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1월29일 18시40분 즈음 부산 강서구 대저동의 모 다가구주택에서 보일러실 공사를 하기 위해 땅을 파고 있던 40대 남성 노동자 A씨가 흙에 매몰되어 목숨을 잃었다. A씨 가족들은 이날 16시부터 연락이 되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고 넘겨받은 부산강서소방서는 현장으로 대원들을 급파했다. 19시10분 즈음 대원들은 가로 2미터, 세로 1미터, 깊이 1미터의 흙더미에 묻혀있는 A씨를 발견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살려내진 못 했다. 아마도 A씨는 땅굴을 파내다가 위에 있는 구들장이 붕괴해서 깔리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깊이 1미터라 서있었다면 성인 남성의 가슴팍 정도 밖에 안 되겠지만 안쪽에 들어가서 땅굴을 파다가 그랬다면 누운 상태에서 얼굴 전체를 덮어서 치명적일 가능성이 높다. 온돌 방식으로 난방을 하는 옛날 주택에는 통상 구들장이 필수적이다. 열이 방 전체로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벽돌을 쌓아 고래둑을 만들고 그 위를 덮는 것이 바로 구들장이다. A씨는 고래둑을 깊게 만들기 위해 땅을 파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A씨가 개인 자격으로 일을 맡아 한 것인지, 자기 집을 작업했던 것인지, 업체 소속 노동자인지는 알려지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20년 12월 중대재해기업처벌법(현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위한 진보진영의 총결집이 이뤄지던 시기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소위 “비용 살인”을 벌이는 “악당 사업주”로 묘사됐다. 한대정 수석부지회장(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지회)은 1월2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래와 같이 발언했다. 최정우 회장 임기(2018년~) 동안만 무려 20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전날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1호 처벌 대상자는 최 회장일 수밖에 없다. 삼표그룹의 정도원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정 회장 스스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삼표그룹은 삼표시멘트를 주축으로 건설 기초소재 사업을 꾸려가는 기업집단으로 레미콘업계 2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계열사는 8개에 이른다. 삼표시멘트는 삼표그룹의 유일한 코스닥 상장사로 연매출 약 6000억원, 영업이익 700억원, 시가총액 4686억원의 중견기업이다. 직원수도 700여명이다. 원래는 동양시멘트였고 연일 경영 악화에 허덕이다 2015년 삼표그룹에 인수된 뒤로는 돈을 많이 벌고 있다. 정당하게 돈을 벌었다면 욕먹을 일이 없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금자탑을 쌓았다면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학동 참사’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인근 주민들이 참다 못 해 줄기차게 민원을 제기했다.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주변에 위치한 ‘문구완구종합도매상가’ 상인들, 생활권에 들어와 있는 주민들, 지나가는 행인들 등 모두가 소음 피해, 낙하물, 폐수 무단 방출과 같은 민원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광주광역시 서구는 무시했다. 정의당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정식 접수된 것만 해도 (민원이) 400건 가까이 되고 전화까지 포함하면 1000건이 넘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조치가 안 됐고 이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공무원들이 현대산업개발의 대변인 같았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28일 오전 광주송정역 근처 카페에서 평범한미디어와 만나 “안 그래도 저희가 학동 참사 때도 안타깝게 생각했던 것이 철거 과정에서 너무 위험하고 시민들이 보기에 무너져서 다칠 수도 있겠다는 이런 민원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행정 감독이 안 되어서 그 위험을 방치했던 것”이라고 입을 뗐다. 이어 “이번 아이파크도 공사가 시작된 것이 2019년인데 거의 3년 동안 주변 상인들이 영업의 손실도 있었지만 실제로 그 공사장 자체가 너무 위험해서 일하는 사람들, 아파트 입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66세 남성 실종자 A씨가 발견됐다고 알려진 시점은 13일 11시15분이었다. 그러나 A씨를 발견했다는 사실만 알게 됐지 그의 생사 여부와 구조 완료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왜? 아수라장이 된 붕괴 현장에서 무거운 건물 잔해들을 치우는 것이 만만치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다. A씨는 ‘지하 4층 지상 39층짜리’ 아파트 건물의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발견됐는데 애초에는 팔 한쪽만 보였다고 한다. 구조견들이 먼저 발견했다. 결국 A씨는 최초 발견 이후 31시간만인 14일 18시49분에 구조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실 구조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 A씨는 이미 숨져있었다. 이 소식이 공식 타전된 직후 언론들은 “사망 추정”이라는 식으로 묘사했는데 구조대원들은 A씨를 보자마자 이미 숨이 멎어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A씨는 분명 실종자 6명 중 1명이었지만 한동안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실종자 여섯 가족들은 대표 1명씩 현장으로 가서 A씨가 구급차로 옮겨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A씨의 신체 전체는 하늘색 담요로 덮여 있었는데 그만큼 “훼손 정도”가 심한 편이었다. 가족들이 정말 A씨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해주려는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9명의 목숨을 앗아간 광주광역시 철거 건물(동구 학동 주택재개발 4구역 ‘학산빌딩’) 참사가 벌어진 뒤 하루(10일)만에 현장을 찾은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늘 이런 중대재해 현장의 뒷 배경에는 위험을 외주화하는 다단계 하청구조가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합동감식 직전이라 아직 밝혀진 것들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여 대표는 직감적으로 다단계 하청구조를 의심했다. 위험하고 번거로운 작업은 모조리 아래 회사에 맡기고 싼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단가 후려치기는 상수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현산) 대표이사는 “재하도급 (계약을) 한 적이 없다. 법에 위배가 되기도 하고”라고 강변했지만 경찰(광주경찰청 수사본부)은 새끼줄처럼 이어진 불법 재하도급의 고리를 파헤치고 있다. 경찰은 계약 과정을 주도한 현산 실무진 3명을 추가 입건했다. 총 7명이다. 11일 출고된 KBC 이준호 기자와 한국일보 안경호·원다라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현산이 정식 계약을 맺은 1차 하청업체 ‘한솔기업’ 외에도 ‘백솔건설’과 불법 철거왕으로 불린 조폭 출신 이금열 전 회장의 ‘다원그룹’ 등이 개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정보 광주경찰청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