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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㉟] 바람난 여친한테 복수하다가 ‘역관광’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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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한연화] 가장 흔하디 흔한 사연이네.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하자면 당신 사연 너무 흔한 사연이라고. 아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거야. 상담을 해달라고 했더니 고민 상담한다는 사람이 당신 사연은 너무 흔해 빠진 사연이라고 지껄이고 앉아있으니 얼마나 황당하겠어. 그런데 사실이야. 결혼 안 한 처녀 총각이랑 법적으로 임자 있는 유부남녀가 바람나는 거? 너무 흔해서 이제는 식상할 지경이지. 그런 사연을 매번 접하는 나조차도 “아 또야?” 할 정도로 말이지. 뭐 애초에 일부일처제 결혼이라는 거 자체가 인간의 본성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지만 그건 논외로 치고 상담을 시작하도록 하지.

 

내 여친은 20대 중반이고 국내 삼성 계열 자동차 베터리 만드는 회사 연구소 다녀. 근데 생산 기술쪽(잘 모르는데) 책임급 유부남이랑 불륜 사이인 걸 알게 됐어. 유부남은 40대 후반이고 키 작고 그런가봐. 울산 헝가리 출장도 많은 듯? 여친 일하는 거 많이 도와주고 허드렛일 해주고 그래서 둘이 친한줄 알았는데 회사에서도 몰래 만나고 출장 가서도 같이 지내는 걸 알아버렸어(완전 섹파 수준임). 둘 다 회사 잘 다니고 나는 여친이랑 헤어짐. 그 유부남은 아무런 피해 없이 잘 지내는 거 같은데 화나.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4월12일>

 

 

자 그러니까 요점을 요약하자면 대기업에 다니던 여친이 유부남인 직장상사와 불륜관계가 됐고, 당신은 그걸 알고 나서 여친과 헤어져서 감정적으로 힘든데 여친과 그 직장상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 마냥 회사만 잘 다니고 있으니 너무 화도 나고 약도 올라서 복수를 해주고 싶다는 거 아냐. 무슨 소리인지는 잘 알겠는데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지. 당신 너무 유치한 거 아니야? 당신도 잘 알 거 아냐.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헤어진 마당에 둘의 관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게 웃긴 일이라는 것은 그 다 큰 성인이니 잘 알테고. 무엇보다 두 사람의 불륜 증거를 회사 인사 담당 부서나 직장상사의 배우자에게 보낸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 두 사람이 직장에서 징계를 받는다 해서 뭐가 달라져? 직장상사가 부인과 이혼하고 전여친은 그 부인에게 머리채 잡히고 쌍욕 먹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져? 두 사람이 내연관계가 된 사실도, 당신이 당신과의 연애 계약을 파기한 여친과 헤어진 사실도 달라지지 않아. 그저 복수랍시고 모든 증거들을 당신이 직접 보고 모으고 확인하느라 시간과 비용을 쓰게 될 뿐이지. 또 그러다 화가 더 나서 홧병으로 뒷목 잡고 쓰러질지도 모를 일이고.

 

무엇보다 여친이나 직장상사가 당신을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어찌하려고 그러지? 사실을 적시한다 해도 현행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될텐데 괜히 당신만 경찰서 불려다니느라 피곤해질 거 아냐. 나도 경찰서를 다녀온 적이 있어서 아는데 가서 조사받는 것 자체가 심리적 고문이야. 경찰 입장에서는 범인 하나 생길 때마다 실적 늘어나는 거니까 어떻게든 혐의 사실을 본인 입으로 인정하게 하려고 할 거거든. 그런 위험성을 피해서 상대의 외도를 토스해주는 건 뭐 쉬운 일인줄 알아? 아니지. 당신이 회사 인사 담당 부서나 그 직장상사의 배우자에게 사실을 적시한 증거를 보내서 명예를 훼손했다는 물증이 있으면 오히려 거짓말한다고 조서가 더 불리하게 작성되겠지. 솔직히 말해. 당신 그냥 전여친 인생 조지고 싶어서 안달 난 것 같은데 그러다 당신 인생이 꼬일 수가 있어.

 

당신 어른이야. 민형사상 행위 능력이 있는 성인이라고. 그러니 법적으로 엮이면 미성년자일 때와는 달리 골치가 아파져. 벌금을 내든 뭘 하든 당신이 다 감당해야 하니 밀이야. 그런데 그저 지금 화난다고 당신에게 손해만 됐으면 됐지. 아무런 득도 없는 행동을 하려고 해?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작태인지도 모르겠고 애초에 연애 계약이 파기되어 관계가 끝났으면 그걸로 끝이지. 굳이 이런 글까지 올려가며 복수하고 싶다고 떠들어대는지 나는 전혀 이해를 못 하겠어. 무엇보다 앞일을 전혀 생각 안 하고 이런다는 것 자체가 나는 이해를 못 하겠다고. 나는 언제까지나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사는 사람이라 지금 당신 사연에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라고. 알아? 나이를 그만큼 먹었으면 앞일을 걱정할 줄도 알아야지. 아휴.

 

됐다. 말을 말자. 내가 온갖 사람들 다 겪어보니 바보는 죽어도 바보고, 자기 인생 스스로 꼬이게 할 놈은 곧 죽어도 자기 무덤을 파고 앉아있더라. 당신 같은 바보한테 해줄 말은 더 이상 없으니 복수를 하든 말든 마음대로 해. 단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그건 잘 생각해서 결정하고. 알아 들어? 그럼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 나는 여행을 가기 전에 상담 1건을 더 해야 해서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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