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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노웅래 “처음부터 떳떳하게 검찰 조사 받는다고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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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국정농단의 포문을 연 내부고발자로서 기구한 삶에 대한 대화만 해도 충분할 것 같았는데 어쩌다보니 각종 정치 현안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노승일씨와의 대화 주제들은 다양했는데 △후보 검증을 명분으로 가해지는 지나친 네거티브 문화 △△국회의원 특권 △이재명 대표와 노웅래 의원에 대한 조언 △정치권 세대교체 등이었다. 핵심은 더불어민주당의 사법 리스크였다. 방탄 행보로 비춰지지 않도록 정무적 판단을 잘 해서 검찰 조사에 당당하게 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승일씨의 제언이다.

 

정무적 감각이 왜 그렇게 없는지 모르겠다. 내가 깨끗하고 잘못이 없다고 당당하게 가야 하고 떳떳하게 특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 그렇게 나가야 한다. (노웅래 의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인데) 민주당 의석 파워와 당원들의 뒷배로 체포를 안 당하겠다? 그건 당에도 진짜 악재다. 이재명 대표의 이러저러한 것들도 악재인데 노웅래 의원마저 그런 게 나왔다. 이정근 전 당 사무부총장 그분의 뇌물도 다 악재다.

 

 

지난 12월22일 14시 광주 북구에 위치한 평범한미디어 사무실에서 승일씨를 만났다. 폭설이 내렸고 매우 추운 날씨였다.

 

승일씨는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네이버와 다음 뉴스부터 살펴본다. 증권회사 13년 다녔지 않았는가”라며 “내가 신입사원 때는 한경과 매경 쭉 보고 스크랩을 해서 회의에 들고가야 했다. 무엇이 악재이고 호재인지 파악해왔던 부분이 있다”고 입을 뗐다. 사실 승일씨는 대학 다닐 때 총학생회장(한국체육대학교)을 맡은 바 있고 오래 전부터 정치권에 도전하는 꿈을 갖고 있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민생당 소속으로 지역구(광주 광산을) 출마를 해본 적도 있다. 지금은 민주당 소속인데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미 노 의원은 12월28일 국회 본회의에 제출된 체포동의안 투표에서 민주당 동료 의원들의 방탄 선물을 받아 구속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검찰도 불구속 기소로 방향을 잡은 상황이라 노 의원은 남은 임기를 다 채우게 됐다. 참고로 21대 국회(2020~2024년)에서 3명(이상직 전 의원/정정순 전 의원/정찬민 의원) 모두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으나 노 의원이 최초로 방탄 특혜를 받은 사례로 남게 됐다. 여론조사를 보면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국민 10명 중 6명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승일씨는 “내가 노 의원이고 정무적 판단을 해본다면 어차피 남은 국회의원 임기는 1년 뿐”이라며 “2023년 11월 되면 경선 기간이라 목을 치게 된다. 기껏해봤자 1년 정도인데 차라리 불체포특권 내려놓고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구속시켜달라고 할 것 같다. 故 노무현 대통령처럼 그렇게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조사 받는 게 뭐가 두려운가. 이렇게 된 마당에 노 의원에게 다음은 없다. 어차피 민주당이 컷오프시킬 수도 있다. 그러면 그 이후에 구속영장이 더 쉽게 발부될 수 있다. 국민들은 불체포특권 방패막 삼아서 사법부의 집행을 교란시킨 것 아니냐는 여론으로 기울 수 있고 총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당후사다. 당을 위해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도 마찬가지다. 승일씨와 인터뷰를 할 때는 아직 검찰 출석이 이뤄지지 않았던 시점이었는데 이 대표는 두 차례나 검찰 조사를 받았다. 승일씨는 이 대표가 당당하게 검찰에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실제 이 대표의 스탠스와는 미묘하게 결이 다르다.

 

이재명 대표도 스탠스가 바뀔 수 있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되지도 않는 측근들 괴롭히지 말고 날 불러달라고 먼저 나왔어야 했다. 검찰 조사 당당히 받겠다. 그러면 되는 거다. 그랬다면 이재명 측근들이 그렇게 다칠 필요가 없었다. 그러면 이러한 토끼몰이도 힘을 못 받았을 것이다.

 

승일씨는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증언 내용에 의문을 품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엄포에 “먼저 처벌 받겠다고 했다”고 환기했다. 거듭해서 승일씨는 “죄를 지으면 처벌 받으면 된다. 그걸 피해다닌다고 완전히 피해지는가?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역설했다.

 

노 의원도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도 대선 주자 매머드급이라면 검찰공화국 정권과의 맞짱 한 번 떠보면 어떤가. 그런 식으로 갔어야 했다.

 

승일씨는 이 대표가 검찰의 정치보복 수사에 희생되는 그림이 그려지도록 만들어야 된다는 취지였는데,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형국을 보면 이 대표가 민주당 차원의 비호를 받다 마지못해 검찰 조사에 응했고 연일 “정치보복의 희생자”라고 스스로 떠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지나치다고 여겨지는 국민 여론은 형성되지 않고 있고 되려 지지층의 결집과 단합만 고조되고 있다.

 

그니까 이재명 대표도 지난 재보궐 때 인천 계양에서 완벽한 승리를 이뤄내지 못 했다. 국민의힘 후보와 생각보다 크게 차이(13%)가 나지 않았다. 다음에 뒤집어질 수도 있다. 똑같은 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그러면 본인이 국회에서 당대표로서 정치적 행보를 보여줄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그래서 故 노무현 대통령의 승부사적 기질을 벤치마킹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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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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