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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충장로 ‘코인노래방’ 코로나 감염 11명 “노래방만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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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 25일 광주광역시에서 코인노래방 관련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광주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A코인노래방발 감염자는 총 11명이다.

 

 

대략 2주전(12일~13일) A노래방에 방문한 20대 청년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의 소재지는 경기 1명, 전북 1명, 전남 2명, 광주 3명 등이다. 이들과 마스크없이 대면을 하게 된 지인과 가족이 N차 감염됐는데 광주 3명과 전남 1명 등이다. A노래방발 집단 감염으로 11명이 코로나 확진자가 된 셈이다.

 

광주시는 A노래방을 폐쇄 조치한 뒤 긴급하게 소독 작업을 벌였다. 나아가 해당 시간대에 A노래방에 방문해서 출입 기록을 남긴 시민들에게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무엇보다 광주시는 관할 지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모든 노래방 1049곳(코인노래방 71곳) 업주들을 대상으로 방역수칙을 재차 안내하고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조만간 별도로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코인노래방이 지역 감염 중간 연결고리가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래방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업주들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서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주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사례가 전북에서도 있었다. 지난 23일 전북 익산, 완주, 전주 등에서 노래방발 감염자가 10명 가까이 속출했다. N차 감염이었다.

 

사실 그동안 노래방은 직감적으로 비말 전파의 첨병으로 여겨져 코로나 고위험시설로 분류돼왔다. 그래서 전국의 노래방 업주들은 코로나 방역 규제에 따른 영업 피해를 호소했었는데 장시간 머무는 PC방, 격한 운동으로 비말이 나오기 쉬운 헬스장 등의 업주들과 같이 어려움이 부각됐었다. 작년 11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카페 ‘매장 취식’ 금지 조치와 함께 노래방 자체가 영업 정지(집합 금지) 대상이 됐던 기간도 있었다. 그러다 올해 1월 중순부터 집합 금지가 해제되어 노래방 영업이 재개되고 있는데 애매한 요소들이 많다.

 

일단 노래방은 8제곱미터(2.42평)당 1명으로 이용 인원 제한 규제를 받고 있지만 사실상 업주들의 재량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코인노래방 룸은 평균적으로 8제곱미터 미만이다. 원칙적으로 코인노래방 이용객은 홀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 업주는 이용객이 나간 뒤에 소독과 환기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업장에 따라 2~3명이 하나의 룸에 입장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통상 한국에서 코인노래방은 소수의 인원이 노래를 부르는 문화와 함께 발전해왔지만 혼자 부르기 보다는 2명 이상이 함께 부르는 수요로 성장했고 그 수요를 허용하지 않으면 매출에 영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상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즉 노래방 룸 안에서도 마스크를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마스크를 착용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취식할 때보다 턱의 상악과 하악을 더 크게 벌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로나 시국 속 2~3명이 하나의 노래방 룸을 이용할 때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 외에 대기자들만 마스크를 쓰고 개인별 마이크 덮개를 소지하는 원칙이 문화적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1명만 확진자가 섞여 있으면 전부 감염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없이 노래를 다 부르고 나올 때 비말이 외부 통로를 통해 순식간에 빠져나와 감염자를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굉장히 밀폐되고 밀접하고 또 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침방울의 직접적인 확산을 통한 전염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노래를 부를 때는 안에서 마스크를 쓰기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분명 노래방의 위험성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고 대면하게 되는 식당의 사례를 고려하면 형평성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개별적 룸 형태가 아닌 한 공간에 여러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수다를 떨며 취식하도록 돼 있는 식당들이 전국적으로 무지 많다. 그럼에도 의식주 중 하나인 취식을 포장과 배달로만 제한할 수 없어 식당 출입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식당 이용의 빈도가 훨씬 높은 상황에서 노래방만 잡아봤자 전체 방역 체계상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코인노래방만 집단 감염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누가 확진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코로나의 특성상 마스크 벗고 대면하는 모든 경우의 수를 차단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감염의 위험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방역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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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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