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20번째 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3주 뒤면 유럽을 떠나야할 슬픈 운명은 내 여행욕에 계속 불을 지폈다. 지금 여기서만 가능한 모든 걸 경험해야 해. 뭘 해야 할까? 이왕이면 그럴 듯한 성과를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현실적으로 이득이 되는 것을 해볼까 아니면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경험을 해볼까. 참 나다운 고민이었다. 그렇게 난 듀크 대공의 바로크진주 예술품을 떠올렸다. 두 개의 커다란 바로크진주로 잠자고 있는 아기를 표현한 걸작. 공방 수업에서 소개할 때마다 고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던 작품이었다. 아! 주얼리를 공부하러 ‘또’ 이탈리아에 가는 거군. 그런 이유라면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그리 정신나간 사람으로 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챗 GPT로 열띤 사전 조사를 마친 뒤 피렌체에 도착했다. 일기예보와 다르게 비가 내렸고 시내버스 막차는 내가 서있는 정류장을 그냥 지나쳤다. 이탈리아 유명 주얼리를 다 씹어먹고 오겠다는 내 자신만만한 선언을 들었던 룸메이트가 보면 놀릴 게 분명했다. 폰 화면에 맺히는 빗방울을 소매로 계속 닦으며 구글맵으로 숙소까지의 거리를 확인했다. 걸어서 40분. 휴! 이튿날 눈에 불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20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의 길을 걸어왔고, 파란만장한 경험들을 쌓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생생한 삶의 기록을 기대해주세요. 아주 디테일한 인생 고백을 만나보세요.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2024년 여름 양쪽 발목 수술과 재활 기간까지 고려해서 두 대학 석박사 과정을 잠시 멈췄다. 2024년 2학기에는 휴학을 했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나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충분히 쉬면서 죽마고우 윤동욱 기자와 여행도 많이 가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시 한 번 동욱이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곁에서 격려해주며 우정 여행의 동반자로서 함께 해주지 않았다면 심신이 지쳐있는 내가 정신건강을 챙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아가 대학 동기 용운이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최근 동욱이와 용운이 셋이서 태안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내가 숙박비와 차량 렌트비를 부담했는데 두 친구에게 보답하는 의미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사실 제주 여행을 가기 전 안동 여행을 먼저 다녀왔다. 지난 가을 죽마고우 철민이와 고향 함평에서 만나 밥을 먹고 있는데 바람을 쐬러 어딘가로 가자는 것에 꽂혔다. 그러면 어디로 가야 할까. 가장 먼저 경주가 튀어나왔다. 그런데 얼마전 나 혼자 진득하게 여행을 갔다왔다. 패스! 문득 안동에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난 2022년 4월 안동 녹색당 허승규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시간관계상 월영교만 잠깐 둘러보고 하회마을 등 다른 유명 관광지들을 가보지 못 해 내심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안동의 명물 찜닭과 헛제삿밥, 안동소주, 간고등어 등은 꿈도 꾸지 못 했다. 그렇다면 안동으로 가보자고! 쇳불도 단김에 빼야 제맛. 거리가 무척 멀지만 철민이와 나는 바로 채비를 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2년 전 안동 가는 교통편을 알아봤는데 광주전남권에서 안동을 포함 경북으로 바로 가는 고속버스는 정말 애매하게 있다. 그래서 그냥 자차로 가는 게 효율적이다. 여러모로 씁쓸한 대목이다. 달빛 철도가 건설된다고는 하지만 서울과 지방 외에도 지방과 지방을 연결하는 교통 환경이 지금보단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기후위기 시대 꼭 철도를 깔지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18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의 길을 걸어왔고, 파란만장한 경험들을 쌓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생생한 삶의 기록을 기대해주세요. 아주 디테일한 인생 고백을 만나보세요.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어느덧 2024년이 저물고 2025년 새해가 왔다. 다섯달 동안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 했는데 평범한미디어 독자 여러분에게 생존신고를 하기 위해 다시 글을 써보려고 한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쉽지 않았던 다섯달이었다. 지난 여름 양측 발목 수술을 받고 힘겨운 재활치료를 견디니 무더위가 지나갔다. 그렇게 매서운 한파가 찾아올 때쯤 재활이 막을 내렸다. 내 친구 동욱이(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의 여행기를 보면 알겠지만 한라산까지 등반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아진 것 같다. 발목이 드디어 괜찮아졌구나 싶을 때쯤 무릎과 발목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해병대 부사관 복무 시절 좌우측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았는데 다시 도진 듯 싶다. 그래서
#2024년 3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16번째 글입니다. 조은비씨는 작은 주얼리 공방 ‘디라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울증 자조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게으르게 쉬는 중”이며 스스로를 “경험주의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파리 첫 날이었다. 아침 8시30분 보베 공항 활주로엔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머릿속 파리지앵의 이미지에 부응하려 새벽부터 공들인 메이크업과 고데기한 머리는 시작부터 망가졌다. 위축된 상태로 파리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가방에서 캡모자를 꺼내 쓰며 망가진 머리도 애써 가려보았다. 하지만 2시간 후 파리 <샤를 드골 에투알역>에 내렸을 때 내가 본 진짜 파리지앵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백팩을 맨 채 우산도 없이 비 내리는 거리를 걸어 다녔다. 그렇게 나는 의도치않게 파리에 완벽히 스며들어 있었다. 평범한 뒷골목에 숨겨진 작은 비스트로에서 첫 끼니를 먹었다. 1년간의 오스트리아 생활로 돈이 얼마 남지 않은 내가 유명 맛집들을 제외하고 택한 곳이었다. 구글맵으로 파리 중심가와 떨어진 지역들을 줌인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데 평생 여행 다니며 행복하게 살 수는 없는 걸까? 그래! 여행 크리에이터가 되어 보자. 굳게 맘먹고 그럴싸한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비싼 장비를 마련했다. 그런데 목표는 <빠니보틀>과 <곽튜브>로 정했지만 뭔가 막막하다. 여행 크리에이터 ‘허니블링’ 김은지씨는 “여행 컨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으면 본인이 살고 있는 동네부터 어떤 여행 컨텐츠로 만들 수 있는지를 먼저 테스트 해보고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한다. 나는 어떻게 시작했냐면 네이버 블로그를 했었을 때 광화문에 있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때 광화문 맛집 그리고 광화문에서도 여행 코스가 있다. 청계천 아니면 한강에서 자전거 빌리는 법 등등 이런 걸로 시작을 했었다. 지금 광주에 살고 있다면 광주에도 여행을 갈 수 있는 코스가 정말 많은데 그런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은지씨는 지난 9월28일 14시 광주 동구에 위치한 전일빌딩245 9층 다목적강당에서 진행된 강연에 참석해서 여행 크리에이터로서의 노하우를 아낌 없이 전달했다. 많은 유튜버들이 일단 시작해보라고 권하는데 핵심은 잘해보려는 마음에 비싼 장비를 사는 등 너무
#2024년 3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4번째 글입니다. 조은비씨는 작은 주얼리 공방 ‘디라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울증 자조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게으르게 쉬는 중”이며 스스로를 “경험주의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칼럼니스트] 런던 여행을 다녀왔다. (1) 런던은 서울만큼 빨랐다. 그래서 비엔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덩치 큰 강아지도, 엄마도, 아빠도, 아기도 없었다. 빠르게 내 옆을 지나가는 차들은 자꾸 긴장하게 만들었다. 횡단보도에 있는 신호등은 10초도 안 돼서 빨간불로 바뀌었는데 그마저도 신호등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녹색불로 영영 바뀌지도 않았다. 실제 런던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내 걸음 속도도 빨라졌다. 주변을 둘러보기보다 앞만 보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만 걷게 된다. 런던 사람들도 치열하게 사는구나. 하긴 런던의 미친 물가를 보면 납득이 되었다. 지하철 한 번 타는데 5000원이나 드는 나라니까. (2) 런던의 유명 식료품점 체인점들엔 다 ‘밀딜(Meal deal)’이라는 코너가 있다. 메인 음식+음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우연히 전남 장흥군에 다녀왔다. 장흥 하면 보통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물축제’와 ‘정남진’이 떠오를 것이다. 실제로 장흥군이 브랜드화하기 위해 적극 밀고 있다. 정남진은 ‘정동진’과 비슷한 개념인데 서울 광화문에서 남쪽 정방향으로 쭉 내려오면 장흥이라는 의미다. 이밖에도 장흥에는 ‘우드랜드’와 ‘물 과학관’이 유명하다. 지난 14일 정오 즈음 장흥에 도착했다. 장흥의 탐진강 하천이 나를 반겨줬는데 이곳은 물축제의 주무대이기도 하다. 올해는 7월30일에 물축제가 개막한다. 서둘러 점심을 먹고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우드랜드로 향했다. 이렇게 나무들이 즐비한 곳에 오다니. 너무 오랜만이었고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울창한 숲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힐링이 됐다. 숲 내음이 코를 찔렀는데 살짝 흐린 날씨와 맞물려 운치있고 덜 더워서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우드랜드는 생태 체험의 목적으로 조성됐다. 해설과 함께 숲 체험을 할 수 있다. 테마파크 자체가 산 속에 있는 만큼 꽤 오래 언덕을 올라가는 것이 저질 체력이라 좀 힘들었지만 충분히 감수할만했다. 통나무로 지어진 숙소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다. 통상 우드랜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다음주 월요일(11일)까지이긴 한데 톡톡 튀는 전시회가 있어서 알리고 싶었다. 지난 9월26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뚝섬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행갈까요> 전시회에 다녀왔다. 3월5일부터 오는 10월11일까지인데 아직 기간이 남았으니 꼭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뚝섬미술관으로부터 그 어떤 대가도 받지 않았는데 관련 기사를 쓰고 싶었다. 왜? 이 전시를 보는 내내 잠시라도 코로나 시국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단순 리뷰라기 보다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 우선 데스크에서 티켓팅을 하면 여권과 비행기 티켓을 준다. 대한민국의 ‘여행부장관’이 보증하는 것이고 나는 ‘뚝섬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바로 비행기 내부처럼 꾸며진 공간이 나온다. 어떤 좌석에는 캐리어가 놓여 있다. 여행 분위기를 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사실 해외로 안 나가고 제주도만 가더라도 시작은 비행기부터다. 비행기에 막 탑승했을 때의 설레임이 여행의 첫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그 기분이 들도록 해줬던 것 같다. 전시장으로 들어가보면 작가들의 사진, 그림, 영상들이 나열돼 있다. 전시의 대부분은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