시자는 제안을 거절해서라고 한다. 전남 영광경찰서는 7일 A씨에 대해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겁만 주려고 했다면서 뒤늦게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경찰은 피해자 B씨에 대한 보복과 재범이 우려되어 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5일 23시쯤 영광군 영광읍의 한 술집에서 B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협박했다. A씨가 처음 온 손님인지 단골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타 폭력 전과가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술자리 동석을 거부하고 퇴거 요청을 받았다고 해서 칼을 빼든다는 것 자체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술에 취했더라도 술주정 치고는 너무나 수위가 센 범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A씨는 실제로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했지만 그러다가 삐끗해서 칼을 휘두르다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A씨에 대한 영장심사는 이날 늦은 오후 광주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신진욱 교수(중앙대 사회학과)는 오랫동안 극우 문제를 연구한 사회학자입니다. 지난 6월5일 전남대에서 진행한 ‘한국의 극우주의’ 관련 강연을 두 편에 걸쳐 전달해드리겠습니다. 1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6개월 전 1월19일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있던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그를 열렬히 지지하는 극우 세력들이 법원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켰다. 많은 시민들이 기겁했는데 12.3 계엄 사태 이후 한국 극우는 어느정도 주류화되었다. 4개월간 탄핵 반대 여론 40%에 육박할 정도가 됐던 것은 강력하게 결집된 극우 세력의 뒷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20년 넘게 한국 극우를 연구해온 신진욱 교수(중앙대 사회학과)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헌재 선고가 되기까지 약 4개월 동안 한국 시민들이 극우의 폭력 그리고 극우 집회의 규모 이런 것에 많이 놀랐을 것이다. 근데 사실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한국에서 극우가 존재해왔다. 한국의 극우가 변화하고 성장해오는 과정 그 역사적인 시점마다 탄생하고 확산된 다양한 유형의 극우 세력들이 그리고 극우의 이데올로기와 상징 이와 같은 것들이 지금 동시대적으로 공존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5일 저녁
※ [박성준의 오목렌즈] 78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전한길씨가 한국 보수우파 진영의 보스가 됐다. 제1야당 당권 경쟁에 뛰어들어 찐윤 감별사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본인이 당대표 후보로 나설 수도 있다고 블러핑을 하기도 했다. 손현보 목사, 전광훈 목사와 더불어 극우 ‘빅3’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이럴 때 우리는 이런 얘기를 한다. 전한길이라는 사람이 다크호스를 넘어서 폭발적으로 초신성이 돼서 나타났다”며 “무슨 얘기냐면 전한길 강사의 이름을 몰랐던 사람들이 즉 공무원 시험 사교육계 수험생들을 제외하고 수두룩했는데 지금은 전국민이 전한길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한길씨가 스타 한국사 강사 출신이지만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의구심이 드는 건 어떻게 이런 극우적인 사람이 스타 한국사 강사가 됐지? 공무원 시험 역사 파트를 다루는 강사들이 대부분 우파 분위기인가 그런 생각까지 든다. 아니면 본인의 성향을 철저히 숨기고 지금 공무원 역사 교육에 맞는 강의를 했거나. 어쨌든 전한길씨가 12.3 계엄 사태 이전부터 극우 성향의 선동가처럼 활동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성향을 굉장히 짧은 시간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부도덕함의 끝판왕 SPC에서 또 다시 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났다. 당초 SPC 핵심 계열사 ‘샤니’의 제빵공장(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서 반죽기에 배쪽이 끼어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던 56세 여성 노동자 A씨는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지만 끝내 이틀 뒤 사망 판정(분당차병원 중환자실)을 받았다. 당시 A씨는 2인 1조로 근무하긴 했는데 반죽기 리프트 기계의 노즐 교체를 위해 볼트를 조이다가 변을 당했다. 위험천만한 수리 작업을 하고 있는데 리프트가 내려가고 올라갈 때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다. 작업 편의상 일부러 꺼놨던 건지, 안전조치가 불량이었던 건지 앞으로 이 문제를 진상규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이 성남 제빵공장에 시찰차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인수 샤니 노조위원장은 “반죽 볼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 기계는 노동자들 요청으로 경보음이 울리게 하는 장치가 설치됐다는데 사고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환기했다. 케이크 반죽 배합 기계의 볼 리프트가 상승하고 하강할 때 경보음이 울려야 그 아래쪽에서 작업하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몸을 피할 수가 있다. (사고를 일으킨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진주시청(경남) 내에서 계속해서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성범죄는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히 권력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자주 벌어지곤 하는데 진주시청의 조직문화 자체가 이를 전혀 막아주지 못 할 만큼 문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진주시는 최근 과장급 공무원 A씨가 직원들과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직원 B씨에게 성추행을 수 차례 저질렀다는 민원을 접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래서 진주시는 A씨와 B씨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자체 조사를 해보고 징계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2월과 3월에도 진주시 공무원들이 성희롱을 일삼아서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지난 3월22일에는 진주시 모 행정복지센터 센터장(5급) C씨가 저녁 회식에서 여성 공무원 3명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2명에게 성추행을 했고, 1명에게는 성희롱을 했다. 그래서 바로 다음날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가 열려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10일이 지나고 겨우 이뤄졌는데 심의위는 뒤늦게 사실관계가 인정된다면서 C씨를 다른 부서로 전보시켰다. 2월에도 5급 간부 공무원 D씨가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직원을 성
#2024년 3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17번째 글입니다. 조은비 대표님은 주얼리 공방 ‘디라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울증 자조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게으르게 쉬는 중”이며 스스로를 “경험주의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은비 대표님의 자세한 서사를 만나보고 싶다면 인스타그램(@d_light_heals_u)에 방문해보길 바랍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사람에겐 두 개의 고향이 있다고 한다. 태어난 고향과 마음의 고향. 그렇다면 베를린은 내 마음의 고향이다. 전세계 유명 브랜드가 모인 쇼핑몰을 놔두고, 사람들은 정작 빈티지숍에서 옷을 사는 도시. 베를린 필하모닉을 보유한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의 도시이면서, 수술 자국이 선명한 가슴을 드러낸 트랜스젠더 남성의 공연 포스터가 붙어있는 도시. 도시 전체를 편리하게 연결하는 두 종류의 지하철, 트램, 버스가 있지만 거기서 사람들은 맥주를 마시거나 전자담배를 피는 도시. 소시지로 만든 ‘커리 부르스트’와 돼지고기로 만든 ‘슈바인스학세’가 유명하지만 식료품점 가격표엔 비건(동물성 재료가 전혀 없는) 정보를 크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딱 요즘이 감기에 걸리기 쉬운 타이밍이다. 기후위기 시대라서 9월까진 너무 덥고 여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10월이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낮엔 여전히 덥지만 아침과 저녁이 되면 좀 쌀쌀하다. 그렇다. 일교차가 커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내내 덥다가 추위를 느끼기 시작할 때는 신체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면역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면역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에 성공하면 감기 환자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10월달에 만나는 사람들 중 십중팔구는 콜록콜록, 훌쩍훌쩍 또는 목소리가 변해 있다. 코로나 시기 3년을 겪은 만큼 감기쯤이야 별 것 아니라고 여기게 되지만 그렇게 감기 환자는 또 다른 감기 환자를 양산한다. 사실 매년 환절기마다 감기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대략적인 예방법에 대해서도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옷차림, 날씨 체크 등을 신경쓰지 않고 매번 바쁜 일상에 매몰되어 살다가 또 감기에 걸린다. 감기는 온갖 병원체들(세균과 바이러스)이 호흡기를 통해 점막으로 침투해서 생기는 것인데, 급하게 날씨가 추워져서 면역력을 약하게 만들어서 그렇게 되는 거다. 물론 여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점점 현금 자체가 필요없는 시대로 가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걸 할 수 있다. 삼성페이와 애플페이가 일상적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이고, 교통비도 앱을 깔아놓으면 된다. 모바일 신분증이란 게 있어서 물리적인 신분증도 안 들고다녀도 된다. 코인노래방이나 코인빨래방도 계좌이체 또는 충전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범죄의 양태도 달라지고 있다. 일단 주거침입죄의 목적은 대부분 성범죄 또는 지인관계에서 다툼이 벌어질 때로 한정된다. 현금이나 귀중품을 훔치기 위해 타인의 주거에 침입하는 사례는 거의 전무해졌다. 마찬가지로 현금을 빼앗기 위한 강도 사건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 대신 보이스피싱이 무지 늘었고 아무리 예방책이 부각되더라도 줄지 않고 있다. 권일용 겸임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는 지난 10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 “요즘 강도 사건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CCTV나 블랙박스도 있지만 더 결정적인 건 우리 주머니에 돈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대학생들은 휴대폰만 가지고 다닌다. 강도가 얻는 게 없으니 범죄가 변화하고 진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권 교수는 “범죄 예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바지사장을 내세워 자신의 건설업체가 기초단체 수의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한 기초의원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김평호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은 무소속 기대서 북구의원(광주광역시)에 대해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기 의원이 항소를 했는데 2심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한 것이다. 그러나 기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이 선고되면 의원직이 날라가지만, 일반 법률 위반으로 감옥에 가지 않는 이상(금고형 이상) 의원직은 유지된다. 선출직 공직자로서 중대한 법률 위반이 법원으로부터 확정됐지만 감옥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의원활동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기 의원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본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건설업체 2곳이 북구청으로부터 9170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따내도록 손을 썼다. 기 의원은 바지사장을 앉혀놓는 방식으로 마치 자신과 관련없는 건설업체인 것처럼 북구청 공무원들을 속였는데, 지역구(중흥1·2·3동/신안동/임동/중앙동)에 있는 경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