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부터 4.7 보궐선거 때까지 보수정당은 암흑 속에 있었다. 2016년 총선 이후 국정농단과 탄핵을 지나 4연패를 했다. 선거에서 대패를 할 때마다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늘 얼마 안 가 강성 보수로 회귀했다.
장예찬 평론가는 6일 오후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이제 보수 야권 지지자들이 강성 보수로는 안 된다는 걸 자각을 한 것 같다”며 “그게 이번 선거에서 보수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세훈 후보도 국민의힘 경선에서 중도를 내세워서 나경원 전 의원을 이겼다. 나 전 의원을 이긴 게 되게 반전이었다. 그때부터 드라마가 시작된 건데. 박빙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울에 있는 원외위원장쪽이 거의 나경원으로 쏠렸다. 워낙 나경원쪽 조직이 좋았다”며 “부산에서도 이언주 전 의원이 3등을 했다. 단일화(박민식)까지 하고 3등(박형준 1등/박성훈 2등)을 한 것도 엄청난 이변”이라고 설명했다.
장 평론가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중도 파이가 커지게 된 것의 배경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이 있었다고 해석했다.
장 평론가는 “(탄핵 직후 바른정당이 생겨나고 작년까지) 강성 보수파들의 목소리가 높았었는데 김종인 체제의 큰 공이기도 한 것 같다. 김종인 체제가 지난 총선 이후 들어서고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박형준이 나오면서 당내 중도파의 지분과 영역이 되게 넓어졌다”며 “유권자들이 이제 보수만으로는 못 이긴다. 중도보수로 연합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고 그걸 깨닫게 된 것이 이번 선거에서 야권에서 굉장히 큰 전환점이자 포인트다. 아마 대선에서도 주효할 것 같고 중도 지향적인 후보가 야권의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화학적 결합도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장 평론가는 안 대표가 본인의 최대 장점인 중도 확장력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 했다고 평가했다.
장 평론가는 “안 대표가 단일화에 지고 나서 되게 열심히 돕고 있는 것은 잘 했다고 보는데”라면서도 “(단일화 경선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안 대표가) 마음이 급해져서 계속 보수적인 메시지만 내놨다. 오세훈 후보와 경선하기 직전 일주일 동안 그랬다.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는 문제적 유튜브에도 출연해서 부정 선거였다고 말한 것은 아닌데 약간 동조해서 기사까지 나왔다. 제도권 정치인으로서는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선에서 이기고 싶은 급한 마음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오히려 단일화 경선에서 마이너스가 된 것 같다”며 “안철수의 강점이 명확하게 있는데 앞으로 안철수가 국민의힘과 연합을 하더라도 아무리 본인이 오른쪽으로 간다 하더라도 쉽게 말하면 나경원보다 더 보수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장 평론가는 안 대표가 과거 이미지와 달리 경선 패배 이후 자기 일처럼 도왔던 것에 대해 “대선도 있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했을 때 당대표도 될 수 있고 여러 기회들이 남아 있다고 여기지 않았을까 싶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