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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역경 딛고 ‘대학 강단’에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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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18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의 길을 걸어왔고, 파란만장한 경험들을 쌓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생생한 삶의 기록을 기대해주세요. 아주 디테일한 인생 고백을 만나보세요.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어느덧 2024년이 저물고 2025년 새해가 왔다. 다섯달 동안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 했는데 평범한미디어 독자 여러분에게 생존신고를 하기 위해 다시 글을 써보려고 한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쉽지 않았던 다섯달이었다.

 

지난 여름 양측 발목 수술을 받고 힘겨운 재활치료를 견디니 무더위가 지나갔다. 그렇게 매서운 한파가 찾아올 때쯤 재활이 막을 내렸다. 내 친구 동욱이(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의 여행기를 보면 알겠지만 한라산까지 등반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아진 것 같다. 발목이 드디어 괜찮아졌구나 싶을 때쯤 무릎과 발목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해병대 부사관 복무 시절 좌우측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았는데 다시 도진 듯 싶다. 그래서 다시 무릎 치료에 들어갔다. 나아가 발을 헛디뎌 넘어져서 손을 잘못 짚은 바람에 엄지손가락 힘줄이 부분 파열돼서 의사로부터 수술 소견을 들었다. 올여름 내내 발목 재활로 고생했는데 또 다른 수술과 재활이라니? 참으로 막막하다.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퀘스트 깨기가 내 인생의 숙제인가 보다.

 

 

엎친데 덮친격 엄청난 의료비를 충당해줄 보험 역시 날 도와주지 않고 있다. 발목 문제는 직전 일터에서 근무중 다친 것이라 산재 신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행정소송을 하기 위해 알아보니 필히 변호사나 노무사를 선임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선임 비용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포기했다. 급한대로 실손보험금이라도 받기 위해 지급 신청을 했는데 보험사에서 날 의심하는 건지 손해사정사까지 동원해서 현장조사를 하고 있으며, 보험 실무 담당자는 계속해서 내 전화를 피하고 있다. 그로 인해 또 다시 신용불량자의 위기에 처했다. 신용카드 할부로 수술비를 긁었는데 대금을 못 내서 채권 추심을 당하기 직전이다.

 

정말이지 지난 과거로 역행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과거에 사업 실패로 1억이 넘는 빚을 지고서도 이겨낸 적이 있다. 그 시절이 참으로 아팠지만 깡과 맷집을 키울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그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나씩 실타래를 풀어보자. 나는 나름 기능인이다. 온갖 자격증들을 보유하고 중인데 그중 1종대형면허와 특수면허가 있다. 이를 활용해서 화물운송업과 시내버스 기사, 택배기사, 배달업 등등 일거리를 알아봤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썩 내키지 않았다. 현장 노동에 내 인생이 잠식되기 시작하면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나의 학문적 삶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잠정 보류하기로 하고 현 상황에서 나에게 적합한 다른 일들을 찾아봤는데 마땅한 게 없었다. 앞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고 조급해질 때마다 고향 함평에서 죽마고우 동욱이를 만났다. 수다를 실컷 하고 나니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쳐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동욱이와 11월 내내 매주 만나서 여행을 다녔다. 여수, 군산, 전주, 안동, 문경, 제주 등등 좋은 곳에 가서 맛있는 것을 맘껏 먹으며 상념들을 날려버렸다.

 

동욱이는 퇴근 직후 출발 또는 겨우 맞은 평일 비번을 써서 가는 여행임에도 싫은 내색 없이 즐겁게 임해줬다. 되려 “친구끼리 언제 또 여행 갈 수 있겠냐”면서 운전까지도 로테이션으로 맡아줬다. 내 삶의 난제도 여행 중에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숙소 침대에 누워서 대학 강사 구직 정보를 찾아봤는데 경북대 관광과에서 ‘관광 법규’ 과목을 가르칠 시간강사 공고를 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됐다. 석사학위 취득자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하기도 하고, 이전 칼럼들에서 숱하게 설명했듯이 나는 관광(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 박사과정)과 법학(성균관대 법학 석박사통합과정)을 각각 다른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딱 안성맞춤이었다. 물론 나의 기우 본능이 발동했다. 주요 교육 및 연구경력이 부족했던 만큼 조금 망설여졌다. 지원하더라도 서류 전형에서 광탈하지는 않을까?

 

옆에 있던 동욱이에게 말했는데 “뭘 망설이고 있어! 해보지 않고 후회하느니 밑져야 본전이니 일단 지원해봐!”라는 답이 돌아왔다. 역시 동욱이다. 이번에 대학 강사직 채용 과정에 지원을 해봐야 나중에라도 보완을 해서 다시 도전해볼 수 있다. 어차피 나의 최종 목표는 대학 강단에서 교수로 근무하는 것이기 때문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동욱이의 격려 덕분이었을까. 다행스럽게도 서류 전형에 합격해서 면접을 볼 수 있게 됐다. 면접 예상 질문 리스트를 뽑아서 연습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지 모르겠다. 다음 칼럼에서 합격 여부를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평범한미디어 독자들의 좋은 기운과 응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연말연시 따뜻하고 힘이 되는 소식들로만 가득했으면 좋겠는데 계엄 사태와 더불어 안타까운 참사로 인해 온국민의 마음이 심란하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슬퍼하고 있을 유가족들에게 진심을 담아 애도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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