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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㊱] 내 남친 좀 욱하고 폭력적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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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당신을 위한 노래 하나 들려줄게. 혹시 이런 노래 알아?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허야아 북망산이 어드매요 어허야아” 이게 가사가 정확히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상여소리라고 죽은 사람을 상여에 싣고 장지로 갈 때 부르는 노래지. 남자는 태어나 한 번 가마를 타고, 여자는 태어나 두 번 가마를 탄다는 말처럼 여러 명이 가마처럼 생긴 상여를 매고 가면서 만장이라는 걸 들고 따라가는 행렬. 아마 한 번도 본 적 없을 거야. 축하해. 그 행렬의 주인공이 당신이 되게 생긴 거 말야.

 

지금 남자친구랑 300일 되어 가고 있는 여자입니다. 근데 남자친구가 욱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남친을 많이 안 좋게 보더라구요. 정말 벽이라고 할 정도로요. 그리고 다퉜을 때 톡 안 보면 기본 20통 이상 넘게 보내구요. 뭐 이해를 못 한다고 저한테 소통이 안된다 등등. 그런 소리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나중에 사과를 하더라구요. 이 연애 오래 갈 수 있을까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4월11일>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 그런데 사실이야. 당신 데이트 폭력 끝에 살해까지 당한 여자들이 평소에 자기 남친에 대해 뭐라고 하고 다녔는지 알아? “그 사람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야.”, “욱하는 데가 있어서 그렇지 평소에는 정말 사람 좋아.” 그래. 그 말처럼 평소에는 사람이 좋아. 데이트 폭력범들 평소에는 순둥이도 그런 순둥이가 없어. 그런데 문제는 그거잖아.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 해당하는 여자친구 앞에서는 무슨 김일성이라도 되는 것마냥 독재자로 돌변하고. 그러다가 자기 마음에 조금이라도 안 들면 처음에는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다가 나중에는 물건을 집어던지고. 거기서 더 나가면 때리기 시작하고. 끝내는 죽여버리지. 나보다 약한데, 내 건데, 나보다 약한 내 거. 내가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당연한 거 아니냐. 당연한 일을 하는데 뭔 상관이냐. 그런 심사로 이런 짓들을 너무 당연하게 저지른다고.

 

남자친구가 평소에 욱한다고 했지? 그것도 주위 사람들이 남친 보고 벽이라고 할 정도로. 그건 달리 말하자면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도 당신 남친은 “저 새끼 인간적으로 진짜 아닌데 왜 만나지”라고 싶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사람인거야. 생각해봐. 지금도 당신과 싸우면 당신이 말 안 듣는다고 카톡을 계속 보내고 모든 다툼의 원인을 당신 탓으로 돌리는데 이게 카톡으로만 끝날까? 직접 언성을 높이고 욕을 하다가 물건을 집어던지고 당신을 때리다 끝내는 죽이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는데? 아 물론 지금 당신은 우리 자기는 안 그래라고 하며 망상에 젖어서 행복해하시겠지. 왜냐. 그러고 나면 미안하다고 숙이고 들어오니까.

 

그런데 그 미안하다는 말이 진짜일까? 미안한줄 알면 애초에 미안할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될 텐데 굳이 미안할 일을 계속 만들면서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는 게 무슨 사과야? 그딴 건 사과가 아냐. 그냥 ‘미안하다’ 이 한 마디면 당신이 화 풀고 헤헤거릴 거 아니까 쉽게 보고 툭 던지는 거야. 뭐 다른 목적도 있겠지. 그렇게 미안하다는 말이 계속 되면 당하는 쪽에서 “그래. 우리 자기가 실수한 걸 거야. 우리 자기가 그럴 리가 없지”라고 하며 이 상황을 합리화하게 되어 있거든. 그래서 떠날 수 있을 때 떠나지 못 하다가 끝내는 죽고 마는 거고.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는 당신도 알텐데. 맞아. 그게 바로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이야.

 

한 마디로 말해 당신은 지금 남친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어. 모든 다툼과 폭력의 원인을 당신 탓으로 돌리고 자기가 당신에게 무슨 짓을 하든 당신이 바보처럼 당하고 있도록 아주 교묘하게 조종하고 있다고. 지금 이대로 계속 가잖아? 남친이 아무리 폭력적으로 대해도 아무런 말조차 하지 못 하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주위 사람들도 당신을 떠난 상태겠지. 왜냐 아무리 말을 해줘도 들어쳐먹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한테 말하는 것도 지치는 일이거든. 그런 주제에 징징대기는 오지게 징징대는데 그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 줄 알아? 그 짜증을 감당하지 못 해 주위 사람들이 떠나면 당신은 더욱더 남친에게 의존하며 동반 의존상태가 될 거고 말야. 그때가 되면 이미 늦어버리는 거지 뭐. 정말 그 꼴 나는 게 소원이야?

 

뭐 자기 팔자를 스스로 꼬는 여자를 못 막는다고 당신이 그렇게 되는 게 소원이라면 더는 말리지 않을게. 단 지금까지처럼 할 거면 이딴 글 올리지도 말고 주위 사람들에게 징징대지도 마. 모든 건 당신이 자초한 거니까. 알아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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