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한연화] 내가 고민 상담을 시작한지 오늘로 몇 번째더라? 아마 이번이 열여섯 번째일 거야. 그래 그 열여섯 번의 상담 동안 참 다양한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접했지. 그중에는 세상에 이런 또라이가 다 있나 싶을 정도의 또라이도 있었고, 나보다 더 한심한 놈이 세상에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한심한 인간도 있었어. 그런데 이제 보니 당신 남친에 비하면 그 사람들은 아주 양반이었지 뭐야. 대체 이걸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당신 남친은 총체적 난국이야. 그걸 당신 스스로 잘 알고 헤어지려고 한다니 그 결정은 칭찬해주고 싶어. 내가 늘 얘기하는 건데 그 나이 처먹도록 같이 산 부모도 못 바꾼 새끼는 친구나 애인이 바꾼다는 게 거의 불가능해. 그건 그 친구나 애인이 예수나 부처라 해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그러니까 당신은 이제 당신 갈 길 가면 되는 거고, 앞으로 더 좋은 사람 만나면 되는 거야. 그전에 당신이 남친에게 “살면서 얼굴 한 번도 볼 일이 없을 사람들이 너에게 뭐라 하는 걸 보고 네가 얼마나 또라이인지 좀 느끼는 게 있어라”는 심정으로 사연을 올린 것 같아.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려고 해. 맞아. 당신 남친이 얼마나 또라이인지 얘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당신 남친에게 한 가지 재능이 있는 건 확실해. 그것도 ‘사람 빡치게 하는 능력’이라는 아주 놀라운 재능 말야. 고민 상담을 해준다더니 갑자기 무슨 헛소리인가 싶지? 그런데 사실이야. 당신 남친은 지금 자기와 일면식도 없는 나를 당신 이야기만 듣고도 빡치게 했어. 도대체 이게 재능이 아니면 뭘까. 와, 간만이네. 이렇게까지 재미있게 빡치게 하는 사연은. 혹시 연인 중에 장난 심한 사람 있나요? 장난인데 상처 받거나, 웃으면서 넘어가는데 남자친구 장난이 심해요. 저는 예뻐 보이고 싶은데 장난으로 못생겼다느니, 찐따부터 시작해서 막 말장난을 심하게 쳐요. 그러고 나서 제가 뾰로통하거나, 삐지면 아직도 자기는 몰랐다며 장난이라고 하는데 말장난 심하게 치는 연인 있는 분들은 어떻게 넘어가나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0년 5월20일> 각설하고, 장난이라는 건 말이야. 어디까지나 당하는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고, 웃어넘길 수 있는 걸 말하는 거야. 남친이 당신에게 못생겼다는 말을 했다고 했지? 그 못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래, 나 못생겼어.”, “너보다는 예쁘거든?” 식으로 받아치면서 웃어넘길 수 있다면
#평범한미디어는 외부에서 의미있는 ‘생각이 담긴 글’을 발견하면 글쓴이의 동의를 받고 게재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글은 치유공간 이웃 이명수 대표가 페이스북에 게재한 것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이명수 대표] 왜 딸내미들은 하나같이 세상 찌질이들만 사윗감으로 데려오는지 모르겠다는 아빠들의 농담 끝에 자식 결혼 반대하는 평범한(소위 재벌가나 권력자나 명망가 집안 아닌) 부모들의 속마음까지 이어졌다. 딸아이가 사귀는 남자의 장래가 안정적이지 못 해서(못 하다고 판단해서) 엄빠로서 결혼을 반대하는 중이라고 했다. 어떻게 키운 딸인데. 같이 있던 또래들의 공감이 이어졌고 나도 그 속마음을 이해 못 할 바 아니라 고개를 끄덕여줬지만 한 가지만 묻고 싶어졌다. 그렇다면 내 자식이 결혼을 반대당하는 입장이라면 수긍할 수 있나. 아주 아주 예를 들어. BTS 부모가 내 딸이 부족하다고 못 받아준다면 이해되려나. 김연아 부모가 내 아들이 격에 안 맞는다고 못 마땅해 한다면 이해하려나. 만수르가 내 딸을 가진 거 없는 집안이라고 이 결혼 반댈세! 한다면 어쩔 수 없으려나. 그런 경우 없을 거다. 이해가 된다고 하면 그것도 문제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떻게 부모씩이나 돼 가지고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정의당 경남도당에서 활동했던 유송희씨는 광고 및 홍보 전문가다. 대학에서도 관련 학과를 전공했으며 정당 활동을 했을 때도 홍보파트를 담당했다. 여전히 홍보 분야에서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송희씨를 만났다. 돈을 벌어야 하는 직업의 분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덕업일치’ 그걸 이뤄낸 것이 송희씨였다. 지난 10월11일 17시반 경남 창원 의창구 팔용동의 한 카페에서 송희씨를 만났다. 먼저 자연스럽게 최근 근황에 대해 물었다. 송희씨는 “현재 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에 재학 중이고 다양한 일들을 병행하고 있다”고 입을 뗐다. 송희씨는 지금은 폐업했지만 과거 ‘코튼체리’라고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했었다. 경남 청년 플랫폼 ‘경청 마이크’ 대표직도 맡은 바 있으며, 경남여성가족재단에서 청년 양성평등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학업과 사업. 딱 두 개만 하는 것 같지만 사실 송희씨는 정말 많은 일을 해내고 있었다. 관심 분야가 매우 넓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것 같았는데 가장 힘든 점이 뭘까? 송희씨는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돈 문제도 있다. 학생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되고 사업가로서의 역할, 시민사회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강한 승부욕으로 방망이를 바닥에 내리꽂았던 한화이글스 소속 프로야구 하주석 선수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하 선수는 이번 시즌 이글스의 주장으로서 소속팀이 꼴찌를 달리는 와중에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품고 방망이를 집어던지고 헬맷을 뿌려 코치를 다치게 한 적이 있다. 팬들로부터 큰 지탄을 받고 컴백한 하 선수는 관중석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는데 시즌 끝나고 또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이번에는 태도 불량이 아니라 무거운 위법행위다. 하 선수는 지난 19일 새벽 5시50분 즈음 대전 동구의 모처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됐다. 정황상 하 선수는 대전동부경찰서의 정기 음주 단속에 적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 선수의 혈중알콜농도는 0.078%로 가까스로 면허 취소를 면했다.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사실상 면허 취소에 준하는 농도이기 때문에 꽤 술에 취했다고 볼 수 있다. 0.078%라면 소주 한 병(소주잔 8잔) 기준에서 한 두잔 정도 덜 마시고 1~2시간 뒤에 운전대를 잡았다고 여겨지는데 변명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하 선수의 위법행위다. 이 소식은 20일 19시 이데일리의 단독 보도로 알려졌는데, 이글스 구단은 하 선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노승일씨와의 인터뷰 날짜 이틀 전 그의 음주운전 전력을 알게 됐습니다. 윤창호법 체제가 시작된 2019년 이후의 일이었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스러웠습니다. 평범한미디어는 음주운전 피해 유족들과 함께 관련 법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고 음주운전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보도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일단 만나보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기로 했는데 승일씨는 음주운전 적발 직후 스스로 “국민 여러분 깊은 사죄드립니다”라며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던 사실을 환기했고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습니다. 음주운전 대목은 인터뷰 기사 말미에 나옵니다. <편집자 주> 독고다이 인터뷰 기획 시리즈도 어느덧 1년이 됐고 지금까지 15명의 인생을 조명했다. 독자들에게 소개할 새해 첫 독고다이 인생의 주인공은 노승일씨다. 그렇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국정농단 내부고발자 그 사람이 맞다. 승일씨는 2016년 하반기 jtbc의 태블릿PC 보도 이후 촉발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당시 인생을 걸고 내부고발을 감행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최순실의 음성과 영상은 모두 그가 제공한 것이었다. 국정농단 그 이후의 삶이 궁금했다. 승일씨
#2022년 10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 55번째 사연입니다. 한연화씨는 알바노조 조합원이자 노동당 평당원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칼럼니스트] 와. 하하하. 나 이거 웃어도 되는 거 맞지? 아니 웃겨서 웃음이 나오는 게 아니라 이거 진짜 뭐랄까. 와 여러모로 대단하다 싶어서 웃음이 나온다고 해야 하나. 아니 잠깐만. 나 지금 잠시 사고 정지가 왔는데 말야. 이거 진짜.... 그동안 어떻게 참고 산 거야? 아니 그보다도 연애할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싸웠다며? 대체 어떻게 결혼할 생각을 한 건지 물어봐도 돼? 상식적으로 연애할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싸웠다면 당연히 결혼하면 매일이 뭐야 반나절이 멀다 하고 싸우겠지. 그런 생각을 안 해보고 결혼이란 걸 했다는 게 신기하다. 일단 내가 보기에 와이프랑 당신은 서로 안 맞아. 딱 봐도 당신은 마음 여리고 감정이 먼저 앞서는 사람인데 반해 와이프는 다른 사람이야. 상처를 받는 말든 자기 할 말만 하면 그만인 사람 같거든. 그러니 저녁 밥상에 반찬 5가지나 올렸다고 화낸 것처럼 지적하는 게 대화의 기본인 거고. 당신은 백번 잘 해도 한 번 못 하면 지적부터 하고 보는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놀랍다는 말부터 좀 하고 싶네. 여러모로 이렇게 놀라운 사람은 나도 처음이야. 그러니까 당신 남친 말야, 당신 남친. 나 처음 이 글을 봤을 때 내 눈을 의심했어.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건가를 넘어서서 내가 보고 있는 이게 사실인가. 아니, 지금 2022년에 이런 글이 올라올 수 있는 건가 싶어서 몇 번을 눈을 씻고 다시 봐야 했다고. 나도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살다살다 이런 미친놈은 생전 처음이고, 아마 앞으로 살면서 내가 이런 미친놈을 볼 일도 없을 것 같아. 본인은 대학생이고 남자친구는 직장인이야. 일곱살 차이가 나고 연애한지는 두 달 조금 안 됐어. 얼마 전에 남친이랑 관계를 했다. 나는 처음이었는데 남친이 되게 좋아했어. 내가 처음이라는 거에 조금 과하게 집착하는 게 이상하긴 했다. (처음인데 안 아팠어? 그런 말로 시작하더니 처음이라 어쩌고 저쩌고 식으로 얘기를 이어갔다. 지금 생각하니 하는 말마다 처음이란 말을 넣더라.) 관계와 관련해서 전부 다 배려해주고 챙겨주는 사람이었고 솔직히 여친이 자기랑 처음 하는 걸 싫어할 남자는 없으니까 이건 뭐 이해했어. 근데 어제 남친이랑 데이트를 했는데 집에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 46번째 사연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알려줄 게 있어. 그건 바로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거야. 흔히들 이야기하지. 영원한 우정, 영원한 사랑. 그런데 그런 게 진짜로 있다면 오히려 이상한 게 아닐까? 우정도, 사랑도 모두 인간의 일인데 인간이 하는 일에 영원이라는 게 있다면 이상하잖아. 내가 지금은 사랑하지 않지만 과거에 사랑했던 누군가가 늘 이 노래를 즐겨 불렀지. “인간의 50년은 하천의 세월에 비한다면 한낱 꿈과 다르지 아니하니. 한 번 삶을 받아 멸하지 않을 자 어디 있으랴.” 그래. 맞아. 기껏해야 100년도 못 사는 인간이 애초에 영원한 무언가를 할 수도 없지. 갑자기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그럼 각설하고 상담을 시작하지. 당신은 지금 친구들과 경제력 차이가 나는 게 고민이라고 올렸잖아. 그런데 나 솔직히 조금 놀랐다? 이런 건 보통 친구들보다 가난한 사람이 올리기 마련이거든. 돈이 없으면 당장 친구들 만날 때 N빵도 못 하니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피하게 되기 마련이고, 친구들이 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네, 이번에는 어디에 투자를 하면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당신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떤 심정인지는 이해가 간다는 말부터 하고 시작할게. 일전에 비슷하다면 비슷한 사연을 상담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제는 이런 사연에도 좀 적응이 되네. 내 적응력이 빠른 건지, 아니면 인간이 적응의 동물이라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어떤 사연을 맡았는지까지 굳이 당신에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으니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지. 아무튼 요즘 이런 사연 그러니까 애인이 알고 보니 유부남, 유부녀였다는 사실 때문에 상담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상담소건 변호사 사무실이건 넘쳐나는 모양이야. 아,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당신에게 위로는 되지 못 할테니 이쯤 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자고. 내가 재구성해본 당신의 상황은 대강 이래. 4개월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 짧다면 짧은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결혼까지 생각하게 될 만큼 깊은 사이였다. 그런데 영문도 모르고 이별 통보를 받았고, 이별 통보를 받고 보니 그간 여자친구의 행적이 의아해서 구글링을 하다가 여친이 애가 둘이나 딸린 유부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 이런 상황이니 여친에게 배신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겠지. 당신은 여친이 유부녀라는 걸 알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