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㉜] 여친만 2명 “양다리가 나쁜 겁니까? 어! 나빠”

  • 등록 2023.06.07 05: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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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와! 요즘 이런 인간들이 왜 이리 많냐? 아니 무슨 세상이 쓰레기장이 되어가는 건지 아니면 원래 세상이 쓰레기장이었는데 내가 눈치 채지 못 하고 있었던 건지 요즘 들어 자꾸 여기저기서 “나 쓰레기요. 한심한 놈이오”라고 외치는 인간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와서 말야. 자기가 쓰레기인 거 알면 집구석에서 조용히 발 닦고 반성하고 있을 일이지 그게 뭐 대단한 자랑이라고 기어 나오는지 이해도 되지 않고 이해할 필요도 느끼지 못 하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무리 쓰레기라 해도 내게 상담을 요청한 이상 상담은 해줘야겠지. 마치 가톨릭 사제가 아무리 극악무도한 살인자라 해도 고해성사의 내용을 밖으로 유출하지 않는 것처럼 말야. 뭐 내가 가톨릭 사제는 아니지만.

 

제 여자친구는 2명입니다. 양다리 맞구요. 첫 번째 여자친구(A)는 만난지 1년이 조금 넘었네요. 제가 고백을 받았습니다. 제가 본인 이상형이라나 뭐라나 근데 그 친구가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1년 넘게 만났던 이유는 저에게 너무 헌신적이더라구요. 너무 미안할 정도로요. 연애 초반에는 그 친구가 맘에 안 들어서 저도 모르게 애정표현에 인색했던 적이 종종 있었죠. 그럼에도 저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A가 시간이 지날수록 싫지만은 않네요. 그래서 마음의 빚을 지지 않고 그래도 할 도리는 했다고 자기 위로할 겸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어도 좋은 곳 맛있는 거 많이 사주며 마음에도 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만나다보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더군요. 두 번째 여자친구(B)는 만난지 7개월 정도 됐네요. A와의 연애 초반부터 다른 여자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B는 어느정도 제 이상형에 가까운 친구랍니다. 성격도 괜찮구요. A와 B 둘 다 대학생이라 스케줄도 일정해서 만나기도 편하네요!! 만나보니 B도 정말 좋은 사람이더군요. A 한테서는 채울 수 없는 여러 요소들이 있어요. 저는 A, B 각자의 매력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A가 집밥 같이 푸근한 존재라면 B는 가끔 먹는 불량식품 같다고 표현하면 정확한 거 같네요. 사실 B를 만나기 이전부터 저는 다른 이성들과 만나며 수 차례 관계를 하고 A에게서는 받을 수 없는 욕구를 채웠는데 그중에 B가 얻어걸린 거죠. 뭐 그래서 저는 2명의 여자를 “똑같이” 좋아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둘이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하지? 걱정도 했었지만 그런 건 사실 귀찮은 일이기도 하고 굳이 의심할만한 여지를 준 거 아니면 먼저 찾아보지 않잖아요? 그리고 제가 술, 담배도 하지않고 유흥을 정말 싫어해서 클럽, 헌팅포차 같은 곳을 가지 않기 때문에 둘 다 제가 어떤 놈인지 아마도 모를 겁니다. 물론 꼬리가 길면 언젠가 잡히겠죠. 저는 단지 좋아하는 사람 그 대상이 2명일 뿐인데 이런 제가 그렇게 잘못하고 나쁜 걸까요? 딱히 조언을 바라고 쓴 글도 아니며 저를 더럽다고 욕하셔도 좋아요. 전부 자유니까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1월6일>

 

 

본론부터 말하자면 당신 쓰레기 맞아. 그리고 당신은 폴리아모리스트 따위는 절대 아냐. 당신 스스로는 두 여자를 똑같이 사랑한다면서 사람들이 당신을 폴리아모리스트로 봐주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폴리아모리스트는 말야. 내가 일전에 얘기한 내 애인 같은 사람을 말하는 거야. 연애 상대에게 자신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밝히고 상대가 동의하지 않으면 애초에 다른 사람과 연애관계를 시작하지도 않는 게 폴리아모리 관계라고. 물론 또 다른 사람과 연애관계를 시작할 때에도 기존 파트너가 있는데 나는 너도 똑같이 사랑한다고 밝히고 그 사람이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관계를 시작하지 않지. 왜냐? 관계라는 건 서로 간의 동의와 믿음, 약속인 거니까.

 

그런데 당신은 대체 뭐야? 원래 여친 A에게 동의를 구한 적도 없고, 두 번째 여친 B에게도 동의를 구한 적이 없잖아. 그냥 두 여자 모두에게 너만이 내 유일한 여친이라는 거짓말을 해가면서 몰래 양다리를 걸치고 바람을 피우고 있는 거잖아. 이런 건 당신이 말했다시피 양다리가 맞아. 그리고 바람인 거고. 애초에 두 연인 중 누구의 동의도 받지 않은 이런 관계가 바람이 아니면 대체 뭔데? 당신이 어떤 말로 포장한다 해도 당신은 그냥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알아?

 

물론 나도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은 아니야. 결혼하지 않은 사이의 바람이든 결혼한 사이의 바람이든 그 문제는 당사자끼리 해결할 문제이지 막 사회적으로 지탄 받을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쪽이거든. 아니 까놓고 말해서 그게 지들끼리의 문제지 내 문제야? 그 셋이 모여서 지들끼리 지지고 볶고 치고 받고 싸우면 되는 문제지 왜 남들이 나서서 욕을 해야 하냐고. 안 그래? 그런 의미에서 톡 까놓고 얘기하자면 당신이 A를 속이고 B랑 바람이 나든, 여자들 몇을 불러서 원나잇을 하든, 아니면 난교 파티를 하든 나는 전혀 신경 쓸 이유가 없어. 말했다시피 당신이 내 애인이야? 아니잖아. 그렇다고 A나 B가 나야? 그것도 아니잖아. 그런데 내가 왜 굳이 이런 일에, 이런 쓰레기의 쓰레기 인증에 왜 신경을 쓰냐면 말이야. 하 그러게 애초에 나 쓰레기요. 광고하고 다니지 말지 그랬어. 내가 또 직업정신 하나는 아주 투철해서 이런 걸 보면 그냥 못 넘어가거든. 그러니 당신이 쓰레기 인증만 안 했다면 나는 굳이 이런 일에 신경을 안 써도 되고. 당신은 나 같은 불친절한 인간에게 고민 상담을 빙자한 욕을 먹지 않아도 됐고 서로가 편했을텐데. 당신의 머리가 나빠서 이렇게 쓰레기인 게 자랑스럽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니 어쩌겠나. 이걸 그냥 넘어가면 내 직업적 자존심이 상하는데. 안 그래?

 

아무튼 정리하자면 당신은 폴리아모리스트가 아냐. 그냥 바람둥이고 쓰레기지. 그리고 당신 같이 바람둥이 주제에 폴리아모리를 들이대는 사람들 때문에 애먼 폴리아모리스트들이 욕먹는 거고. 그러니까 이런 거 올리면서 스스로 쓰레기라고 광고할 시간에 머리 좋아지게 등푸른 생선이나 견과류나 많이 먹고 당신이 지금 바람 피우고 있다는 거 두 여친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석고대죄나 해. 당신 때문에 상처 받을 두 여친에게는 무릎 꿇고 석고대죄 하는 걸로는 그 상처를 씻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사람 된 도리로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 자 오늘 내 고민 상담은 여기까지. 나는 애인 만나러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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