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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캄캄한 시골 도로에서 역주행 차량과 쾅! “초등학교 배드민턴 선수 3명 응급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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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배드민턴 대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초등학생 선수들과 코치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광주광역시 소재 초등학교 배드민턴부였는데 이들을 태운 차량이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돌진하는 트럭과 정면 충돌했다.

 

지난 27일 저녁 8시17분 즈음 경북 청송군의 한 편도 1차로 도로에서 승합차가 반대편에서 마주오던 1톤 트럭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중대한 교통사고였는데 트럭 운전자 70대 할아버지 A씨가 갑자기 중앙선을 침범해서 거의 역주행처럼 근접했다. 이 사고로 A씨는 목숨을 잃었다. 승합차에는 대한배드민턴협회장기 전국 대회에 출전한 배드민턴부 초등학생 6명과 30대 코치 1명이 타고 있었는데, 초등학생 3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데 의식 저하와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상태가 심각한 2명은 긴급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이날 저녁 대회를 마치고 광주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일반 시내 도로가 아닌 이상 준 고속도로와 다름없이 고속으로 주행을 하던 와중에 역주행 차량을 맞딱뜨리게 된다면 도저히 피할 수가 없다.

 

 

얼마나 세게 부딪혔는지 승합차와 트럭 모두 앞부분이 완전히 찌그러져 폐차를 하게 됐다. 개인의 사고가 아니라 초등학교 배드민턴부 전체가 당한 교통사고였기 때문에 광주교육청은 교육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단을 구성했다. 이와 동시에 신속하게 피해 학생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교사와 장학사들을 파견했다.

 

사고 원인은 뭘까? 일단 승합차를 운전한 코치는 음주운전을 한 게 아니었다. 다만 A씨에 대해서는 경찰이 채혈 검사를 맡겼는데 곧 음주운전 여부가 가려질 것이다. 무엇보다 한적한 시골 도로라서 그런지 도로 자체가 매우 협소했고, 고속도로 가로등이 드문드문 설치돼 있는 탓에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어두캄캄한 도로 환경에서 자동차 라이트로 모든 걸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통상 군 단위의 시골 도로는 가로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더구나 밤 시간대라서 차량 통행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더욱 암흑 속에서 운전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시골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하나의 유형으로 꽤 자주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식으로 큰 사고를 겪을 뻔한 사람들이 꽤 있는데 실제로 <한문철TV>의 단골 소재다. 1년여 전 경북 군위군의 밤 시간대 국도였는데 마찬가지로 어두컴컴한 상황에서 도로를 횡단하던 경운기를 칠 뻔한 사례가 있었다. 다행히 사고는 면했지만 해당 제보자는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심지어 경운기에는 그 어떤 반사 스티커와 같은 표식도 붙어있지 않았다고 한다. 한 마디로 ‘스텔스 경운기’였다. 제보자는 “가로등이 없는 곳에서는 항상 운전을 조심해야 한다”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경남 진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가로등이 없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야간 운전을 하는 도중, 무단횡단을 하던 치매 할머니를 들이받을 뻔 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가로등이 없는 국도에서는 아무리 익숙한 길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상향등을 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이빔’으로도 불리는 상향등은 다른 운전자들의 눈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자제하는 것이 매너 운전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필요할 땐 사용해야 한다. 이를테면 △시골 도로와 같이 차량 통행이 드물고 △어두운 외곽 도로나 △급커브길은 전방 맞은편에서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매우 곤란하다. 이럴 때에는 상향등을 켜고 운전해야 한다. 일반 라이트에만 의존해서 운전하는 것에 비해 시야 확보의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그런데 시골 도로에서의 야간 운전을 운전자의 상향등에만 맡겨둘 순 없다. 대도시 즉 광역단체만 하더라도 도로가 아주 밝다. 인구가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만큼 지역별 예산의 규모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시골 도로의 가로등은 태부족일 수밖에 없는 걸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의 일반 국도는 1만1000km에 달한다. 그러나 가로등이 설치된 구간은 3100km로 26%에 불과하다. 도로관리 기관별 조명 설치율은 강원도가 6%로 전국에서 가장 저조하며, 전북과 진주, 경북 역시 10%대 초반으로 상황이 심각하다.

 

 

국토부 전병규 사무관(도로시설안전과)은 이러한 실태에 대해 “예산의 한계가 있어서 예산 우선 순위에 따라 (대도시 위주로) 지원을 해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자치단체의 예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중앙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관련 규정을 검토해서, 시골 도로에도 최소한의 운전 시야를 확보해주기 위해 가로등 설치율을 높여야 한다. 돈 문제는 최우선적 가치가 될 수 없고, 사람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음성경찰서 김정규 경장(경비교통과)은 가로등 설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아래와 같이 강조했다. 

 

교통사고를 예방하는데 있어 야간에 차, 노면표지, 보행자 등 식별을 쉽게 해주는 가로등이 교통안전시설에 큰 역할을 한다. 경찰은 교통사고 다발지역 및 취약지를 발굴하여 교통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지속 제시하고, 지자체는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가로등·보안등을 확충하고 고장 또는 노후화된 곳의 등을 신속하게 정비해야 한다. 경찰과 지자체의 협업으로 노력하면 안타까운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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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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