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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실수로 수능 못 볼 수도 있는데 “교육부는 맨날 지침 타령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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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차현송 기자] 지난 13일 경기도에 있는 모 공립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의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를 제대로 입력하지 못 해 수능을 치르지 못 할 위기에 처했다. 3학년 학생 B씨의 담임교사 A씨의 명백한 실수였다. 이로 인해 B씨는 영어영역 시험을 응시하지 못 할 수도 있게 됐다.

 

B씨는 분명히 수능 원서 기록용 문서에 영어 시험을 응시하겠다고 표기했지만, A씨는 8월22일 원서 접수 프로그램에 영어 시험을 미응시하는 것으로 잘못 입력했다. 지금까지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왔던 B씨는 영어 시험을 보지 못 할 수도 있게 되자 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정신과 진료까지 받고 있다.

 

 

B씨의 부모는 “이 사실을 지난 9월22일 뒤늦게 확인한 우리 자녀는 많이 울었고 정말 힘들어하고 있다. 신경 안정을 위한 병원 치료까지 받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영어영역 점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B씨가 영어 시험을 보지 못한다면 올해 대학 입시는 사실상 망쳐버리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래서 B씨의 부모는 해당 고교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

 

A씨 역시 죄책감으로 인해 신경 안정을 위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고교 관계자는 “담임교사가 실수로 영어 시험 신청을 누락한 것은 우리의 잘못이 맞다. 그러나 학생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교육부나 교육과정평가원이 실수를 수정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며 “수능 시험일이 11월17일인데 이미 9월에 발견된 실수를 두 달 전에 수정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는 사실상 수능 원서 정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업무지침에 따라 수능 원서접수 기간이 마감되면 원칙적으로 정정하기 어렵다”며 “수능 원서 접수가 워낙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수정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에서 대입과 직결되는 수능에 예민하지 않은 고등학생이 얼마나 있을까? 물론 지침이란 것은 지키라고 만들어졌다. 수능 만큼 예민한 국가 중대사일수록 더욱 깐깐하게 규율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는 단순 실수로 인생이 고달파진 B씨와 A씨의 처지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융통성 있게 지침을 조율해서 B씨에게 시험을 보게 한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수능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쉽게 내뱉는 밀이다. 대입이란 피니시 라인을 위해 12년간 경주마처럼 달려온 고등학생에게 수능을 보지 못 하게 한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고등학생들은 지금도 하루에 고카페인 음료를 몇 캔씩 마신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청소년 통계를 보면 지난해 기준 고등학생의 평균 수면 시간은 5.8시간에 불과했다. 시험과 대학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영어영역을 못 보게 된 것에 대해 “빨리 잊어버려야 한다”고 섣부르게 조언을 하는 것은 정말 황당한 짓이다. 지금 고등학생들에게 “시험이 전부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은 위로가 아니라 오히려 폭력이 될 수 있다.

 

 

게다가 B씨처럼 수능 원서 기재 실수에 따른 학생 피해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원수 접수 문제 사례를 보면 2020학년도, 2019학년도, 2017학년도, 2014학년도에도 교사가 수능 원수 접수를 제대로 입력하지 못 해 시험을 보지 못 한 학생들이 있었다. 학생 잘못이 없음에도 교육부는 이유 모를 단호함만 고집하고 있다. 개인이 아닌 학교의 실수로 학생들이 이토록 큰 피해를 입었는데 교육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지침에 따라 정정 불가”만 앵무새처럼 외치고 있는 교육부의 태도는 과연 최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한 사립고교 교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학교의 실수가 명백함에도 교육부가 내부 지침만 내세우며 수정을 허락하지 않는 태도는 학생의 억울한 피해를 해결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지침만 우선시하는 본말전도 행동”이라며 “사실 지금과 같이 전산 시스템이 발달한 상황에서는 수능 신청 내역을 변경하는 것에는 기술적 어려움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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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송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의 차현송 기자입니다. 언제나 약자들이 살기 힘든 세상임을 인지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한 자, 한 자 허투루 쓰지 않고 마침표 하나까지도 진심과 최선을 다해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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