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㉑] 남친과의 ‘스킨십 고민’ 먼저 뽀뽀해도 될까요?

  • 등록 2023.03.23 02:38:41
크게보기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은 당신과 당신 애인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사람으로서 칭찬 하나 해주고 시작하고 싶어. 처음 시도하는 스킨십에 대해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고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는 점, 그리고 그것에 대해 서로 충분히 이야기하고 합의한 점, 그거 매우 칭찬할 일이거든. 원래는 그게 당연한 거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데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냥 자기 좋을 대로 밀어붙이는 인간들이 세상에 너무 많으니 말이야. 아니, 운전하다가 차선 변경할 때도 깜빡이 안 켜고 훅 들어오면 운전 개같이 한다고 욕을 바가지로 먹는데 하물며 연인간의 스킨십은 어떻겠어? 갑자기 스킨십을 하면 상대가 놀랄 수 있는 건 둘째 치고, 불쾌감을 느끼거나 ‘아무리 얘랑 나랑 사귀는 사이라도 그렇지 이건 강제추행’이라고 느낄 수도 있는 문제지. 그런데 당신 커플은 최소한 그럴 일은 없어 보여서 오랜만에 나도 좋은 마음으로 상담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스킨십 진도는 어떻게 나가나요? 연애 2주차 정도입니다. 첫 스킨십은 항상 상대방이 주도했습니다. 손잡기, 손깍지 끼기, 팔짱, 포옹까지. 다음 스킨십은 뽀뽀랑 키스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희 둘 다 연애가 처음이라 처음 시도하는 스킨십은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고 하는 게 좋다는 것이 저희 의견입니다. 근데 뽀뽀랑 키스만큼은 물어보지 않고 제가 먼저 하고 싶습니다. 타이밍을 어떻게 잡는 게 좋을까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2년 12월6일>

 

 

지금까지 손을 잡고, 손깎지를 끼고, 팔짱을 끼고, 포옹을 하는 것까지는 전부 상대방이 주도했다는 걸 보면 그동안은 애인이 당신의 동의를 구하고 먼저 스킨십을 시도했을 거야. 그때마다 애인의 리드에 설레면서도 한 번쯤은 내가 주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거고. 그래서 다음 차례인 뽀뽀나 키스는 당신이 먼저 주도해보고 싶은 거겠지. 하지만 연애도 처음이고, 스킨십을 리드하는 것도 처음이라 언제 타이밍을 잡아야 애인이 불쾌해하지 않을지 고민일 거야. 그렇지?

 

당신의 사연을 분석해보면 일단, 당신 애인은 매우 주도적인 성격이야. 자기가 모든 일을 추진해야 하고, 관계에서의 주도권도 자기가 갖고 있고 싶어 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그런데 당신이 먼저 뽀뽀나 키스를 해도 되는지 물어본다면 아마 당신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 같아서 삐질 수도 있을 거야. 그래도 사귄지 얼마 안 된 터라 겉으로 내색은 못 하고 “나중에”라거나 “그래. 해도 돼”라고 하면서 속으로는 “내가 하고 싶은데. 내가 해야 하는데”라고 하면서 화를 차곡차곡 쌓을 수도 있어.

 

이제 좀 알겠어? 왜 연인간의 스킨십이 어려운지. 즉, 누가 어떤 타이밍에 스킨십을 리드할 때 그에 동의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상대에게 계속 주도권을 주는 것에 대해 동의하는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당신의 애인은 당신이 뽀뽀나 키스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거야. 한 번 주도권을 넘기면 영영 주도권을 넘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테니까. 그러니 우선은 스킨십 진도 나가는 건 멈추고 앞으로 누가 계속 주도권을 잡으면 좋을지 넌지시 이야기를 건네봐. 그리고 뽀뽀나 키스를 처음 할 때 먼저 하는 걸 허락한다고 해서 주도권이 영영 넘어가는 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보고. 내가 본 당신 애인의 성격대로라면 그렇게 하는 게 백 번 나을 거야. 그렇게 해야 당신 애인과 싸우지 않고 오래 갈 수 있을 거고. 또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며 관계가 깊어질 수 있을 거야.

 

끝으로 하나 더 덧붙이자면 스킨십에 대해 동의를 구하는 건 처음 할 때만 하는 게 아냐. 아무리 연인간이라도 동의없는 신체접촉은 강제추행일 수 있다는 거 잊지 마. 요즘은 연인간에도 함부로 만졌다가는 성범죄가 될 수 있다는 건 둘째라고 쳐도, 인간은 본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존재잖아. 그리고 그건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더욱 그렇고. 그러니까 스킨십을 할 때마다 동의를 구하는 게 맞아. 그게 당장은 무드없어 보일지 몰라. 영화나 드라마의 무드있는 장면을 보면 키스하거나 할 때 동의를 구하는 장면은 없고, 그동안 우리는 동의를 구하는 것이 무드없는 것이라고 알게 모르게 배워온 거나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상대를 정말 좋아한다면 상대가 싫어하는 것은 안 하는 것이 당연하듯이 스킨십을 할 때마다 동의를 구하는 것도 당연한 거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새로운 스킨십을 처음 할 때만이 아니라 모든 스킨십에 동의를 구하도록 해. 자, 내 이야기는 여기서 끝. 사귄지 2주밖에 안 돼서 이런 고민을 하다니 사귀자마자 키스했던 나랑 내 애인에 비하면 조금 귀여워서 두서없는 상담이 됐을 수도 있지만 양해를 바랄께. 그럼 앞으로도 예쁜 사랑하길 바라며 이만 안녕.

한연화 pyeongbummedia@gmail.com
Copyright @평범한미디어 Corp. All rights reserved.



5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주소: 광주광역시 북구 반룡로 5번길 59 로얄오피스텔 205호 | 등록번호: 광주 아00365 | 등록연월일: 2021년 3월24일 | 사업자 등록번호: 704-06-02077 | 발행인: 박효영 | 편집인&총무국장: 윤동욱 | 대표 번호: 070-8098-9673 | 대표 메일: pyeongbummedia@gmail.com | 공식 계좌: IBK 기업은행 189 139 353 01015(평범한미디어 박효영) Copyright @평범한미디어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