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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6명 중 1명 ‘사망한 채로 수습’ 수색 작업 왜 어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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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66세 남성 실종자 A씨가 발견됐다고 알려진 시점은 13일 11시15분이었다. 그러나 A씨를 발견했다는 사실만 알게 됐지 그의 생사 여부와 구조 완료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왜? 아수라장이 된 붕괴 현장에서 무거운 건물 잔해들을 치우는 것이 만만치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다. A씨는 ‘지하 4층 지상 39층짜리’ 아파트 건물의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발견됐는데 애초에는 팔 한쪽만 보였다고 한다. 구조견들이 먼저 발견했다.

 

결국 A씨는 최초 발견 이후 31시간만인 14일 18시49분에 구조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실 구조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 A씨는 이미 숨져있었다. 이 소식이 공식 타전된 직후 언론들은 “사망 추정”이라는 식으로 묘사했는데 구조대원들은 A씨를 보자마자 이미 숨이 멎어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A씨는 분명 실종자 6명 중 1명이었지만 한동안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실종자 여섯 가족들은 대표 1명씩 현장으로 가서 A씨가 구급차로 옮겨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A씨의 신체 전체는 하늘색 담요로 덮여 있었는데 그만큼 “훼손 정도”가 심한 편이었다. 가족들이 정말 A씨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해주려는 것은 아니었다.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맡게 된 안모씨는 “예의상 구급차에 싣는 것을 보여주려고 부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임시 거처로 마련된 천막으로 돌아왔다. A씨에 대한 병원측의 공식 사망 판정과 함께 누구인지 신원 확인이 이뤄졌다. 당국은 유족의 의사에 따라 A씨의 연령과 성별만 공개했다.

 

 

공사 중이었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 201동의 외벽이 무너져내린 시점은 화요일(11일) 15시46분이었다. 구체적인 붕괴 원인, 부실 공사, HDC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제재와 법적 책임 등이 있겠지만 일단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실종자 수색부터 마쳐야 한다.

 

막연하게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고 이후 4일이 지났음에도 실종자를 찾는 작업은 보통 일이 아니다. 철근이나 콘크리트 더미들이 좀 무겁겠는가. 구조대원들이 인력으로 치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특수장비를 동원해야 하고 나머지 5명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다. MBC <뉴스데스크> 왕종명 앵커는 “이번 붕괴 사고는 구조나 수색만 놓고 볼 때 유례를 찾기 힘든 여러 장애물을 품고 있다”고 표현했다. 수색이 ‘역대급으로’ 어려운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

 

 

14일 저녁 A씨에 대한 수습이 완료되기 이전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긴급구조통제단장)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철근이 많고 콘크리트 잔해물도 많아 원활한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비로 정리하고 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를 구조하기 위해서는) 현장 적치물이 제거되는 등 구조에 원활한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13일 오전 A씨가 발견되어 최대한 빨리 구조를 해야 했기 때문에 그날 자정 즈음까지 야간 작업을 했는데 이때 사용된 23미터 ‘롱봄 집게차’가 고장났고 42미터짜리 대안 장비가 세팅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했다.

 

당초 6명이 28층과 34층 등에 있었다고 알려졌지만 A씨는 지하 1층에서 발견됐다. 그러니까 어디를 수색해야 할지 ‘수색 범위’를 한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광범위한 범위를 열어놓고 다 수색해야 한다. 각 층마다 온갖 종류의 건물 잔해더미들이 쌓여 있고 바닥에는 구멍들이 나 있다. 섣불리 진입했다간 구조대원과 구조견의 안전도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취재를 하고 있는 전남일보 김혜인 기자는 13일 저녁 방송된 MBC <뉴스 하이킥>에서 “내시경 카메라랑 매몰자 탐색 장비 등을 이용해서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부근까지 장비를 이용해서 수색하고 있다”며 “(실종자가 있는 곳들로) 접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접근을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접근을 위한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다.

 

즉 “콘크리트 더미 잔해 같은 것이 너무 많이 깔려 있어서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는 치울 수 없기 때문에 중장비를 투입하는데 현장까지 중장비를 들여오는데 그 진입로가 좁고 또 거기에도 잔해물이 껴 있어서 하나하나 치워내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중장비를 들여와서 투입에 성공시켜도 구조대원들은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 더미들이 치워지는 과정에서 언제든지 2차 붕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다 무너져내려서 22층부터 바닥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중장비를 동원하지 않고는 구조대원이 진입하는 게 불가능하다.

 

가족들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너무 추운 겨울이지만 1995년 여름에 발생했던 ‘삼풍 백화점 붕괴’ 당시의 사례처럼 일주일이 넘어서 실종자가 생존한 상태에서 발견될 수도 있다.

 

 

관련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이날 14시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고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오늘 이스라엘 대사(아키바 토르)께 긴급히 요청했다”며 “이스라엘 특수부대 ‘유니트 9900’ 파견을 정부에서 요청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 특수부대는 작년 7월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현장에도 투입된 바 있다”며 “3D 방식으로 건물이 붕괴되기 전 이미지와 붕괴 이후를 비교해 잔해 위치 및 규모 등을 산출해 잔해 속에서 인명구조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고 환기했다.

 

안 후보에 따르면 토르 대사는 안 후보의 요청에 응해, 본국에 유니트 부대를 한국으로 급파해줄 수 있는지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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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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