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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연구소에 나가고 싶지만 “권고 휴직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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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11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의 길을 걸어왔고, 파란만장한 경험들을 쌓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생생한 삶의 기록을 기대해주세요. 아주 디테일한 인생 고백을 만나보세요.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지난번 산전수전에서 수없이 이야기해왔는데 나는 여전히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적신호가 켜졌다. 정말 종합병원 수준이다. 만성적인 문제들이 있지만 최근에는 3가지로 고생하고 있다.

 

 

올초 6개월간 일하고 관뒀던 웨딩업체에서 발목 부상(인대 부분 파열)을 당했고, 돌발성 난청으로 오른쪽 귀가 잘 안 들리고 있으며, 심장판막 장애도 심각해졌다. 현재는 일을 관두고 법학과 관광학(호텔관광경영학) 대학원 생활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버겁다. 매주 2~3회 이상 병원에 가는 신세가 되다 보니 세종대 관광혁신연구소 업무에 소홀해졌고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어느정도 급여를 약속 받고 연구소에 들어갔기 때문에 잦은 결석은 지도교수님의 지적을 듣기에 충분했다. 어떻게든 연구소 생활과 병원 치료를 병행해보려고 했는데 교수님께선 수시로 자리를 비우느 모습이 좋지 않다며 건강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연구소에 나오지 말라고 권고했다. 권고 사직 아닌 권고 휴직? 그렇게 표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정말로 내 건강 걱정을 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밥값 못 할 거면 이만 나가달라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졌다.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건강이 우선이다. 치료에 집중하자. 사실 마음 속엔 속상함과 아쉬움이 가득하다. 건강 문제라는 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서 분하고 억울하다. 어떻게 보면 감당하지도 못 할 대학원 이중학적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던 나 자신이 자초한 일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올초부터 내 건강 상태가 대학원 이중학적 생활을 버텨낼 정도로 온전하지 못 하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험을 감행했다.

 

기적은 없었다. 건강은 계속 악화일로였다. 돌이킬 수가 없다. 최대한 빨리 법학과 관광학의 박사학위를 취득해서 교수가 되고 싶었는데 결국 탈이 났다. 한탄만 하고 있을 순 없다. 당분간 연구소에 출퇴근할 수 없게 된 만큼 푹 쉬면서 건강 회복에만 힘을 쓰려고 한다. 물론 집에서 개인 연구를 하긴 하겠지만 무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건강한 상태로 조기에 연구소로 복귀하는 것이 목표다.

 

우연히 인스타그램 ‘성공티켓’ 계정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보게 됐다.

 

오바마는 55세의 나이에 은퇴했지만 트럼프는 70세의 나이에 대통령이 되었고. 일론 머스크는 28세의 나이에 백만장자가 되었지만 빌 게이츠는 31세의 나이에 억만장자가 되었다. 명심하라. 때론 주변 사람들이 당신보다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당신보다 뒤처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당신은 뒤처지지 않았고 앞서지도 않았다. 당신은 당신의 시간에 맞춰 걷고 있다.

 

지금 내 상황과 맞물려 큰 위로가 됐다. 안 그래도 두 전공 분야에 대한 학문적 깊이가 약해서 연구 실적을 못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괴감이 들었던 터라 큰 격려가 됐다. 그래! 나는 뒤처진 게 아니다. 현대 정주영 회장은 “해봤어?”라는 유명한 말 외에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나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좋다. 원래 인생은 시련과 위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나는 반드시 시련을 극복해서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두 전공 분야의 박사학위 학사모를 쓰고 말 것이다. 그 이후에도 게으르지 않고 다채로운 학술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다. 잠시 연구소에 나가지 못 한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 없다. 사실 좀 불안하지만 금방 복귀해서 다시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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