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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장 누구 뽑지? '공보물' 탐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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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지방선거가 벌써 코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은 저마다 국민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140만의 광주광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벌써 우리 집에도 공보물이 도착했다. 지방선거는 뽑아야 할 후보들이 많다. 다들 알겠지만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광주 북구만 하더라도 △광주시장 △광주시의원(지역구와 비례) △북구청장 △북구의원(지역구와 비례) △교육감 등 총 7명을 선택해야 한다.

 

흔히 주변에서는 "대선 때는 1명만 뽑으면 되니까 투표를 했는데 지방선거는 도대체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어서 투표를 안 할 생각"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래서 이참에 공보물 속 후보들 면면을 하나 하나 살펴보며 나의 고민을 기사로 풀어보고자 한다. 다들 이런 숙의 과정을 꼭 거쳐보고 투표에 임했으면 좋겠다.

 

 

광주시장 후보로는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후보 △국민의힘 주기환 후보 △정의당 장연주 후보 △기본소득당 문현철 후보 △진보당 김주업 후보 등 총 5명이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AI(인공지능)와 4차 산업혁명을 들먹였다. 진정성은 없고 그냥 끌어다가 쓴 느낌이었다. 뭔가 공감과 논리는 없고 그냥 뜬다고 하니까 그쪽 분야에 지원해주겠다는 공약들이 많았다. 다들 신산업의 어두운 면을 돌아보는 차원에서 복지에 주목하기 보다는 광주의 최첨단 산업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것 같았다.

 

강기정 후보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강 후보는 이견이 없다.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력 후보다. 당내 경선은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이었다. 사실상 이용섭 현 광주시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했을 때 시장으로 당선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진보당이 항상 현수막으로 지적했던 것처럼 광주는 "민주당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뭔가 광주는 이미 시장 선거를 치른 느낌이라 좀 김이 새는 분위기다.

 

강 후보의 공보물을 펼쳤을 때 전과기록이 눈에 띄었다. 민주화운동 전과 2건과, 국회의원 시절 자행한 폭력행위로 인한 전과 2건 등 도합 전과 4범이다. 강 후보의 욱하는 기질은 인터넷에 퍼져 있어 밈으로 활용되고 있을 지경이다. 정치인은 크게 두 부류가 있다. 묵묵히 일하는 스타일과 크게 액션을 취하는 스타일 말이다. 강 후보는 누가 봐도 후자다. 강 후보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정무수석을 역임하고 있던 2019년 11월 당시,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서 제1야당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전 의원에게 고함을 쳤다. 국회 선진화법 체제에서도 야당 지도부에게 소리칠 수 있는 정치인이 강 후보다. 

 

 

강 후보는 나름 복지 정책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이 대목은 높이 사고 싶다. 공보물에 나왔던 것처럼 강 후보는 17대 국회에서 기초노령연금법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발의했다. 그만큼 노인 복지에 관심이 깊은 것 같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생애주기별 5대 돌봄책임제'를 공약했는데 그야말로 그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다. 유아부터 노인까지 편안한 맞춤형 돌봄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노인 복지로 보면 △1인가구 어르신 행복한 동행 추진 △요양보호사 통합 관리체계 구축 및 처우 개선 확대 등이 있다.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질환 및 상황별 스마트 돌봄체계 도입을 약속했다.

 

 

이밖에도 강 후보는 △장애인 이동권과 노동권 보장 △청소년 전담 인력 증원 및 처우 개선 △보육 교육기관 종사자 처우 개선 등도 약속했다.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치원에서의 아동 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치원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강 후보는 지난 20일 광주 서구 상무지구 S타워 웨딩홀에서 '메이커톤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그야말로 광주 지역 복지계가 총출동했다. 이 자리에는 △노인 △장애인 △청년 △청소년 △다문화 △아동 등 모든 분야의 복지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시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강 후보의 공약 리스트에 반영했으면 하는 복지 정책과 시정 방향을 전달했다.

 

강 후보는 경제 분야에서 △신경제지구 △신활력특구를 지정해서 활성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예를 들어 북구를 반도체와 AI 경제지구로 만들어보겠다는 것이고, 광주역 창업벨트를 조성해서 스타트업과 사회적경제를 붐업시켜보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식의 공약은 수없이 반복됐던 구태의연한 것들이고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일단 해보겠다고 하니 지켜볼 것인데 선거 이후에도 유심히 모니터링 해볼 것을 약속한다.

 

 

현재 광주에서 최대 화두는 복합쇼핑몰이다. 민주당은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치고 나간 복합쇼핑몰 이슈에 대해 비판적으로 반응했다. 그러나 사실 광주 지역 민주당 정치인들은 언제부턴가 하나같이 복합쇼핑몰 도입 카드에 눈독을 들여왔다. 강 후보 또한 복합쇼핑몰을 조성하겠다고 공보물에 실었다.

 

또한 강 후보는 광주를 "게임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에는 조선대에 이미 E스포츠 경기장이 있다. 1964년생인 강 후보는 기성세대로서 게임에 부정적인 학부모 꼰대적 관점을 탑재하기 쉬운데 그나마 게임을 고부가가치 문화사업들 중 하나로 보는 것이 다행스러웠다.

 

강 후보는 교통 정책으로 광주 인근에 있는 담양군과 화순군을 트램으로 연결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램은 정말 독특한 발상으로 다가왔다. 왜냐? 현실적이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공약이 철회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주자는 국민의힘 주기환 후보다. 사실 주 후보는 좀 생소하다. 일단 눈에 띄는 이력은 윤석열 대통령의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대목이다. 이것 말고도 윤 대통령과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다고 한다. 주 후보는 이런 경력들을 내세워 공보물에 떡하니 "중앙정부 직통으로 역대급 예산 확보를 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어필했다. 재정 소외론을 내세워서 광주시민들의 구미를 당겨보려는 심산이다. 중앙정치권의 연줄을 내세우는 구태의연한 메시지임이 틀림없지만 그래도 효과적일 듯 싶다.

 

주 후보는 공보물에 민주당에 대한 견제를 빼놓지 않았다. 광주는 그동안 1당 독주에 따른 견제세력이 부재했다면서 이번 기회에 국민의힘에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심지어 "광주 발전에 나보다 더 적합한 후보가 있다면 그 후보를 지지해도 좋다"면서 과감한 메시지를 적어놨다.

 

 

주 후보는 '군 복무 상해보험료' 지원을 공약했는데 광주시민이 군대에서 다치면 최대 3000만원 까지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사실 군인들에 대한 처우 문제는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 광역단체장 후보의 공약으로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특히 주 후보는 '청년 문화누리 바우처'를 연 1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주 후보는 긴급활동이 필요한 장애인들을 위해 24시간 보조 인력을 지원하고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는 '실버콜24'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는데 누가 봐도 좋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평범한미디어에서는 '유케어시스템'에 대해 보도한 바 있었는데 주 후보의 복지 공약은 이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노인들에게는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주 후보도 마찬가지로 복합쇼핑몰 카드를 꺼냈다. 특히 주 후보 역시 각 구마다 특구를 지정하여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정의당 장연주 후보다. 장 후보는 광주시의회의 유일한 야당 의원이다. 평범한미디어와도 두 차례나 인터뷰를 했다. 두 번째 인터뷰 당시 장 후보는 광주에서 벌어진 학동 참사와 아이파크 붕괴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많이 피력했는데 관련해서 공약에서도 꽤 많은 비중을 할애해서 적시해놨다. 구체적으로 '산업안전보건센터'와 '시민안전119센터'를 만들어서 산업재해 등 기타 재해들로부터 노동자와 시민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특히 장 후보는 '청년 일자리 보장제' 공약을 시그니처로 내세웠는데 2023년부터 1000명씩 채용하겠다고 설파했다. 광주 청년들을 시 공적 자원을 통해 직접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된다면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도 막을 수 있다는 게 장 후보의 구상이다.

 

또 다른 대표 공약으로는 광주시민 모두에 대한 버스비를 무료로 하는 교통 공약이었다. 단계적으로 청소년과 청년부터 버스비를 무료로 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 장 후보의 생각이다. 무상급식에 이은 무상 교통인데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수도권과 달리 시내버스가 메인 교통수단인 광주에서는 버스비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꽤 부담스러운 비용일 수 있다. 매일 일 때문에 출퇴근 버스를 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확 와닿을 수 있을 것 같다. 버스비 무료 공약은 다른 후보들 공보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 후보만의 특색있는 공약이다.

 

 

네 번째로 기본소득당 문현철 후보에 대해 알아보자. 정말 이상하게도 문 후보는 국회에 딱 1석 있는 소수정당 소속이지만 눈길을 많이 끌었던 것 같다. 짧은 스포츠머리를 한 문 후보를 봤을 때 정말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많이 생소하다. 기본소득당 광주시당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전까지 전혀 모르는 인물이었다. 약력을 보니까 인디뮤지션이라고 해놨는데 실제 문 후보는 출마 쇼케이스를 여는 등 선거운동 때마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문 후보는 스스로 '학교 밖 청소년'으로 살아왔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경쟁만 하는 교육이 싫다"면서 제도권 교육의 밖에서 성장한 자신의 인생 배경을 부각했다.

 

당연히 기본소득 공약을 내세웠는데 몇 개만 살펴보자면 △모든 아동·청소년·청년 등에게 30세까지 매월 10만원 총 3600만원 기본소득 지급 △모든 노인(65세 이상) 기초연금에 매월 10만원 기본소득 추가 지급 등이 있다. 범주형 기본소득으로 시작해서 결국 보편적 기본소득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문 후보는 △임기 내 모든 광주시민들에게 매월 1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매월 10만원 정도면 어느정도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 솔깃했다.

 

 

마지막으로 진보당 김주업 후보의 공보물을 살펴봤다. 김 후보는 "복합쇼핑몰 하나에 흔들려 버린 광주 현실"이라면서 거대 양당의 복합쇼핑몰 공약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이 기회다. 세상을 리드하는 광주 정치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공무원노조 출신이다. 20년의 공무원 생활 자체가 경쟁력이다. 김 후보는 전공노(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이었던 만큼 노동 문제 해결에 많은 메시지를 냈다. 눈에 띄는 공약은 △AI 이후 산업 준비 △통일시대를 선도하는 통일 경제 기반 등이다. 통일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진보당다웠다. 평등권 차원에서 자산 재분배도 빼놓지 않았다. 김 후보는 자산재분배로 경제 혁명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공언했다.

 

청년 공약 중에 신선한 게 있었다. 김 후보는 '청년 스트레스 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는데 요즘 청년들은 단순히 취업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한국사회에서 버티고 있기 신기할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비단 청년세대 뿐만이 아니라 현대인들은 모두 극단적인 압박감에 지쳐 있다. 김 후보의 스트레스 센터 공약이 청년을 넘어 보편적으로 확대됐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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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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