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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살 특강③] '중2병'이 아니다 "자살에 반항할 수 있는 힘" 기르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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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유나 기자] 대한민국 청소년 4명 중 1명이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시험에 대한 과도한 부담감, 정체성 고민, 어려운 가정환경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을텐데 우리 청소년들은 자살에 반항하지 못 하고 순응해버릴 수밖에 없다. 

 

정신과 전문의 안병은 원장(행복한우리동네의원)은 지난 4일 청년정의당 정신건강위원회 주최로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강연에 연사로 참여했다. 안 원장은 강연 주제를 <청소년 자해, 자살, 그리고 애도>로 잡았다.

 

안 원장은 "자살은 너무 순응적"이라고 표현했는데 "자살에 맞서 반항하고 속된 말로 개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소년의 정체성 고민은 아주 중요하고 필수적인 과정인데 이 시기를 제대로 거치게 되면 "자살에 반항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 안 원장의 지론이다.

 

 

하지만 안 원장은 몇몇 기성세대의 '낙인'이 청소년의 정체성 고민을 방해한다고 봤다. 누구나 흔히 들어봤을 법한 '중2병'.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의 깊은 정체성 고민과 그로 인한 반항 등 일련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중2병이라 부르며 너무나 쉽게 질병화를 해버린다. 기성세대가 정해놓은 기준 안에서 청소년들은 의례 일탈하는 시기가 있는 것일 뿐이라고 규정해버린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건강한 청소년의 정체성 고민과 그 중요한 시기를 중2병으로 치부하고 질병처럼 여기는 것에 대해 명백히 옳지 않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부모는 흔히 자기 자녀가 중2병 기간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되면 과하게 걱정을 하며 섣불리 교정하려고 하는데 안 원장은 "정체성을 찾는 시기를 기성세대들의 기준에 충돌한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치료를 권유하기보단 스스로가 끊임없이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충분한 시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청소년이라면 십중팔구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소위 '고3'이 되면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혹은 대입의 결과로 마음이 병들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과거 학력고사 시절에는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자신의 학벌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현재보다 현저히 대입 시험에 의한 자살률이 높았다. 그나마 안 원장은 현재의 대입 제도에 대해 수시, 정시 등 대입의 루트가 다원화되면서 과거보다 자살률이 줄었다는 점을 환기했다.

 

하지만 그건 과거에 비해 상대적인 것일 뿐이다.

 

지금도 입시위주교육 시스템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는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 본지 기자도 삼수 이상을 경험했고 그로 인해 정신과 상담을 1년 이상 받아본 적이 있다. 학교에서 최소한의 관리를 받는 고3 수험생들이 재수 혹은 삼수 이상을 한 수험생들보다 더 위험하다는 게 안 원장의 진단이다. 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심리적 문제는 성적 요인 외에도 생각지 못 한 부모의 부재, 또래 친구의 자살 등 현실로 받아들이기 힘든 여러 위기들로 인해 심화되곤 한다. 종종 부모들은 혹여나 자녀가 또래 친구의 안타까운 선택에 영향을 받을까봐 장례식에도 가지 못 하게 하고 빨리 망각하라는 "책임감 없는 소리"를 내뱉곤 한다.

 

 

안 원장은 이런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 사회는 시간이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해결해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은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못 한다"며 애도의 기술을 소개했다.

 

충분히 슬퍼하라. 함께 슬퍼하라. 솔직해져라. 기억하라. 또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 마라. 다름을 존중하라.

 

안 원장은 아이에게 특정한 애도 방법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즉 각자의 추모 방식이 있는 것이다. 꼭 제삿날을 지키고 납골당을 가야 하는가? 안 원장은 반드시 그래야 할 필요가 없다면서 애도의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만의 추모 방식을 존중해줘야 한다. 

 

몸을 움직이는 것만큼 우울감을 줄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 안 그래도 요즘에는 코로나로 인해 신체 활동이 그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체 활동의 축소는 마음의 불안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안 원장은 기본적으로 현행 교육과정에서 체육 수업을 더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안 원장은 구조적으로 청소년 치료 인프라에 많은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보험체계가 개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안 원장은 정치권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져 실제로 추진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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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나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박유나 기자입니다. 변화하는 사회 그대로를 정확한 기사로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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